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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유연성, 관절질환 주원인 … 스트레칭 집착하다 골병든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08-16 22:44:46
  • 수정 2020-09-14 12: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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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동 이용한 발리스틱스트레칭, 운동효과 떨어져 … 누워서 허리 비틀기, 척추건강에 역효과
정적 스트레칭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운동능력 향상 및 부상 예방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요즘 건강 관련 뉴스를 보다보면 스트레칭만큼 대단한 만병통치약도 없는 듯하다. 각종 스포츠손상이나 퇴행성관절염 등 척추관절질환을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물론 비만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연예인들은 자신의 몸매관리 비법으로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을 권유한다. 하지만 잘못된 스트레칭은 오히려 관절에 무리를 주거나 근육을 손상시킬 수 있다. 신체 부위별로 적합한 스트레칭방법이 다르며, 적정 강도를 유지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트레칭은 신체의 운동 강도나 속도, 방법 등에 따라 정적·동적·탄성 스트레칭으로 나뉜다. 정적인 스트레칭은 몸을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일정하고 느린 속도로 팔과 다리 등을 돌리거나 구부리는 동작이다. 약 15~30초 정도 근육을 최대로 늘린 상태로 자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탄성 및 동적 스트레칭에 비해 안전하며, 특별한 기법이나 기술이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농구나 축구 등 격렬한 스포츠 활동을 하기 전 정적 스트레칭을 할 경우 오히려 운동능력 향상 및 부상 예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는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에는 도움되지만 반대로 근육의 탄력은 떨어뜨리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정적인 스트레칭이 운동을 방해한다고 해서 아예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운동 후 마무리 동작을 할 땐 동적인 방법보다 적합하다. 정적인 스트레칭은 피로도가 높아진 근육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어깨·등·허리·허벅지·종아리·양팔 등) 위주로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질 때까지, 통증이 느껴지기 전까지, 최대한 근육을 늘려주고 5~10초간 자세를 유지하면 된다.

동적 스트레칭은 빠른 동작으로 수행하는 점이 탄성 스트레칭과 유사하지만 동작에 반동이 없다. 예컨대 양 발을 번갈아가며 앞으로 굽혀 걷거나 무릎을 약간 굽히고 가슴에 닿을 정도로 올리며 앞으로 걷는 등의 동작으로 이뤄진다. 
심부체온을 높여 근육이 움직임에 대비하도록 만들므로 운동 전 실시하기에 적합하다. 실제 동작과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에 운동이나 스포츠의 준비 과정이나 일상생활에서 부담없이 실시할 수 있다. 정적 스트레칭에 비해 균형능력과 신체 여러 부위가 잘 협동해 동작을 수행하는 협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탄성 스트레칭(Ballistic Stretching)은 동작의 마지막 단계에서 탄성을 이용, 반동을 주면서 한번 더 근육의 이동범위를 늘려주는 동작이다. 근육 사용 범위를 한계점까지 늘리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은 편이다. 허리스트레칭을 위해 선 자세에서 몸을 아래로 굽힌 뒤 반동을 줘 위 아래로 반복해 움직이는 동작을 예로 들 수 있다. 근육 운동량이 많고 칼로리 소모가 많아 다이어트에 도움된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문제점도 많다. 동작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므로 적정 강도를 유지하기 어렵고 근육이나 연부조직이 손상된다. 스트레칭 부위의 근육 수축을 촉진해 오히려 운동효과가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김인철 일산하이병원 원장은 “올바른 스트레칭을 위해서는 반동을 주는 동작을 삼가고 운동을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며 “반동을 주는 동작은 그 자체만으로 관절과 디스크에 무리를 줘 올바른 스트레칭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육이 적당히 긴장했다고 느껴졌을 때 동작을 멈추고 10초 이상 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칭과 부상 사이의 연관성은 운동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스포츠의학(Sports Medicine)’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축구나 농구 등은 스트레칭을 하면 부상 위험률이 떨어지는 반면 자전거나 조깅 등은 부상과 스트레칭간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스트레칭은 또 근육통 증상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지연성근육통(Delayed onset muscle soreness, DOMS)의 경우 의견이 엇갈린다. 흔히 알이 배겼다고 표현되는 DOMS는 등산이나 웨이트트레이닝 등 강도 높은 운동을 한 뒤 평소 사용하지 않던 부위의 근섬유가 손상되고 염증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보통 운동 후 24~48시간이 지나면 나타나며 3일째 되는 날 통증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이후 차차 감소한다. 

