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약처, 품목허가 내준 제품명 ‘선정성’ 이유로 다시 작명 요구 … 일부 제품 출시 늦어질수도
9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씨엠지제약의 ‘제대로필’
약효가 36시간 지속되는데다 부작용 면에서도 가장 좋다고 호평받는 발기부전치료제 릴리의 ‘시알리스’(성분명 타다라필, tadalafil)의 특허가 올해 9월로 만료된다. 현재 이 제품의 복제약 시장에 뛰어든 제약사가 50여 곳이 넘고 150여 제품이 등록을 했거나 준비 중이다.
1000억원 규모의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그동안 화이자의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 sildenafil) 및 그 제네릭들이 약 60%를 차지했다. 비아그라의 제네릭인 한미약품의 ‘팔팔정’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력을 앞세워 오리지날인 비아그라를 제치는 것은 물론 가격이 시알리스보다 3분의 1에도 못미치면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25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시알리스는 속칭 ‘위크엔드필’로 다른 발기부전치료제의 4시간보다 9배 이상 긴 36시간 동안 약효가 지속돼 주말여행 갈 때 복용하면 돌아올 때까지 약효가 지속돼 효과면에서 압도적으로 타 제품보다 선호도가 높았다.
시알리스는 ‘필요시 복용’하는 제제뿐만 아니라 ‘매일 복용’하는 제형을 개발해 6개월 이상 장기복용하게 되면 1년 이상 효과가 지속되는 독특한 약효도 보유하고 있다. 비뇨기과에서도 ‘필요시 복용’ 용법은 증상을 일시 개선하는 데 그치고 근본적인 치료에 이르기는 어렵기 때문에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는 논리로 시알리스를 추천해왔다. 부작용 면에서도 심계항진이나 적녹색맹, 안면홍조 등이 적어 의사들도 처방을 선호했다. 다만 가격이 1만6000원 정도로 다른 제품들보다 훨씬 비싸 국내에서 크게 성공하진 못했다.
한미약품, 종근당, 일동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SK케미칼 등은 이미 시장 선점을 위해 마케팅을시작했다. 한미약품은 ‘팔팔’(비아그라 제네릭)에 이어 ‘구구’를 시알리스 제네릭으로 작명했다. 한미약품은 이같은 연계성을 가진 제품명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아직은 공식적으로 마케팅을 벌일 수 없기 때문에 ‘구월엔 ○○’ 라는 광고로 의원가를 공략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팔팔은 출시 첫달에 비아그라 처방 수량을 뛰어넘었고, 현재는 발기약 시장 전체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시알리스 복제약 시장에서도 1위를 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 회사는 과거 비아그라 제네릭의 출시 때처럼 중년층을 겨냥해 다소 선정적인 제품명을 지었다. 종근당 ‘센돔’, 일동제약 ‘토네이도’, 대웅제약 ‘타오르’삼익제약의 ‘네버다이’, 넥스팜코리아의 ‘일나스’, 셀트리온제약의 ‘타올라스’, 신풍제약의 ‘바로타’, 영일제약의 ‘발그레’, 삼진제약의 ‘해피롱’, 서울제약의 ‘불티움’, 마더스제약 ‘소사라’, 영진약품 ‘일라’, 비티오제약 ‘파워애’, 씨엠지제약 ‘제대로필’, 미래제약 ‘오굳’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은 이미 허가를 받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알리스의 복제약 상품명에 대한 재조사에 나서 일부 제약사들에게 이미 허가를 받은 시알리스 제네릭의 상품명을 바꾸도록 권고했다. 이번 식약처의 제동으로 제품 패키지나 브로슈어 등을 제작해놓은 업체들은 이를 수정해야 하는 손실을 겪게 됐다.
2012년 화이자의 비아그라 제네릭 출시를 앞두고도 일부 업체들이 ‘스그라’ ‘오르거라’ ‘자하자’ ‘누리그라’ ‘오르맥스’ ‘세지그라’ ‘바로그라’ 등 지나치게 자극적인 상품명으로 신청했지만 변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