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넘어가면 누구에게나 노안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와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과거엔 중장년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지만 최근 과도한 업무와 스마트기기 사용의 증가로 30대 젊은층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동아대병원 조사 결과 36~40세 노안 비율은 2006년 3%에서 2011년 7%로 늘었다. 2020년엔 전세계 인구의 60%가 노안으로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안은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모양체의 기능이 감소해 원거리에서 근거리로의 초점 변경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수정체는 카메라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가까운 곳을 볼 때 두꺼워지고 먼 곳을 볼 때 얇아지는 방식으로 초점을 조절한다. 모양체는 수정체 주위를 둘러싸고 있으면서 수정체 두께와 굴절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노화로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져 모양체근이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지면서 가까운 곳에 있는 사물이 잘 보이지 않게 된다.
원시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데 노안은 나이가 들어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지는 것을, 원시는 눈의 굴절력에 이상이 생겨 초점이 제대로 맺히지 못하는 증상을 의미한다.
과거엔 노안이 오면 돋보기안경을 쓰는 것으로 만족한 반면 최근엔 외모에 신경쓰는 중년층이 늘면서 노안수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병원들이 너도나도 새로운 노안수술법을 개발하고 치열한 홍보전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나와 있는 노안수술법 중 환자가 원하는 만큼 불편함을 100% 해소해주는 치료법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젊은 시절의 시력을 되찾고 싶다는 욕망이 강해 욕심을 부리다 역효과를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인식 명동밝은세상안과 원장은 “노안렌즈술은 백내장이 있는 환자에게 적용하는 방법으로 개인의 상태에 따라 결과가 좋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근거리 및 원거리 시력이 원하는 수준으로 나오지 않는다”며 “게다가 노안렌즈수술은 백내장이 있을 때 받아야 유리한데 이같은 증상이 없는데도 욕심을 부리고 수술을 강행했다가 후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노안 치료엔 시행 건수가 많아 안전성이 충분이 입증된 라식·라섹수술을 노안교정에 적용하는 방법이 장점이 될 수 있다. 생소하고 원리가 정확히 이해되지 않는 수술을 받는 것보다 오랜 세월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라식·라섹수술을 노안치료에 적용하면 안전성과 효율성이 높다.
최근 도입된 수프라코어(SUPRACOR) 노안수술은 라식·라섹수술처럼 엑시머레이저로 근시·난시·원시 등을 교정하는 동시에 각막 중심부에 누진다초점렌즈처럼 근거리용 초점이 잡히는 부위를 생성해 노안을 함께 교정한다.
이인식 원장은 “수프라코어 노안수술은 특수하게 디자인된 엑시머레이저를 사용해 노안을 교정하는 방법으로 원거리와 근거리 시력을 동시에 개선하고 고위수차가 발생하지 않아 깨끗한 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위수차는 빛이 망막에 맺힐 때 한 곳에 맺히지 못하는 현상으로 야간빛번짐을 유발해 시력의 질을 떨어뜨린다.
이 수술은 또 기존 노안교정레이저에 비해 교정 가능한 시력 범위가 넓고 인공삽입물을 넣지 않아 회복이 빠르고 수술 당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유럽안전인증(CE)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유럽에서 시행된 임상시험 결과 수프라코어 시술 후 환자의 96%가 안경이나 돋보기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했으며, 75%는 안경 없이 주간은 물론 빛번짐 현상이 생기는 야간에도 운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안교정에서 중요한 요소는 환자의 기대치다. 보통 레이저라식을 이용한 노안교정을 받으면 환자의 나이에 비해 5년, 운이 좋으면 10년 정도 노안 시기를 뒤로 늦출 수 있다. 이 원장은 “5년, 10년은 절대 작은 차이가 아니다”며 “20대나 30대의 눈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간절하겠지만 이런 큰 욕심과 기대만 버린다면 만족스러운 수술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노안은 질병이 아니라 자연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특별한 예방법은 없지만 평소 눈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면 노안이 오는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어두운 곳에서 책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것을 삼가고 실내를 밝게 유지하는 게 좋다. 컴퓨터 모니터는 시선이 아래로 향하도록 하고 30㎝ 거리를 두고 바라본다. 비타민이 풍부한 녹황책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면 눈뿐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 노화를 늦추는 데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