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병원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신 개념 의학연구의 플랫폼이 될 ‘의학연구혁신센터’를 16일 개소한다.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의학연구혁신센터(CMI, Center for Medical Innovation)는 개방과 융합, 혁신을 바탕으로 산업계, 대학, 연구소와 병원이 R&D 전 과정을 초기단계부터 공동으로 진행하는 의학연구를 수행하게 된다”며 “지상 4층, 지하 5층에 연면적 3만1261㎡ 규모로 62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산학연 융·복합 연구 수행을 위해 신설된 중개의학연구소 융합연구협력부 산하에는 중개의학연구의 핵심인 바이오마커(단백질이나 DNA, RNA(리복핵산), 대사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 센터가 있다. 고가 장비인 3D프린터를 도입, 의료기기의 아이디어 구현 및 디자인/개발을 자문하고 신속한 시제품을 구현 가능케 하는 디자인 스튜디오/기계공작실이 있다. 또 인체자원은행, 암조직은행, 뇌은행(신설 예정)으로 구성된 SNUH 바이오뱅크가 중개의학연구소장 산하 독립기구로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병원 내 의료정보와 의과학 연구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 및 저장해 연구자원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임상의과학정보실이 지난해 신설됐다.
의학연구혁신센터에는 총 200명의 교수가 벤치를 분양 받아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5백여 명의 상주 연구원과 연구지원인력이 있다.
의학연구혁신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산(産)·학(學)·연(硏)·병(病) 간의 혁신적이고 유기적인 협력이다. 이전까지는 각 기관들의 탐색, 연구, 위탁, 임상, 제품화 등이 단계적이고 개별적이었다. 그러나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는 ‘환자치료를 위한 신제품 개발’이라는 목표 아래 제약산업계-학교-연구소-병원 등이 개방과 융합을 통해 효율적이고 상호보완적이며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게 된다.
이를테면, 연구소에서 신약후보 물질을 찾아내 제약 스폰서를 거쳐 병원에서 마지막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이 기존의 임상연구였다면, 앞으로는 질병을 기반으로 임상의료 기술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참여해 통합적 연구개발을 하는 중개연구 등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게 됐다.
방영주 의생명연구원장은 “의학연구혁신센터는 개방과 융합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적인 플랫폼으로서 한국형 연구중심병원과 HT(health technology)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세계 유수 병원 사례와 같이 연구를 통한 수익 창출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모델을 실현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오병희 병원장은 “서울대병원은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의학연구혁신센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연구중심병원으로 성장하고 우리나라가 HT의 세계적인 강자가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있어서 그 역할을 다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은 식약처 승인 임상시험 누적 승인 건수에서 수년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2,400여 편 이상의 SCI 논문 게재 등 탁월한 연구업적을 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