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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무왕과 신라 선화공주의 연결고리 ‘마’ … 과거엔 식용, 최근엔 약용으로 즐겨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8-12 10:01:51
  • 수정 2020-09-14 12: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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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륨 풍부해 무력감·불면증 등에 효과 … 천마와는 생김새만 같은 다른종

마는 성질이 평이하고 맛이 달지만 소화력이 약한 소음인이 먹으면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수척하고 몸이 찬 사람은 과다섭취를 피해야 한다. 백제 무왕(서동, 薯童)은 어릴적 신라 진평왕의 셋째딸인 선화공주가 예쁘다는 소문을 우연히 들었다. 선화공주를 상상속으로 그리기만 하던 무왕은 직접 신라로 건너가 선화공주를 만나기로 마음 먹는다. 당시 두 나라는 라이벌 국가였지만 백성들의 이동은 자유로웠다. 신분노출을 우려한 무왕은 중처럼 머리를 깎고 신라의 수도 경주로 들어간다. 선화공주를 본 순간 소문처럼 예쁜 얼굴에 무왕은 첫눈에 반한다. 선화공주와 결혼할 방법을 찾던 무왕은 마를 팔면서 성 안의 아이들에게 선심을 쓰며 서동요를 지어 가르쳤다. 선화공주가 밤마다 몰래 서동의 방을 찾아간다는 내용의 노래로 공주와 서동은 결국 결혼을 하게 된다. 

마는 신라시대 서동요에 등장할 정도로 한반도에서 칡과 더불어 오랫동안 즐겨먹은 구황작물이다. 외떡잎식물 백합목 마과의 덩굴성 여러해살이풀로 한약재로도 쓰인다. 한의학에서는 ‘산약(山藥)’으로 부른다. 과거에는 주로 식용이었지만 최근에는 약용으로 더 많이 쓰인다. 마, 참마, 산마 등으로 나뉘며 외관상 차이만 있을 뿐 맛이나 성질은 모두 비슷하다.

생김새는 고구마와 비슷하며 색은 감자에 가깝다. 고구마 정도의 크기부터 사람 팔뚝만한 것까지 크기가 천차만별이다. 일반적인 뿌리채소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맛은 없지만 아삭한 식감을 갖고 있다. 

마는 늦가을에 캐서 껍질을 벗겨 먹는다. 생으로 먹는 게 마 속 영양분을 온전히 취하는 방법이지만 끈적끈적한 식감 때문에 비위가 약한 사람은 먹기 힘들다. 우유, 요구르트, 두유 등과 함께 섞으면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마 속에는 당질이 약 25% 들어있다. 이는 소화가 되지 않는 다당체로 칼로리가 거의 없다. 마를 강판에 갈면 끈적끈적한 액이 나온다. 여기에는 사포닌과 아르기닌이 함유돼 있다. 사포닌은 부신피질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체내 염증을 제거하는 데 탁월하다. 혈압을 조절하며 나쁜 콜레스테롤을 제거한다. 아르기닌은 비필수아미노산으로 산화질소를 생성해 피 순환을 돕는다. 체내 불순물을 체외를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마에는 칼륨이 풍부하다. 칼륨은 나트륨과 함께 체액의 주요 전해질이다. 체내 수분량과 산·알칼리 균형을 조절한다. 칼륨이 부족할 경우 무력감, 식욕부진, 메스꺼움, 불안, 불면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극도의 저칼륨혈증은 심장의 부정맥을 유발해 사망까지 이른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뇨제를 복용하면서 칼륨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뇌졸중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은 칼륨 섭취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외에 마에는 녹말, 펜토산, 만난, 뮤신 등이 함유돼 있다. 뮤신은 당단백질로 위벽을 보호해 위염, 위궤양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소화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마를 처방한다. 마는 소화력을 보강시켜 속이 더부룩하거나 장내 가스가 많은 사람에게 보약이 된다. 음식을 먹고 나서 트림을 자주하거나 위 운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속이 답답한 사람에게도 좋다. 기운을 보충해줘 조금만 걸어도 종아리와 허벅지가 무거워지고 아픈 사람에게 추천된다. 남성의 정력을 강하게 하고, 몽정 및 조루증을 치료하며, 여성의 대하나 염증성 냉증에도 이용된다. 땀을 많이 흘리고 가슴이 두른거리는 사람의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마는 성질이 평이하고 맛이 달지만 소화력이 약한 소음인이 먹으면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사상의학에서는 태음인의 음식으로 분류하고 있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에게 잘 맞으며 수척하고 몸이 찬 사람은 과다섭취를 피해야 한다. 근육이 단단하고 목소리가 우렁찬 사람도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마는 뿌리만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마의 잎과 줄기 사이에 달린 감자 모양의 동그란 주아를 밥에 넣어 쪄 먹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주아를 이용해 가마메시(솥밥) 등으로 먹는다. 

마는 천마와 혼동하기 쉽다. 둘은 생김새만 비슷할 뿐 완전히 다른 종이다. 천마는 수자해좆으로도 불리며 난초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이다. 수자(竪子)는 조금은 바보스럽고 멍청한 듯한 더벅머리 총각을 이르는 말이다. 좆은 성인 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속어로 수자해좆이란 이름은 마의 덩이줄기가 마치 남성의 성기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졌다.
천마의 꽃은 6~7월에 핀다. 부식질이 많은 계곡 주변에서 식물 뿌리에 기생하며 산다. 맛이 달고 진정 작용 및 진경 작용을 해 두통이나 어지러움에 사용한다.

마는 한국보다 일본에서 대중적인 채소다. 생으로 먹거나 갈아 먹는 등 다양한 형태로 마를 즐긴다. 생마를 갈아 가쓰오부시(일본서 즐겨먹는 어포) 육수(다시물)를 섞고, 간장으로 살짝 간을 한 후 갓 지은 밥에 올려 김가루와 함께 먹는다. 이외에 우동, 나베, 라면, 오코노미야키 등에 넣는다.

마약 중 하나인 대마초의 원료가 되는 대마(大麻)는 마(麻) 또는 삼으로 불린다. 하지만 식용하는 마와 섬유 또는 마약 원료로 활용되는 마(麻)는 완전히 다른 식물이다. 마는 쌍떡잎식물 쐐기풀목 삼과의 한해살이풀로 섬유의 원료가 된다. 대마 줄기서 뽑은 섬유는 삼베·로프·그물·모기장·천막 등의 원료로 쓰인다. 열매는 향신료의 원료, 종자는 조미용이나 기름을 짜는 데 사용된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화마인(火麻仁)이라는 약재로 이용한다. 변비와 머리카락이 나지 않을 때 효과가 있다. 대마잎은 유명한 대마초의 원료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삼을 재배하려는 사람은 기초자치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재배 및 취급을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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