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을수록 근육량이 줄어드는 근감소증이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차봉수·이용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은 비만이나 대사증후군 유무와 상관없이 근감소증이 나타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률이 1.55~4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31일 발표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방성간염으로 진행돼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1만5132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예측 모형을 적용시켜 지방간 유무를 평가했다. 이어 에너지 방사선흡수 계측장비(DEXA)를 이용해 양쪽 팔·다리의 근육량과 근감소증 여부를 확인했다.
검사 결과 근감소증으로 인해 근육량이 줄어들수록 지방간의 예측모형 위험도가 증가했다. 근감소증을 겪는 군은 비만 유무와 무관하게 근감소증을 겪지 않는 군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진행될 확률이 1.55~3.02배 높았다.
근감소증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에 영향은 준다고 알려진 대사증후군 보유 여부와도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어 근감소증을 겪는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지방간 발생위험이 1.63~4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알코올성 지방간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근감소증을 겪으면 간섬유화로 진행될 가능성이 1.69~1.83배 상승했다. 간섬유화는 말랑해야 할 간이 딱딱하게 굳어지며 기능을 회복되지 못하는 상태로 간경화의 원인이 된다.
운동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률을 낮춘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근감소증을 겪지 않는 비만군 중 운동을 하는 사람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률이 46%로 운동을 하지 않는 군의 55%보다 낮았다.
차 교수는 “인간의 수명이 과거보다 훨씬 길어진 상황에서 근육량 소실을 최소화하려면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한 근력운동이 필요하다”며 “체중관리를 위한 유산소운동과 함께 근육량 유지에 필요한 근력운동을 적절히 조화시키면 노년기 건강척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