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윤모 씨(31) 씨는 얼마전부터 눈이 자꾸 충혈되고 피로해지는 등 렌즈 부작용이 심해지자 여름 휴가를 이용해 라식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각막이 얇고 근시가 심해 시술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렌즈는 더이상 착용할 자신이 없었던 그는 학창시절 때처럼 다시 안경을 써야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각막이 지나치게 얇거나 근시가 심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라식·라섹수술을 강행할 경우 최종 시력이 떨어지고 각막혼탁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이럴 땐 안내렌즈삽입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안내렌즈삽입술은 각막 가장자리를 일부 절개한 뒤 인공렌즈를 넣어 시력을 교정하는 수술이다. 삽입되는 인공렌즈는 산소투과율이 높고 인체에 무해한 재질을 이용한다. 라식·라섹수술보다 외과적(invasive)인 수술이므로 환자의 부담감이 크지만 가역성(reversible) 측면에서는 안내렌즈삽입술이 더 우수하다.
이인식 명동밝은세상안과 원장은 “안내렌즈삽입술은 수술 후 효과가 지속되고 언제라도 삽입된 렌즈를 제거할 수 있으므로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한 게 장점”이라며 “각막절편을 만들지 않아 각막절삭으로 생길 수 있는 상처를 치료할 필요가 없고 이와 관련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8디옵터 이상의 근시이거나 각막 두께가 지나치게 얇은 사람은 라식·라섹수술보다 안내렌즈삽입술이 권장된다. 삽입되는 안내렌즈는 크게 알티플렉스(Altiflex)로 대표되는 전방렌즈와 아쿠아-ICL(Aqua ICL)로 대표되는 후방렌즈로 나뉜다. 어느 렌즈가 더 안전하고 좋은가란 질문 역시 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두 렌즈가 창과 방패처럼 전방렌즈의 장점이 후방렌즈의 단점이어서 각각 눈의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유리한 렌즈가 있을수 있다.
자신에게 적합한 렌즈를 찾으려면 정밀한 검사 및 상담은 필수다. 소프트콘택트렌즈는 검사 약 1주일 전, 하드콘택트렌즈(RGP, rigid gas permeable lens)는 약 2~3주 전부터 착용을 삼가야 한다. 검사 당일 나안시력 및 최대교정시력검사, 조절마비굴절검사, 안압검사, 세극등현미경검사, 정밀안저검사 등을 시행한다.
각막의 모양 등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각막지형도검사, 각막내피세포검사, 각막두께검사, 각막곡률검사 및 각막직경(White-to-white length)검사 등도 실시한다. 각막직경은 렌즈의 크기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더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환자 눈의 크기보다 너무 작은 렌즈가 삽입된 경우 렌즈가 안정적으로 위치하지 못하고 이탈되거나 심한 경우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눈보다 너무 큰 렌즈가 삽입되면 홍채를 심하게 앞으로 밀어 2차적으로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전에 정확히 안구의 크기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렌즈를 선택하는 중요하다.
여러 렌즈 중 알티플렉스, 특히 난시를 같이 교정하는 토릭(Toric) 알티플렉스렌즈의 경우 난시교정이 안정적·효과적이어서 난시를 동반한 고도근시 환자의 교정에 좋다. 안구조직이 손상될 위험이 없고 문제 발생 시 언제든 제거할 수 있다. 수술 당일과 다음날 시력의 80% 이상이 회복되고,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1.0 이상의 시력을 얻을 수 있다. 수술 전 홍채 일부를 절개, 안압 상승을 막아 녹내장, 백내장 같은 합병증 위험이 적다. 알티산 렌즈와 기본적으로 동일하지만 삽입하는 렌즈의 재질이 부드러워 접히는 게 특징이다. 덕분에 절개 범위가 3.2㎜로 줄어 수술 후 별도의 봉합 과정이 필요 없고 수술시간과 회복시간이 짧다.
아쿠아-ICL은 홍채절제술이 필요없고 당일 검사 및 수술이 가능해 환자의 부담감이 적은 게 장점이다. 기존 안내렌즈삽입술은 폐쇄각 녹내장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 전 홍채절제술을 시행해야 했다. 반면 아쿠아-ICL에 사용하는 렌즈는 중앙홀에 360㎛ 크기의 홀이 위치해 방수(각막과 수정체 사이에 차 있는 맑은 액체) 흐름이 원활이 유지되고 홍채절제술이 필요하지 않다.
이에 쓰이는 렌즈 원재료인 콜라머는 20년전부터 사용돼 안전성과 적합성이 높다. 수술 후 눈 속에 염증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장기간 눈 안에 있어도 안전하다.
원추각막·녹내장·백내장·포도막염·색소전이·수정체낙설(desquamation, 落屑, 각질편이 벗겨져 뿌옇게 보임)증후군·진행성 근시 및 원시 등으로 진단받거나, 눈의 전방 깊이가 3.0㎜ 이하이거나, 각막 내피세포의 수치가 낮거나, 홍채염 등 병변이 있는 경우 수술이 어려우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이인식 원장은 “고도근시와 일반 근시의 중간 조건을 가진 환자, 예컨대 -5~-7디옵터의 시력을 가진 사람은 수술을 앞두고 고민에 빠지기 쉽다”며 “이럴 땐 안내렌즈삽입술과 라식·라섹 중 환자 눈의 섬세한 조건에 맞는 수술법을 결정할 수 있는 경험많은 의사에게 상담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내렌즈삽입술 시행 전 시력과 안압 같은 기본적인 검사에서부터 각막 안구광학단층촬영(OCT)을 이용해 렌즈가 들어갈 위치를 미리 시뮬레이션하는 등 눈의 전체적인 부분과 사후 부작용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