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이모 씨(23)는 “허벅지, 엉덩이, 무릎 등 하체를 전반적으로 지방흡입한 뒤 수술 후 기절해서 병원에서 1박2일을 보낸 경험이 있다”며 “당시 구급차에 실려가 2팩을 수혈받아서 정신차렸다”는 아찔한 경험을 털어놨다. 당시 빈혈 수치(헤모글로빈 수치, 또는 혈색소 수치, 단위 g/㎗)가 9쯤 됐다. 그는 “이후 복부지방흡입을 받으려고 피검사를 받았는데 수치가 7이 나와 저번처럼 쓰러질까 무서워서 수술을 취소하고 날짜를 미뤘다”며 “평소 철분제를 조금씩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성형수술 전에는 철분제를 복용하면 좋다. 혈색소 수치가 남성은 13 이하, 여성은 12 이하일 때 빈혈로 간주된다. 수술 전 조금이라도 빈혈기가 있는 사람은 철분제를 챙겨먹는 게 추천된다. 지방흡입 특성상 출혈이 심해 수술 후 어지러울 수 있다. 특히 저혈압이나 빈혈이 있는 경우 계속 섭취해줘야 한다.
무리하게 지방흡입술을 받으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지방흡입술은 비만치료술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몸매를 좋게 하는 체형교정술이다. 무리하게 지방흡입을 하면 출혈이 많이 돼 빈혈증상이 올 수 있고, 마취시간도 오래 지속되므로 간이나 신장도 망가지게 될 것이며, 체액도 지방조직과 함께 빠져나가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유방 관련 수술, 양악수술 등 안면윤곽수술도 피를 많이 흘려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2007년 걸그룹 베이비복스 리브의 전 멤버 한애리도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양악수술을 받은 뒤 빈혈 증세를 보여 수혈받았다. 당시 갑자기 코에서 피가 흐르는 등 출혈 증세까지 나타나 종합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실제로 성형수술에 앞서 중요한 게 혈색소 수치다. 예전보다 수술시간과 출혈량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수술시 400㏄ 미만의 출혈은 감수해야 한다. 체중이 많이 나가도 혈액수치가 낮다면 수술에 어려움이 있다.
혈색소 수치가 여성의 경우 12 이상이 정상일 때 8 이하면 빈혈이 심해 출혈을 견디지 못할 수 있다. 이를 대비해 수혈을 준비해야 한다. 혈색소 수치가 조금 낮은 정도면 수혈 보조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한 명의 환자에서 제거할 수 있는 지방양은 헤모글로빈 수치에 따라 달라진다. 12~15 정도가 정상인데 10 이하면 무조건 빈혈로 봐야 한다.
지방흡입으로 1ℓ의 지방을 뽑아내면 헤모글로빈 수치가 0.5 감소한다. 10ℓ를 뽑아내면 헤모글로빈 수치가 5 정도 감소하게 된다. 흡입할 지방의 양이 많아질수록 인체에 가해지는 부담도 커진다.
생리 기간 전후에 수술을 하는 것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술이나 경과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생리기간에 수술하면 보통 때보다 조금 더 붓고, 피가 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철분을 비타민C와 함께 섭취하면 흡수율이 높아진다. 철분이 더 필요한 임산부나 평소 빈혈기가 있는 마른 여성은 멸치나 김 등 철분이 많은 음식과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를 함께 섭취하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종합비타민제와 철분제를 함께 섭취하는 것은 도리어 나쁠 수도 있다. 종합비타민제에 함유된 마그네슘이나 칼슘 같은 성분은 오히려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철 결핍 등 빈혈은 혈액 중 적혈구의 수, 혈색소의 농도 및 혈구가 정상보다 감소해 혈액이 묽어진 상태를 말한다. 적혈구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을 함유한다. 헤모글로빈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철분과 단백질, 여러 비타민이 필요하며 이 중에서 어느 한 가지만 부족해도 빈혈이 생길 수 있다.
어지러움 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혈액이 부족하면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면서 가슴두근거림이 나타나거나, 운동하거나 언덕을 올라갈 때 평소보다 더 숨이 차다고 느낄 수 있다. 빈혈로 인해 심장에 부담이 가해지면 하지부종과 피곤감, 무기력, 이명 등의 증상이 유발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