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클로버·팜시클로버·발라시클로버 사용하지만 생체이용률에 차이
헤르페스 바이러스(생식기포진)는 성병의 원인으로 많이 알고 있지만 피곤할 때 입 주변에 나타나는 물집(구순포진)도 헤르페스의 일종이고 날이 추워질 때 면역력이 떨어져 급속하게 번지는 대상포진 역시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9~2013년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헤르페스 감염’으로 인한 진료인원이 2009년 57만명에서 2013년 75만명으로 연평균 7.15%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은 피부나 점막의 붉은 기저부 위에 작은 물질이 생기는 것으로 가려움과 찌르는 듯한 고통이 나타나는 급성 수포성 질환이다. 세계 성인의 약 60~95%에서 감염이 확인될 정도로 가장 흔하게 퍼져있는 바이러스 감염질환이다. 한번 감염이 일어나면 체내에서 바이러스를 완전 제거하는 게 불가능하며 바이러스는 평생 인체내 신경 세포 속에 잠복해 살아간다. 약물을 복용해도 바이러스가 근절이 되지 않는 이유는 신경세포 내부로는 약물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고열 등으로 체내 면역력이 저하되면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면서 신체의 점막 부위를 공격하는데 주로 입가, 눈가에 작은 물집이 생기게 된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은 단순포진 바이러스(HSV, herpes simplex virus) 1형과 2형 감염이 대표적으로 피부 점막이나 손상된 피부가 HSV에 노출될 때 감염된다. 1형 단순포진 감염증은 피부에 물집이 생긴다. 초기 감염에선 구내염, 인후두염이 나타나고 재발할 경우 입, 입술, 경·연구개 등에 단순 포진이 생긴다. 2형 단순포진 감염증은 성병의 일종으로 외부성기 부위에 물집이 생기고 발열, 근육통, 무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구강 성교가 성행위에 보편적으로 이뤄지면서 type 1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의한 성기 단순 포진의 발생이 점진적으로 증가해 15% 정도 발생한다.
항바이러스제는 투여경로에 따라서 국소도포제, 경구용약, 정맥내주사제로 나뉘지만 국소연고제의 경우 다른 경로에 비해 효능이 좋지 않아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에 단독 사용하지 않는다.
아시클로버는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인 DNA 생성에 필수적인 효소인 바이러스 DNA중합효소를 차단, DNA 복제를 저해해 바이러스 증식을 차단하는 약물이다.
아시클로버는 현재 정맥주사제, 경구제, 국소치료용 연고가 있다. 헤르페스 환자 치료에 가장 오랫동안 사용돼 안전성이 확립됐다. 단순 헤르페스 감염은 임상증상이 아주 심하지 않기 때문에 경구용 아시클로버 단기간 복용만으로 효과적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피부 병변이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피부 증상이 발생하기 전 동반되는 전구증상인 발열·무력감·구역·구토 등이 아주 심해 입원할 정도면 경구제보다 주사제 투여가 적절하다.
경구용 아시클로버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개발된 항바이러스제인 팜시클로버(famciclovir)나 발라시클로버(valacyclovir)에 비해 생체이용률이 10~20%로 매우 낮고, 혈장 내 반감기가 3시간으로 매우 짧기 때문에 하루에 4알씩 5회 정도 투여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아시클로버는 대사되지 않은 상태로 사구체 여과 및 세뇨관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고용량 정맥 주사를 빠르게 놓으면 신장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팜시클로버는 펜시클로버(penciclovir)의 전구약물로 경구 투여시에 위장관계로 신속히 흡수돼 활성 대사체인 펜시클로버로 변환돼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낸다. 팜시클로버는 체내에서 펜시클로버로 대사된 뒤 DNA 중합효소의 작용을 억제하고 DNA 사슬 연결을 방해한다. 이 약의 혈중 반감기는 2시간 정도이고, 60~70%의 약제는 대사되지 않은 채 신장으로 배설되므로 신장 기능 저하 환자는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발라시클로버는 아시클로버의 전구약물로 체내에서 아시클로버로 전환된다. 아시클로버에 비해 위장관을 통한 흡수가 더 잘돼 생체이용률이 아시클로버의 5배 정도인 75~77%에 이르기 때문에 1일 2회 투여로 치료효과를 나타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