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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에 걸친 코카콜라와 펩시의 경쟁 … 제조법은 아직도 비밀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9-03 14:34:45
  • 수정 2016-02-12 1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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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작은 소화제, 2차세계대전 후 전세계로 퍼져 … 물·설탕·이산화탄소 대부분, 원액은 1% 미만

코카콜라는 콜라 원액에 일정 비율의 물·설탕·이산화탄소 등을 넣어 만들며, 국내에서 유통되는 코카콜라의 원액은 미국 코카콜라 본사의 국내 유한회사인 한국코카콜라가 직접 제조한다.

흔히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콜라를 꼽는다. 미국에서 탄생해 자유무역의 확산과 더불어 세계로 뻗어나갔다는 점에서 단순한 식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세계 콜라시장은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장악하고 있다. 두 회사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라디오, TV, 인터넷 등 매체를 넘나들며 살벌한 광고 경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스포츠마케팅, 비교광고, 감성마케팅 등 새로운 광고기법을 선구적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콜라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존 펨버튼(John Pemberton) 박사에 의해 처음 제조됐다. 당시 약제사였던 펨버튼 박사가 코카콜라 시럽을 생산해 제이컵약국에서 5센트짜리 소다수 음료수로 판매한 게 콜라의 시작이다. 코카콜라가 성공하자 코카콜라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비법을 담은 콜라를 내놓았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그나마 성공한 콜라 회사들도 자국 내 소비에만 그쳤다. 유일하게 코카콜라를 따라잡는 데 성공한 회사는 펩시콜라였다.

코카콜라는 1915년 미국 인디애나주 한 유리공장에 의뢰해 병 허리부분이 움푹 들어간 콜라병을 개발했다. 제품명이 아닌 실루엣만으로도 다른 회사와 구별되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비위생적인 밀봉 기술로 인해 유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병뚜껑이 발명되고 상품의 질이 개선되자 수요도 늘었다.

코카콜라가 급속도로 성장하게 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의 영향이 크다. 코카콜라는 미군 군수물자로 채택돼 전세계에 폭발적으로 보급됐다. 당시 상당수 작전 지역에선 정제된 물이 부족해 미군은 식수 대용품으로 콜라를 자주 마셨다.

펩시콜라는 코카콜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달고 탄산이 적다. 맛은 오히려 코카콜라보다 낫다는 사람들도 많다. 펩시콜라 성장은 마케팅 전문가 존 스컬리(John Scully)의 역할이 컸다. 그는 1975년 실시한 블라인드 테스트인 ‘펩시 챌린지’를 통해 펩시콜라와 코카콜라의 맛을 사람들에게 비교토록 유도했다. 결과는 펩시의 승리였다. 이를 통해 펩시콜라가 코카콜라보다 맛이 좋다는 이미지를 전세계에 심을 수 있었다. 펩시콜라는 2005년 12월 12일부로 시가총액이 코카콜라를 넘어섰다. 매출액과 이익도 2009년부터 우위를 점했다.

콜라는 초창기 약으로 유통됐다. 코카콜라는 애틀랜타 지역신문에 ‘향긋하고 시원해 마음을 유쾌하게 하며 기운이 넘치게 합니다! 이 탄산음료에는 신비한 코카잎과 유명한 콜라 열매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담은 광고를 게재했다. 당시 이 지역에선 금주법이 통과된 직후였기 때문에 강장제나 흥분제로도 쓰이는 코카잎 성분을 담은 코카콜라는 술의 대체재로 인식되기도 했다.

펩시콜라의 창시자인 칼랩 브래드햅(Caleb Bradham)도 콜라 열매, 바닐라 등을 원료로 소화불량 치료약의 일종으로 ‘브래드 음료’를 만들어 팔았다. 이후 탄산 등 첨가물을 넣고 소화효소의 일종인 ‘펩신’에서 제품명 아이디어를 착안해 펩시콜라라는 이름을 지었다.

코카콜라 원액 제조법은 120년 넘게 비밀 속에 묻혀있다. 팸버튼이 처음 코카콜라를 만들어낸 뒤부터 지켜온 영업비밀이다. 매년 제조법을 발견했다는 사람이 나타나지만 회사 측은 ‘가짜’로 치부한다. 본사 측 일부 핵심 임원만 모든 제조공정을 숙지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을 뿐 일반인에게는 철저하게 숨기고 있다. 국내 코카콜라의 제조와 유통을 맡고 있는 코카콜라음료와 최대주주인 LG생활건강도 함구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콜라 원액에 일정 비율의 물, 설탕, 이산화탄소 등을 넣어 만든다. 국내에 유통되는 콜라 원액은 미국 코카콜라 본사가 운영하는 유한회사인 한국코카콜라가 직접 만든다. 이를 코카콜라음료가 사오고, LG생활건강이 음료로 제조한다.

콜라 원액 가격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코카콜라음료와 LG생활건강이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2013년 국내에서 코카콜라 원액은 1SU(standard unit) 당 37만3309원에 거래됐다. SU는 코카콜라 내부에서만 사용하는 원액을 측정하는 단위로 1SU는 1902ℓ 완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액의 양을 뜻한다. 즉 지난해 콜라 1902ℓ를 만들 때 37만3309원어치 원액이 들어갔다는 얘기다. 코카콜라 캔(250㎖)에는 원액 49원어치가 투입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코카콜라에 들어가는 원액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지난해 코카콜라음료가 구입한 원액의 규모는 약 1702억원에 이른다. 전년 1690억원과 비교해 12억원 가량 늘었다. 원액의 구입단가는 순매출액과 연동돼 결정된다. 원액 구매계약은 5년마다 한 번씩 이뤄진다. 코카콜라음료와 한국코카콜라는 2007년에 이어 2012년에 다시 계약을 맺었다. 갑(甲)은 원액을 만드는 한국코카콜라다.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코카콜라의 성분은 정제수, 액상과당, 백설탕, 탄산가스, 카라멜색소, 인산, 천연착향료, 카페인(향미증진제) 등이 전부다. 콜라 원액에 코카잎과 콜라열매가 포함돼 있다는 소문이 돌지만 회사 측에서는 공식적으로 이들 원료가 함유돼 있다고 밝힌 적이 없다. 2011년 코카콜라 본사는 미국 선트러스트 은행에 보관돼 있던 코카콜라 제조법 문서를 미국 애틀랜타 코카콜라박물관 비밀 금고로 이전했다고 밝혔다. 이 문서는 이사회 동의를 얻어야 공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금고 속에 ‘별것 없다’는 주장도 제기돼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비법이 있지 않는가 수군거려도 코카콜라가 오랜 세월 대응하지 않는 게 연예인들이 사용하는 신비주의 전략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제조법의 상당 부분은 이미 공개됐으며 결국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는 마케팅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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