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촌에 거주하는 이모 할머니(73)는 얼마전 화장실에서 발을 헛디뎌 엉덩방아를 찧은 뒤부터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진통제를 먹고 금방 괜찮아지는 것 같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다 앉거나 서있으면 통증이 심해졌다가 누우면 완화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결국 통증 탓에 누워서 자세를 바꾸기조차 어려워지자 병원을 찾았고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척추압박골절은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밀도가 떨어진 척추뼈가 심한 외부충격을 받아 정상보다 납작하게 변형되는 골절질환이다. 골다공증 환자는 엉덩방아를 찧는 것과 같은 경미한 사고에도 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결과 2014년 기준 50세 이상 골다공증 골절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고, 특히 70세 이상 환자가 3만8229명으로 66.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원인이 골다공증이다보니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훨씬 더 많다. 2014년 기준 남성은 5401명, 여성은 5만7186명으로 10배 이상 많다. 폐경기 여성은 에스트로겐이 급감하고 이로 인해 뼈의 골흡수가 증가하면서 혈중 칼슘농도가 높아진다. 이런 경우 부갑상선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서 장내 칼슘 흡수도 낮아져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척추압박골절이 생기면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꿀 때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척추뼈가 서서히 부서지는 경우 별다른 통증이 없지면 갑자기 부러지면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증상이 경미하면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대개는 골절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며 병변 아래나 위쪽 등 다른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압박골절을 장기간 방치하면 척추가 앞으로 굽는 변형이 생길 수 있다.
치료법은 척추뼈의 손상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척추뼈에 살짝 금이 간 정도라면 안정을 취하고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받는 것만으로 증상이 호전된다. 2주간 안정을 취해도 증상이 지속되면 납작해진 척추뼈에 골시멘트를 넣어 복구하는 ‘척추체 풍선성형술’을 시행한다.
폐경 후 여성의 경우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하루 1500㎎의 칼슘과 800IU의 비타민D가 필요하다. 65세 이상 남성은 하루 100㎎의 칼슘을 섭취해야 한다. 지속적인 칼슘 섭취와 햇볕을 통한 비타민D 생성이 어렵다면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직접 해당 영양소를 섭취한다.
이동근 수원 윌스기념병원 원장은 “한 번 골절이 발생한 환자는 시술 부위 이외 다른 척추뼈도 골절될 위험이 높으므로 골다공증 치료가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골다공증 약 섭취, 균형잡힌 식사, 꾸준한 운동 및 야외활동 등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1년에 한번씩 골다공증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