일부 연구는 동적 스트레칭이 DOMS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반대로 효과가 전혀 없다는 주장도 꽤 많다. 마르코스 데 노로나 호주 시드니대 교수팀은 10~30명으로 구성된 10개 그룹을 대상으로 동적 스트레칭 후 근육통 정도를 측정한 결과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연구결과를 ‘코크런문헌저널(the Cochrane Library journal)’에 발표했다.
동적 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운동을 했을 때 느끼는 근육통을 100이라고 했을 때 운동 전 스트레칭을 한 경우는 99.5의 통증이 있었고, 운동 후 스트레칭을 한 경우에는 99의 통증을 느꼈다.
노로나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스트레칭으로 통증을 조절하는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부 시험 참가자들은 스트레칭을 했는데도 장딴지 근육이 수축돼 오히려 통증을 보였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롱비치캠퍼스의 페드람 아슬맨드 스포츠족병전문의는 “스트레칭을 하면 일시적으로 통증을 줄일 수는 있지만 통증을 없애는 효과는 단 15~20분이 전부”라며 “운동을 하기 전에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푸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지연성근육통을 가장 효과적으로 완화시키는 방법은 휴식과 찜질이며 스트레칭의 경우 자신의 몸 상태나 증상의 정도에 따라 전문가의 조언을 받은 뒤 실시하는 게 좋다”고 입을 모은다.

스트레칭이 근육의 길이를 늘린다는 이야기는 사실일까. 전문가들은 대부분 ‘아니다’라고 답변한다. 이철규 강동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소장은 “스트레칭의 정의는 근육의 길이를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손상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늘려주는 것”이라며 “요가나 필라테스 등 스트레칭 기반의 운동만으론 근육 길이를 늘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트레이너 중 ‘모든 스트레칭은 근육길이를 바꿀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이 맞다”며 “근육 길이는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에는 더 늘어날 수 없고, 신경계에 의해 조절된다”고 강조했다.

근육의 탄력성은 흔히 스프링·고무줄에 비유된다. 어느 정도까지 늘려도 수축되고, 탄력성이 유지되지만 지나치게 강한 자극을 주면 늘어진 철사줄처럼 원상태로 회복되기 어렵다. 근육·신경도 이와 같아서 몸의 유연성만 강조해 지나치게 스트레칭하면 신경이 무기력해져 탈골현상이 유발될 수 있다.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이 향상됐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물론 관절의 유연성이 좋으면 운동 중 각종 상해의 위험성 및 근골격계질환 위험이 줄어든다. 반면 유연성이 지나치게 높아도 관절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이는 각종 관절병의 원인이 된다. 관절병 예방을 위해 실시했던 스트레칭이 오히려 독이 되는 셈이다. 

특히 근육량이 적을 경우 근육의 범위보다 관절이 더 크게 움직이면 근육에 무리가 간다. 근육이 힘을 못쓰고 불안정해지면서 통증이 생긴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허리나 무릎에 디스크질환이나 관절염이 나타나기도 한다.
강진석 서울척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관절이 지나치게 유연한 사람은 인대처럼 관절을 지지하는 조직이 상대적으로 약한 경우가 많다”며 “지지조직이 약하면 관절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관절이 과도하게 유연한 사람은 어깨가 습관적으로 빠지거나(탈구), 발목을 자주 접질리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근력이 작은 여성에게 이같은 문제가 많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자기 관절이 얼마나 유연한지 알아보려면 손목을 안쪽으로 굽힌 뒤 엄지손가락 끝이 아래팔과 얼마나 가까워지는지 측정하면 된다. 보통 성인은 엄지손가락과 팔 사이 거리가 평균 4~5㎝ 이상이다. 나이가 어리고 여성인 경우 거리가 짧아진다. 이 거리가 2㎝ 이내이거나 아예 엄지손가락이 아래팔에 붙는다면 과도한 유연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습관적으로 어깨가 탈구되거나 발목이 자주 접질리는 사람은 2㎝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유연성이 과도한 사람에게는 스트레칭보다 관절의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이 적합하다. 어깨의 경우 어깨를 감싸고 있는 회전근을 강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무게 1㎏ 이하의 아령이나 500㎖ 생수통 등을 양손에 쥐고 어깨 높이만큼 들어올린 뒤 팔을 귀에 붙이듯 천천히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면 된다. 웨이트트레이닝처럼 아령 무게를 늘릴 필요는 없다. 
계단 난간에 발끝으로만 버텨선 자세로 발목을 굽혔다 폈다 하면 발목 관절 주변의 근력을 키우는 데 도움된다.

평소 허리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스트레칭 동작이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정선근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다리를 쭉 편 채 허리를 앞쪽으로 굽히거나 누워서 비트는 등의 동작이 허리에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오히려 척추의 C자 곡선을 무너뜨려 허리건강을 악화시킨다”며 “허리를 유연하게 만들거나 주변 근육을 강화하려면 허리의 C자곡선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 자세의 신체를 왼편에서 바라보면 허리 부위가 알파벳 C자 형의 곡선을 띤다. 척추가 갑작스런 힘을 받았을 때 충격을 잘 흡수하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허리의 C자 곡선이 잘못된 스트레칭 동작에 의해 직선으로 변하면 척추와 허리에 가해지는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허리 건강에 좋은 스트레칭은 허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이다. 엎드려 누운 상태에서 팔을 받치며 상체를 들어올리거나, 선 채로 허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은 허리건강 강화에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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