- 출산 후 산욕기 지나야 성생활 … 가족계획 끝났다면 분만 직후 질성형으로 성기능 회복 고려
출산한 여성 중 가족계획이 끝났다면 분만 직후 여성성형을 받아 성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플로리스트 최모 씨(29)는 출산이 임박한 요즘 걱정거리가 늘었다. 평소 남편과 금슬이 좋지만 출산 후 아예 ‘가족’이 돼버렸다는 주변의 결혼 선배들의 이야기에 괜히 신경 쓰인다. 먼저 출산한 대학 선배는 ‘애기 낳은 뒤로 성관계는 생각도 하기 싫다’고 말했을 정도다. 자신도 남편과 연인으로서 감정이 사라지고 무미건조하게 변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임신 후 성관계를 자제해온 남편은 당장 출산하면 관계를 가질 수 있을거라 기대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지 걱정이다.
출산 후 성관계를 시작하는 시기는 특별히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다만 산모가 아이를 분만하는 과정에서 회음부에 손상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들 상처가 원상복귀가 되지 않은 출산 직후 성관계는 다소 무리가 따르게 된다.
신용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출산 후 6주까지는 ‘산욕기’라 하는데 이 시기에 자궁이 원상태로 돌아가고 찌꺼기(오로)가 배출된다”며 “대개 자궁과 질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질분비물이 잦아들며, 회음부 열상 및 통증이 사라지는 출산 후 4~6주 시기부터 성관계를 시작하는 게 권장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구나 이 시기에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성의 성기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연분만으로 출산한 경우 여성의 질은 급격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산후 급격히 호르몬 수치가 내려가면서 우울감에 빠지기 쉽고, 아기돌보기·모유수유 등으로 지쳐 성적 욕구가 들지 않을 수도 있다. 남편도 오랜 금욕으로 짜증이 난 상황이므로 서로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신 원장은 “여성은 수유 중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진다”며 “이는 감정 기복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질분비물이 원활하게 분비되지 않아 질벽을 얇고 건조하게 만들어 성관계 시 통증이 유발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한 경우 상처가 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의사와 상담한 뒤 성생활을 시작하는 게 가장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진료를 받지 못하면 오로가 멈춘 뒤부터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 필요한 경우 윤활제를 활용해야 상처나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시간을 길게 끌거나 무리하고 격한 성관계는 당분간 피해야 한다.
신용덕 원장은 “오로가 멈추기 전에 성관계를 가지면 자칫 질 속이나 회음부 피부가 갈라지거나 염증이 생길 우려가 있다”며 “이런 경우 1주일 이상의 금욕하고 약물치료를 시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유가 끝나거나 정상적인 호르몬 주기가 회복되면 회음부 상태가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여성의 성기능은 아기를 낳기 전과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다. 이런 부분에서 불만을 느끼는 여성은 질성형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흔히 ‘이쁜이수술’로 알려져 있으며 이뻐지는 수술이 아닌 ‘이쁨받기 위한 수술’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전문적인 부인과적 의학용어로는 후질벽성형술(posterior colporrhaphy)이라고 한다.
다소 민망한 이쁜이수술이란 말을 병원마다 다른 이름을 붙여 마케팅하지만 방법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결국 본질은 질벽을 타이트하게 조이는 질성형이다.
신용덕 원장은 “출산한 여성 중 가족계획이 끝났다면 분만한 직후 바로 여성성형을 받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분만 직후 수술받으면 산후조리 시기와 겸할 수 있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질성형수술은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인 만큼 남편에게도 알리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보통 상처가 완전히 아물기까지 1~2개월 성관계를 갖지 못하고 조리해야 하는데, 분만한 직후 수술하면 산후조리 시기와 겸할 수 있어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호산여성병원에서는 분만 직후 산부인과 전문의가 정교하게 디자인한 뒤 수술을 시행, 자연스럽게 분만 전 모습으로 회복하도록 돕고 있다. 봉합수술을 기본으로 필요에 따라 레이저 시술이나 임플란트보형물 삽입 등을 병행해 통증 없이 늘어지고 이완된 질근육 및 골반근육을 치료한다.
질성형은 수술 자체보다 ‘수술 후 성적 만족도’가 중요하다. 무리하게 질입구를 너무 좁혔다가 성관계 시 분비물이 나오지 않아 질건조증을 호소하거나, 성교통을 겪는 현상이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경우 이전과 마찬가지로 불감증이 개선되지 않아 성적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