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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루 피부 만들어준다는 ‘화이트태닝’, 정말 하얘질까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9-02 21:16:04
  • 수정 2020-09-14 12: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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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33㎚파장 광선, 균일한 피부톤 만들고 탄력 업 … 미백보다 브라이트닝 효과
이제는 백옥피부를 넘어 비칠 것처럼 투명한 ‘시스루 피부’가 대세다. 아무리 구릿빛 태닝이 섹시하다고 해도 한국에서는 ‘하얀 피부의 청순미녀’가 아이코닉한 미인의 기본으로 여겨진다.

최근에는 아주 까무잡잡한 정도가 아니라면 이런저런 방법으로 하얗게 만들 수 있다는 분위기다. 흰 피부 하면 연관검색어처럼 화두에 오르는 게 가수 아이유다. 화이트닝 제품에 ‘아이유’라는 키워드만 붙이면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이전에는 약간 노란빛이 도는 피부였던 아이유가 어느 순간 비칠 듯이 투명한 피부로 나타나면서 화이트닝의 아이콘이 됐다. 사람들은 ‘노력’으로 예뻐진 아이유의 미백 비결을 궁금해한다. 아이유 마케팅으로 백옥주사가 인기를 끌었고, 즉시 미백크림이 불티나게 팔리는 추세다.

최근에는 미백 관리를 위해 ‘태닝숍’을 찾는 사람이 적잖다. 콜라겐을 활용해 피부재생을 촉진시켜주는 일종의 안티에이징 요법, ‘화이트태닝’이 인기를 얻고 있어서다.

화이트태닝은 3~4년 전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화이트태닝은 상품명이고, 국제적인 명칭은 ‘적색광치료’(red light therapy)이다. 에스테틱 등에서 얼굴 화이트닝에 집중했다면 화이트태닝은 옷을 모두 탈의하고 진행되는 만큼 ‘전신 미백효과’를 기대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탈의 후 보호안경을 착용한 뒤 기계 안에 들어가 전신에 핑크램프를 10~15분간 쬐고 나오면 끝이다. 기존 기계태닝과 마찬가지의 방식이며 UV자외선으로 피부를 태우는 게 아니라, 그 반대인 적외선 파장의 빛으로 피부를 재생시킨다. 화이트 태닝 기구가 발사하는 빛은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이다. 대개 633㎚의 핑크색 광선의 콜라제닉 핑크램프 머신을 이용한다.

적외선 광선이 피부 속 섬유아세포층을 자극해 콜라겐을 생성, 탄력 넘치고 윤기나는 피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소개한다. 레이디가가나 비욘세는 기계를 집에 비치해두고 쓸 정도다.

화이트태닝은 의학적으로도 효과가 입증된 것일까. 송원근 차앤박피부과 원장은 “화이트태닝 기계가 내뿜는 파장대는 여러 논문을 통해 상처 치유와 피부 재생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입증된 대표적인 파장”이라며 “단독 사용으로 아주 확연하게 달라진 화이트닝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633㎚ 광선으로 치료받은 사람이 피부톤이 밝아졌다고 느끼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적외선이 피부재생을 돕는다는 연구 결과는 존재한다. 2008년 대한피부과학회지에 실린 논문 ‘고주파와 근적외선 병합요법을 이용한 피부 이완과 얼굴 주름의 치료’에는 고주파와 근적외선이 혼합된 의료기기를 이용해 피부 변화를 살펴본 결과 가열된 진피층 속 콜라겐 섬유의 방향이 불규칙하게 변하고, 이들 섬유 사이에 생긴 공간을 새로운 콜라겐이 메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기를 사용한 환자들의 피부결이 호전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화이트닝 제품을 1회 썼다고 당장 얼굴이 하얘지지 않는 것처럼 화이트태닝을 한번 했다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태닝숍에서는 기계를 3회 이상 사용해야 콜라겐 형성이 촉진되고 피부톤이 정리된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매일 받아도 무방하며, 적어도 이틀에 한번씩 한 달에 15회 기준 3개월 정도 받아야 가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짧은 시간에 전신 피부를 관리할 수 있다보니 연예인들도 즐겨찾는다.

가수 현아는 과거 섹시한 이미지를 위해 태닝에 도전한 뒤 활동한 바 있다. 하지만 태닝 콘셉트를 내세운 뒤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원래 흰 피부로 돌아가 비결을 궁금해하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이때 현아는 ‘화이트태닝’을 열심히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압구정 모 태닝숍 매니저는 “피부가 타고나길 까만 사람은 하얘지는 데 한계가 있지만 원래 하얀 사람은 얼룩이 빨리 빠지고 금세 자신의 피부톤으로 되돌아간다”고 말했다.

방송인 클라라도 1주일에 3~4회 꾸준히 받을 정도로 화이트태닝 마니아다. 태닝숍 관계자는 “클라라는 처음엔 지금처럼 투명하고 예쁜 피부는 아니었다”며 “꾸준히 관리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화이트태닝을 매일해도 정말 괜찮을까. 송원근 원장은 “시중에 나와 있는 화이트태닝 기계는 저출력으로 고안됐기 때문에 피부자극을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어 보습에 신경써야 한다”며 “광치료는 눈에 자극이 될 수 있어 치료 전 안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눈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거나 광과민성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안구건조증 또는 백내장이 극심하거나 광과민성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의사와 상담하고 이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태닝 시 보호안경을 꼭 착용하고, 눈을 감아야 한다.

화이트태닝은 누렇고 까만 피부를 하얗게 만드는 마법이 아니라 얼룩덜룩한 피부톤을 정리하고 한두톤을 밝게 만드는 브라이트닝 시술에 가깝다. 브라운태닝을 하는 사람도 화이트태닝을 병행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얼룩덜룩한 피부톤이 고르게 정돈되고 건조한 피부가 효과적으로 회복돼 근사한 구릿빛 피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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