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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름과일 시장 휘젓는 수입산 체리 … 수박에 이어 판매량 2위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7-16 20:10:30
  • 수정 2020-09-14 12: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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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2% 점유율로 수입과일 중 1위 … 국내산은 가격 비싸고 신선도 민감
체리는 대표적 항산화식품으로 케르세틴과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활성산소 활동을 억제한다. 멜라토닌 성분은 생체리듬을 조절하고 수면을 유도해 열대야로 잠을 이루지 못할때 도움이 된다.여름 수입과일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통적 강자였던 바나나의 판매량을 제치고 체리가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지난 8일 롯데마트가 지난달 수입과일 매출을 조사한 결과 체리가 전체 과일 판매액 중 약 28.2%를 점유했다. 이는 바나나보다 약 1.2배 높은 수치다. 매출 신장률에서도 바나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5% 증가한 데 그쳤지만 체리는 69.5% 늘어났다. 전체 판매 과일 순위에서도 수박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체리 판매 신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FTA)이 큰 역할을 했다. 협정으로 관세가 모두 철폐됐으며 제철을 맞아 생산량도 증가해 가격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외국산 체리는 약 1만3359t로 이 중 미국산이 1만3080t였다. FTA가 체결되기 전인 2010년(약 3608t)과 비교해 약 4배 늘어났다. 체결 당시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됐던 쇠고기, 돼지고기, 오렌지 등의 수입 증가세를 훌쩍 뛰어 넘으며 국내 과일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수입산 체리의 점령은 국내 체리 농가뿐만 아니라 참외, 수박 등 여름 제철과일을 재배하는 농가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체리 판매 강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소비자 62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발표한 ‘2015년 과일 수급 전망’에 따르면 2015년에 구입하길 희망하는 수입 과일조사에서 소비자 7.2%가 체리를 선택했다. 바나나(33%), 오렌지(25%), 포도(14%) 등에 이어 4위였다.

윤명희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체리가 과일 시장을 흔들어 놓을 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간접피해를 감안한 종합적인 FTA 대책 마련과 함께 과일소비 패턴이 대과에서 소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체리의 순우리말은 버찌다. 벚나무의 열매라는 뜻으로 6월초부터 8월말까지 제철이다. 체리나무는 키우기 가장 편리한 나무 중 하나다. 대부분의 과수가 정성들여 키우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하거나 죽는 것과 달리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잘 결실한다. 벚꽃나무와 사촌관계라 봄이 되면 아름다운 꽃도 볼 수 있다. 관상용으로 심은 벚나무의 열매들은 크기도 작고 신맛이 강해 식용이 불가능하다.

국내산 체리는 2000년대 후반 경북 김천에서 가장 먼저 생산됐다. 이후 경기도 지역으로 재배지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앵두체리 비중은 수입체리(약 1만3359t)의 0.02%에 불과하다. 유통망도 확보하지 못해 일부 하나로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중 경북 경주에서 전국 체리 생산량의 70~80%가 나온다.

국내 체리농가는 수입체리와의 차별화를 위해 국내산 체리를 ‘앵두체리’로 이름을 바꿔 판매 중이다. 앵두체리의 당도는 17~21브릭스(Brix)로 미국산 체리보다 3~4브릭스 높다. 단맛과 신맛이 적당히 어우러져 수입체리보다 맛이 감미롭다. 앵두체리는 수확 후 일주일 이내에 소비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육즙이 풍부하다. 농약처리도 거의 하지 않은 저공해로 건강에 좋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국산체리는 앵두와 닮았다. 앵두보다 2~3배 가량 크기가 크고 당도가 높다. 수입체리는 검붉은 색깔이 돌지만 앵두체리는 앵두처럼 붉은빛을 띤다.

앵두체리의 단점은 높은 가격과 짧은 유통기한이다. 앵두체리 100g당 가격은 약 2400원으로 수입체리(2000원)보다 약 20% 비싸다. 과실도 6월 한달만 수확할 수 있어 연중 먹을 수도 없다. 껍질이 다른 과일에 비해 얇아 신선도에 민감하다. 며칠만 제대로 보관하지 못하면 쉽게 물러지고 상한다. 지난해 하나로마트에서 신선도 유지에 실패해 상하고 물러진 체리를 판매해 소비자의 눈총을 받았다.

체리는 노화를 억제하는 항산화식품으로 꼽힌다. 과산화를 억제하는 퀘르세틴과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두 물질은 비타민C보다 강력한 항산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토시아닌은 노화 원인인 활성산소의 활동을 억제하고 암을 예방한다. 색이 어두울수룩 안토시아닌이 더욱 많다. 씨를 뺀 체리 100g에는 안토시아닌이 최고 300㎎ 들어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과신은 금물이다. 10여년전 FDA와 체리 재배·가공업계 사이에서 체리 효용성 논란이 일어났다. 당시 체리 관련업계는 체리 속 항산화 성분들이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한다는 연구결과를 앞세워 일종의 건강식품으로 주지시키기 위한 마케팅을 전개했다. 이에 FDA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내용을 근거에 둔 마케팅을 중단하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후 일부 업체는 관련 제품을 시장에서 회수했으며 체리의 효용성을 언급한 제품 라벨 표기내용을 수정하는 등 홍역을 치뤘다.

열대야로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체리가 도움이 된다. 체리 속 멜라토닌은 생체리듬을 조절하고 수면을 유도하는 기능을 가졌다. 체내에서는 1pg밖에 분비되지 않아 가장 적게 분비되는 호르몬 중 하나다. 말린 체리 100g에 멜라토닌 약 7㎎이 들어 있다.

체리는 칼륨도 풍부하다. 체리 한 컵에는 하루섭취권장량(2~4g)의 약 9%에 달하는 칼륨 270㎎이 들어 있다. 칼로리는 한 컵당 90㎉로 저열량이며 나트륨과 지방도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나트륨과 칼륨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혈압이 낮아지고 맥박이 안정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체리는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저밀도지단백) 결합 콜레스테롤 산화를 막아 심장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체리 10개당 식이섬유는 약 1.6g이 함유돼 있다. 식이섬유는 혈액속 콜레스테롤을 체외로 배출하고, 변비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체리 속 여러 식물성 영양분은 비타민C·E보다 강력한 산화방지 기능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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