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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품은 과일 ‘무화과’ … 서양에선 생명의 열매 대접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7-28 14:50:55
  • 수정 2016-02-12 13: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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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방서는 치질·인후염 치료제로 추천, 혈행·고혈압 개선 … 잎·뿌리·껍질 알레르기 주의

무화과는 돼지고기 등 육류와 함께 먹으면 궁합이 좋다. 무화과 속 단백질 분해효소인 피신은 육류 소화를 돕고 변비를 해소하는 데 좋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가 아열대기후로 변하면서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용과, 잭플루트, 피타야, 무화과 등 아열대과일 재배가 부쩍 늘고 있다. 특히 기독교에서 생명의 열매로 불리는 무화과는 포도, 석류 등과 함께 가장 오랜 재배 역사를 가진 것으로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무화과(無花果)는 ‘꽃이 속에 숨어 있어 겉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열매 껍질은 무화과꽃의 꽃받침이며, 열매 내부의 융털 모양은 꽃에 해당한다. 모든 열매는 꽃이 펴야 수술의 화분이 암술머리에 옮겨 붙으면서 수정을 하고 결실을 맺는다. 일반적인 나비나 벌은 무화과 수정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무화과와 공생하도록 특별히 진화된 초소형 말벌들이 열매 안쪽으로 기어들어가 꽃들을 수정시킨다.

무화과나무는 뽕나무과로 높이는 3m 정도다. 열매는 8~11월이 수확철이다. 9~10월에 딴 게 맛이 가장 좋다. 향이 진하지는 않지만 신맛 없이 달고 진하다. 크게 반건조 무화과와 건조 무화과로 나뉜다. 막 나무에서 딴 무화과는 이틀이면 금방 물러지고 맛이 변해 수확후 바로 냉장보관에 들어간다. 시중에 판매되는 것은 대부분 반건조 무화과다. 건조 무화과는 곶감과 모양이 비슷하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것은 주로 수입산으로 다른 말린 과일과 마찬가지로 당도가 높다.

기독교 성경에 나오는 선악과를 먹은 아담과 이브가 수치심을 느끼고 옷 대신 입은 게 무화과의 잎으로 알려져 있다. 중세 이후 개신교의 영향으로 선악과가 사과로 이미지 굳어지기 전까지 무화과가 선악과로 표현됐다. 가톨릭교에서는 아직도 선악과를 무화과로 해석하기도 한다.

무화과는 아라비아 서부와 지중해가 원산지로 고대 이집트 등 중동지역에서 가로수로 많이 심었다. 당시 식품, 의약품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심어진 무화과는 웰빙식품이었다. 고대 그리스인은 남성의 고환을 닮은 무화과가 정력강화에 효험이 있다고 믿었다. 아테네에서는 처녀들이 잘 익은 무화과를 바구니에 담아 디오니소스(풍요의 신) 제사에 바쳤다. 세기의 미녀 클레오파트라도 즐겼으며 로마시대에는 검투사들의 강장제로 쓰였다.

17세기 일본을 거쳐 국내에서는 80여년전부터 본격적으로 재배됐다. 이전까지는 집 마당이나 산턱에서 볼 수 있었다. 주로 남부지방에서 자라지만 온난화 기후 영향으로 경북 김천, 충남 태안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최대 주산지는 전남 영암군으로 매년 전국 생산량의 약 70%인 3000여t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영암 무화과는 상품의 품질, 특성 등을 정부에서 인정하는 지리적표시제(43호)로 등록돼 있다.

국내에서 주로 재배하는 무화과 품종은 ‘봉래시’, ‘바나네’ , ‘마스이도후인’(도후인) 등으로 모두 일본을 거쳐 들어온 품종으로 이 순서로 국내에서 재배되기 시작했다.

봉래시는 일제강점기부터 재배된 것으로 육질이 단단하고 초록빛을 띤다. 병충해에 강하고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주지 않아도 잘 자란다. 하지만 열매가 늦게 열리고 크기가 작아 상품성 및 수익성이 많이 떨어진다. 토종 대추와 비슷한 맛이다.
바나네는 봉래시와 도후인의 중간 크기며 23~24브릭스(당도 단위)로 가장 달다. 도후인보다 붉은빛이 연하고 노란빛을 주로 보인다. 추위에 매우 약해 겨울철에 쉽게 얼어 죽기도 한다.
도후인은 1970년 일본이 미국에서 도입해 육성한 품종으로 국내 유통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흔히 무화과라 알려진 품종으로 크기가 크지만 쉽게 물러져 보관하기가 까다롭다.

무화과 수확은 주로 오전 4시부터 시작해 해가 뜨면 작업을 끝낸다. 열매가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는 새벽시간에 따야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최상의 맛을 유지된다. 무화과나무는 남쪽 지방에서만 자라고 재배 면적도 넓지 않아 친숙한 과일은 아니다. 쉽게 물러져 냉장유통을 하더라도 매장에 하루 이상 둘 수가 없다. 유통업체에서도 보관상의 문제로 쉽게 판매에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냉장유통 시스템이 발전해 수도권에서도 가끔씩 찾아볼 수 있다.

한방에서는 무화과를 장을 깨끗하게 하고 변비를 치료해주며 치질·인후염 치료제 좋은 과일로 추천한다. 동의보감에는 비교적 무화과 효능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무화과가 3항(三抗, 항산화·항균·항염)과 3협(三協, 소화·변비·심혈관질환 도움) 작용을 가졌다고 밝힌다. 한번에 40~60g을 달여 마시고 날 것으로는 하루에 5~10개씩 먹어야 효과적이다. 피부질환에 사용할 때는 무화과 달인물로 씻어내거나 가루로 만들어 붙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각종 연구를 통해 무화과에는 폴리페놀, 섬유소, 칼륨, 식물성 스테롤 등이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압을 조절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혈관벽에 쌓인 유해산소를 제거하고 혈행 및 고혈압 개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화과는 독이 없어 부작용이 없지만 잎, 뿌리, 껍질 등에 닿으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무화과를 구입할 때는 갈라진 부분이 마르지 않고 열매의 적갈색이 전체적으로 균일한 것을 골라야 한다.

무화과와 궁합이 맞는 음식은 돼지고기 등 육류다. 무화과 속에는 단백질 분해효소인 피신(ficin)은 육류 소화를 돕고 변비를 해소하는 데 좋다. 최근 전북대병원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에서 변비가 있는 여성 20명을 대상으로 무화과를 2주간 복용한 결과 배변 개선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여성 생식기질환 예방에도 무화과가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

무화과는 수분을 약 80% 이상 함유해 샐러드 등에 넣어 먹어도 좋다. 얇게 썰어 꿀에 재우면 무화과청이 된다. 잼, 주스, 식초 등에 활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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