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중에서도 혈당을 많이 올리는 탄수화물을 섭취하거나 많은 양의 탄수화물을 섭취할수록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 특히 뇌와 신경세포에 포도당을 공급해 주는 에너지원이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섭취해야만 한다. 하지만 양날의 칼을 가지고 있는 탄수화물. 섭취가 과하면 체중증가와 더불어 혈관병 등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섭취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필요하다.
유승호·장유수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건강의학본부 코호트연구소 교수팀(최유니 연구원)은 건강한 탄수화물 섭취에 대한 연구 차원에서 국제 최초로 탄수화물 섭취와 조기관상동맥질환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 당지수(Dietary glycemic index, 섭취 후 혈당을 높이는 정도)와 당부하지수(Dietary glycemic load:, 총 섭취 정도)가 높은 식사를 하면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를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당뇨병이나 심장질환 병력이 없는 무증상 성인남녀 2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당지수와 당부하지수 섭취수준에 따라 5개 그룹을 나누어 심장 CT(컴퓨터단층촬영)으로 관상동맥석회화 수치를 비교하였다. 분석결과를 보면 혈당을 가장 많이 올리는 당지수 식사군이 가장 낮은 당지수 식사군에 비해 관상동맥 석회 수치가 1.74배 높았다. 당부하지수의 경우는 혈당반응 예측 값이 가장 높은 군이 가장 낮은 군에 비해 관상동맥 석회 수치가 3.04배 높았다. 즉, 당지수와 당부하지수가 높은 식사를 한 그룹이 지수가 낮은 식사를 한 그룹보다 관상동맥 석회화 진행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관상동맥 석회 수치란 혈관에 칼슘이 쌓여 딱딱하게 굳어지는 혈관 석회화 현상을 CT촬영을 이용해 수치화 시킨 것으로 심장질환의 주요원인인 동맥경화의 정도와 비례하며 향후 관상동맥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주제인 당지수와 당부하지수가 건강에 중요한 이유는 식사 후 혈당상승과 그에 따른 인슐린 분비 증가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 당지수와 당부하지수가 높은 그룹이 관상동맥 석회 수치가 높은 것은 식후 급격한 혈당 상승이 산화스트레스로 인한 혈관내피 기능이상과 염증반응을 일으켜 심혈관계 질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당지수 및 당부하지수와 관상동맥 석회화 사이의 인과관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향후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평소 섭취하는 탄수화물의 종류와 양에 따라서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수 있음을 제기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탄수화물은 중요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무조건 제한하는 것은 역효과를 불러오기 때문에 같은 탄수화물 식품이라도 당지수가 낮은 식품을 선택하고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 식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과일과 유제품 등을 다양하게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