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내 흡연규제에 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직접흡연은 물론 간접흡연도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담배가 타면서 발생하는 생담배연기인 부류연은 간접흡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입자 크기가 작고 독성 화학물질 농도가 높아 폐 속 깊은 부분까지 도달할 수 있다.
2014년 발표된 미국 공중위생국장 보고서(Surgeon General Report)에 따르면 간접흡연은 성인의 뇌졸중·폐암·관상동맥질환, 소아의 중이질환·호흡기질환·영아급사증후군을 일으키는 주원인이다.
최근엔 간접흡연이 여성의 혈중 중금속 농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정세영 임상강사)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흡연력이 없는 19세 이상 여성 1490명을 대상으로 간접흡연의 노출 정도와 혈중 납·카드뮴 농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결과 간접흡연을 하면 독성이 강한 금속물질인 카드뮴의 혈중 내 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한 시간 이상 간접흡연에 노출된 A군 445명과 노출되지 않는 B군 1045명의 카드뮴 농도를 분석한 결과 A군은 B군에 비해 혈중 카드뮴 농도가 21% 높았다. 특히 직장에서 간접흡연에 1시간 이상 노출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혈중 카드뮴 농도가 25%나 높았다.
카드뮴은 1급 발암물질 중 하나로 심혈관계질환과 급·만성 콩팥병의 위험인자이기도 하다.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다공증과 골연화증을 유발하고 가임기 여성의 기형아 출산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기헌 교수는 “발암물질인 카드뮴이 직접흡연이나 간접흡연으로 체내에 축적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된다”며 “흡연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처럼 의사의 도움과 약물치료를 받으면 훨씬 잘 관리할 수 있으므로 늦기 전에 금연치료를 받아 흡연자 자신은 물론 가족의 건강까지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인의 전체적인 흡연율은 감소하는 추세지만 간접흡연 노출률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영국의학저널(BMJ open)’ 온라인판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