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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 트렌드, 마네킹 얼굴 벗어나 ‘개성찾기’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9-10 18:24:43
  • 수정 2021-06-14 18: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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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도한 부위별 성형보다 분위기 미인으로 … 성형수술 과도기 지나며 트렌드 변화

자신의 성형수술 사실을 거리낌 없이 밝힌 중국의 리 언시, 웨이보 출처

최근 성형수술 트렌드는 더 이상 ‘빡센’ 인상이 아니다. 자신의 개성을 중시하게 되면서 남들과 비슷해져가는 획일적 인상에 회의감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서다. 대개 ‘성형 워너비’로 획일적 인상을 갖춘 사람으로 성형하다보니 마네킹 같은 복제미녀들이 쏟아지고 있다. 

전형적인 성형미인으로는 흔히 큰 눈, 빵빵한 애교살, 각 없이 뾰족한 턱선, 높은 콧대에 살짝 들린 콧방울, 볼록한 이마를 풀옵션으로 갖춘 모습을 떠올린다. 제각각 비슷한 메이크업과 패션을 유지한다.

회계사 송모 씨(29·여)는 성형쇼핑으로 20대 절반을 보냈다. 그는 “모두 전형적인 미인을 추앙했고, 나 역시 이같은 이미지를 원해 한 부위, 두 부위 성형수술을 받다보니 말 그대로 흔한 얼굴이 됐다”며 “공장에서 생산된 마론인형으로 변한 듯한 모습에 가끔은 지금보다 예쁘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매력이 있었던 예전 얼굴이 그리울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렇다보니 최근에는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시술에 집중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눈, 코, 윤곽을 크게 갈아 엎는 부위별 성형도 트렌드가 바뀌는 추세다. 쌍꺼풀수술의 경우 지난 3년간 크고 시원한 아웃라인이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현재에는 쌍꺼풀을 만들지 않고 쌍꺼풀이 없는 자신의 눈은 살리되 크기만 키우는 눈매교정수술이나 트임수술을 선호한다.

코성형도 마찬가지이다. ‘반버선코’에 집착하는 시기는 지났다. 곡선을 그리는 콧대에 콧망울은 조그맣게 좁히는 스타일도 점점 ‘과거의 유행’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콧망울이 예쁜 사람은 콧대만 손을 보거나, 반대의 경우 코 앞머리를 교정하는 수준이다.

‘콧대’ 자체의 높이에만 신경쓰던 이전에 비해 최근에는 코끝성형, 연골묶기, 콧볼축소 등이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수술은 전체적으로 교정되는 부위는 작지만 단순히 콧대를 높이는 것보다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용이하다. 하지만 기존 수술의 경우 코끝에 보형물을 넣는 것은 여전히 인위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콧볼도 지나치게 좁히면 빨래집게를 꽂은 것 같은 코 모양이 형성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분위기 미인’을 만드는 게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분위기다. 지나치게 화려한 것보다 수수하면서도 우아하고 청순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가령 눈이나 코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보다 이마라인, 코, 뺨, 턱끝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다듬는 게 대세다. 아무리 이목구비가 예뻐도 얼굴라인이 볼품없으면 예쁜 눈, 코가 묻히기 십상이다.

요즘엔 뼈를 다듬는 수술의 위험성이 재조명되면서 전반적인 뼈수술을 하는 것보다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이 늘고 있다. 얼굴선은 각종 리프팅 시술을, 이마와 턱끝에는 보형물이나 필러·지방조직을 삽입해 세련된 라인을 만든다.

하지만 과거보다 지방이식을 받는 사람은 줄고 있다. 2010년부터 약 4년간 지방이식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유의 이물감이 느껴지는 모양새 때문이다. 흔히 지방이식은 ‘자신의 조직을 사용해서 자연스럽다’고 홍보됐지만 실제로는 생착되기 전까지 모습이 부담스럽고, 정작 생착돼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이 짧아 고생한 것에 비해 기쁜 날은 짧아 최근에는 시들해졌다.

반면 필러는 단순히 코를 높여주던 주사시술을 넘어 다양한 부위에 활용되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방이식수술과 필러는 주로 볼륨을 채우기 위한 시술로 쓰인다. 이마, 뺨, 앞볼, 콧대, 입술 등 얼굴의 전반적인 부위에 활용된다.

필러가 지방이식보다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몰딩’할 수 있어서다. 지방이식은 시술 과정이 끝나면 생착되는 지방에 따라 처음과 예상했던 모습과 다른 디자인으로 나올 우려가 있다. 모양새를 만든다기보다 단순히 부피를 크게 키우는 쪽에 가깝다.

반면 필러는 시술 후 의사가 손으로 주입된 필러를 디자인하듯 몰딩하는 게 가능하다. 또 시술 직후의 모습과 어느 정도 안정됐을 때의 모습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부기가 심한 지방이식에 비해 오히려 자연스러운 결과를 내는 것은 필러다.

지방생착이 제대로 되지 않을까봐 우려해 과도하게 주입하거나 리터치를 여러번 받다가 얼굴에 지방이 지나치게 쌓여 오히려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케이스도 적잖다.

전문가 중에는 인위적 성형에서 자연적 성형을 추구하는 분위기를 ‘성형 과도기’가 지나면서 자신의 개성을 찾으려는 사람이 늘어난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하는 이가 많다. 과거 ‘정석 미인’의 틀에 맞추려는 트렌드에서 벗어나 자신의 개성을 살리면서 얼굴을 보완하려는 트렌드가 형성되려는 길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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