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박근혜 정부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체계’의 하나인 ‘4대 중증질환 보장강화 계획’에 따라 오는 1일부터 암환자의 양성자치료, 4대 중증질환 의심시 양성자치료·초음파검사·금속스텐트·액상흡인 세포병리검사 등 4개 항목에 대해 건강보험을 확대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건강보험 확대 조치로 최소 연간 123만명의 환자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양성자치료(Proton therapy)는 목표 지점에 도달해서야 방사선을 방출하는 양성자선의 특징을 이용해 타깃 조직은 파괴하고 정상조직은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그동안 만 18세 미만 소아 뇌종양·두경부암 등에서만 건강보험을 적용받았다. 하지만 9월부터는 전체 소아암은 물론 성인의 뇌종양·식도암·췌장암 등에도 적용된다. 양성자치료는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을 낮추고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최신 의료기술이지만, 1000만~3000만원 이상의 고비용으로 급여 확대 요구가 큰 치료법 중 하나로 꼽혔다.
이번 보험 확대로 안전한 방사선치료를 시행할 필요가 있는 소아 등 암환자 390~780여명의 의료비 부담이 1800만~3100만원에서 100만~150만원대로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암, 심장·뇌혈관, 희귀난치질환 등 4대 중증질환자의 초음파검사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급여 범위가 대폭 확대된다. 초음파검사는 진단 초기에 실시하는 매우 기본적인 검사다. 그동안 추적모니터링 등을 활용해 4대 중증질환으로 진단된 이후에만 보험이 적용됐으나, 9월부터는 4대 중증질환이 의심돼 초음파검사를 실시하는 경우에도 1회에 한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복부초음파의 경우 최대 21만원이었던 환자 부담이 1만4000~4만4000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다만 초음파검사가 남용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진단과정 1회당 한번에 한해 보험을 적용키로 했다. 향후 초음파 실시 및 청구현황을 모니터링하며 보험 횟수의 추가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식도암·간담도암 등에서 사용되는 ‘금속스텐트’와 암세포 진단을 위한 ‘액상흡인 세포병리검사’도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된다. 금속스텐트는 식도암·대장암 등으로 위장관이 막혀 음식물 섭취가 어렵거나, 간담도암 등으로 담도가 막힌 경우 시행해 음식 섭취를 가능하게 하고, 통증 및 불편감을 개선한다. 평생 2개까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됐으나, 말기암 환자에서 주로 사용되며 암으로 인한 협착 부위를 넓혀 증상을 완화시키기 때문에 앞으로는 개수에 제한 없이 적용하게 됐다.
액상흡인 세포병리검사는 영상검사에서 폐암 등 폐병변을 의심할 경우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됐지만 앞으로 갑상선결절이 있을 경우에도 활용해 갑상선암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전망이다. 이 검사는 특수용액 및 자동화 장비로 진단에 방해가 되는 혈액, 점액 등이 제거된 균일한 세포군을 얻어 진단한다.
보건복지부는 관계자는 “이번 급여기준의 확대로 연간 1034억~1852억원의 보험재정이 소요될 예정”이라며 “이를 시행하기 위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 개정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