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목이 뻣뻣할 때마다 뚝 소리가 날 때까지 힘을 줘 목을 비트는 사람들이 많다. 소리가 나야 뻣뻣한 느낌이 해소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말짱 도루묵이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목관절을 꺾는 습관은 일시적인 효과를 줄 뿐이다. 게다가 목을 자주 비틀면 습관으로 이어져 특별한 증상이 없는데도 무심코 손이 간다.
척추관절 전문의들은 목에서 나는 소리는 평상시 진공 상태인 관절 사이 연골이 압력을 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통증 해소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관절이 상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허재섭 인천 하이병원 부원장은 “관절 꺾기는 근육과 관절을 모두 사용하는 스트레칭과 달리 관절에만 부담을 준다”며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연골이 닳아 퇴행성관절염이나 연골손상으로 인한 각종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턱(하악)을 잡고 목을 비트는 행동은 위험성이 크다. 목뼈 내부 수핵이 빠져나와 신경근 혹은 척수를 누르는 ‘경추간판수핵탈출증(목디스크)’, 안면비대칭, 턱관절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꼴’이 되는 셈이다.
목을 비트는 습관은 신체 밸런스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이런 습관이 있는 사람은 거울을 보면 목이 반듯이 서 있지 않고 좌우 한쪽으로 약간 치우치거나 어깨 높이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뒷목은 왜 자주 뻣뻣해질까. 현대인은 복잡하고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수면 및 운동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스트레스와 피로감은 목 근육을 수축시켜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이 과정에서 젖산이라는 노폐물이 쌓이면 뒷목이 뻣뻣해지면서 통증이 생긴다.
거북목증후군, 일자목증후군, 목디스크 등 경추질환이 뒷목의 뻐근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거북목증후군은 등이 굽고 거북이 목처럼 앞으로 쳐져 있는 상태로 목에 전해지는 머리 무게가 골고루 분산되지 못해 목근육이 수축되면서 뻐근해진다.
충격완화능력도 떨어져 척추와 머리로 충격이 바로 전달되거나 뼈 사이의 추간판이 지속적인 압박을 받아 납작해져 목디스크나 퇴행성질환으로 악화될수 있다. 목디스크인 경우 뒷목이 뻣뻣하고 어깨와 팔이 저리는 증상이 동반된다.
현대인의 경추질환은 오래 앉아서 목을 앞으로 쭉 빼고 모니터를 보거나 스마트폰 혹은 IT기기를 장시간 사용할 때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런 상태에서 뻣뻣한 증상을 해소한다고 목을 비트는 등 갑자기 과한 힘을 주면 이미 유연성이 떨어진 상태인 관절과 근육에 과부하가 생겨 뼈가 부러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다.
관절에서 소리와 함께 통증이 동반되면 정확한 검진이 우선이다. 허재섭 부원장은 “목을 비틀고 돌릴 때 뭔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아프면 연골손상이 이미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며 “연골판 손상 범위가 넓지 않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술만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50% 이상 광범위하게 손상되면 ‘연골판이식술’ 또는 인공관절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