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사회가 되고 있다. 최근 영국 투자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가 ‘한국은 전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른 국가’라는 사실을 발표한 바 있으며, 2050년 국내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38.2%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와 평균수명 증가에 따라 한국인에게 치매는 노후에 가장 염려되는 질병 1위로 자리잡았다.
김기웅·한지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도시 및 농촌 4개 지역의 65세 이상 노인 460명을 평균 3.5년간 추적조사한 결과 노인인구 1000명당 7.9명의 새로운 치매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인구가 600만명임을 감안하면 12분마다 1명씩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또 연구팀이 2012년 수행한 전국치매역학조사 결과와 연결해 분석하면 60분마다 1명의 치매 환자가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74세 이하 초기 노년기에는 매년 노인 인구 1000명당 3.5명에서 치매가 발생했다. 반면 75세 이상 후기 노년기에는 매년 14.7명의 치매 환자가 생겼다. 치매 고위험군으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정상 노인에 비해 치매 위험이 5.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웅 교수는 “현재까지 치매 유병률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몇 년간의 추적 연구조사로 치매 발생 및 사망까지 파악한 연구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지원 교수는 “선행연구 결과 조기검진 및 치료로 치매 발병을 2년 정도 지연시키면 40년 후 치매 발병률이 기존의 80% 수준으로 감소하고 치매 환자의 평균 중증도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치매 조기진단을 위해 집중적인 추적 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치매와 노인인지장애(Dementia and Geriatric Cognitive Disorder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