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장마와 북상하는 태풍으로 빗길 낙상사고에 위험이 높아졌다. 흔히 낙상은 겨울철 눈길에 발생할거라 생각하지만 여름철 방심하는 순간 빗길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골밀도가 낮아진 50대 이후 중장년층이나 근력이 약한 사람은 작은 충격도 큰 골절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낙상으로 인한 급성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 엉덩이 및 척추골절은 통증이 심해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장마철 특히 주의해야 할 장소 3곳과 낙상질환의 대처 및 치료법을 알아본다.
아파트 입구 계단은 우산을 펴고 접으면서 물기가 바닥에 떨어져 매우 미끄럽다. 특히 우산에 의해 시야가 가려질 경우 조금만 발을 헛딛어도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파트 로비에 대리석이 깔려있다면 한번 더 주의해야 한다. 발을 디딜 때 마찰력이 줄어 일반 바닥보다 더 미끄럽기 때문이다.
붐비는 지하철역도 낙상 위험성이 높다. 특히 역 입구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는 요주의 구간이다. 원래 에스컬레이터 이용 시 미끄러지고 넘어지는 사고가 많을 뿐만 아니라 비까지 오면 바닥에 물이 흥건해 미끄러지기 쉽다.
보도블럭과 횡단보도 사이 철제배수구는 방심하기 쉬운 낙상 지역이다. 특히 신발 바닥이 미끄러운 쪼리 등을 신으면 낙상 위험이 배로 뛴다. 하이힐을 신은 여성은 배수구 사이에 구두굽이 끼어 발목을 삐끗하거나 넘어질 수 있다.
장마철 낙상 사고를 예방하고 부상을 최소화하려면 적절한 운동으로 근력, 민첩성, 균형감각을 기르는 게 필요하다. 산책이나 등산 등 가벼운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우유, 치즈, 멸치 등을 충분히 섭취해 칼슘 및 비타민D를 보충하고 짠 음식은 몸 속 칼슘을 빼내기 때문에 되도록 싱겁게 먹는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도 멀리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낙상사고를 당한 경우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고관절골절과 척추압박골절은 낙상 사고 중 가장 조심해야 할 질환이다. 전자는 허벅지와 골반 부위를 잇는 부위가 골절되고, 후자는 척추뼈가 충격을 받아 내려앉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질환은 통증 정도와 진단 결과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수술에 앞서 시행할 수 있는 회복 방법은 안정이다. 증상을 유발하는 활동을 피하면서 약물치료, 물리치료, 보조기치료 등을 병행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된다.
보존적인 치료법으로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을 땐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고관절골절은 부러진 부분을 맞추고 단단히 고정시키는 수술이 필요하다. 심한 척추압박골절은 척추체성형술이나 척추고정술까지 고려해야 한다.
박영목 연세바른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골다공증 등 위험요인이 있는 환자는 장마철 낙상 예방을 위해 미끄러지기 쉬운 위험지역을 피하는 게 좋다”며 “낙상사고를 당한 경우 증상과 통증이 미미하다고 해서 치료를 미루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큰 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