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 근무하는 이모 씨(28)는 최근 양악수술을 받은 이후 ‘성형이 성형을 부른다’는 생각에 지쳐 있다. 수술 후 묘하게 코가 퍼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코성형까지 받은 것. 실제로 비슷한 시기에 양악수술을 한 친구도 수술 후 2~3개월 뒤 코성형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최근 성형 트렌드는 눈, 코가 아닌 ‘양악’이다. 양악수술은 원래 성형외과가 아닌 치과에서 주걱턱이나 무턱, 또는 얼굴기형 환자를 위해 시작된 수술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의 양악시장은 전세계에 유일무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확대되어 있다.
양악수술은 입술을 들어 올려 입술아래에 있는 살을 절개하고 윗턱인 상악(上顎)과 아랫턱인 하악(下顎)의 뼈를 잘라서 2개로 분리한 뒤, 정상교합에 맞도록 상악과 하악의 뼈를 이동시킨다. 이후 티타늄재질로 된 핀을 박아 고정하는 대수술이다.
미국의 ‘덴티스트리투데이’에서는 한국의 양악수술을 소개하며 ‘양악수술은 극심한 부정교합으로 음식을 씹기 힘든 경우에만 극단적인 해결책으로 시행된다’고 설명한 반면, 한국의 양악수술에 대해서는 “연간 5000회에 이르는 양악수술 중 52%가 안면마비를 비롯한 신경계통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한국에서 치료목적의 위험한 수술이 ‘동안수술’로 탈바꿈해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규모가 커진 미용·성형 시장에서도 양악수술이 수익성이 큰 성형수술로 여겨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예뻐지려고 수술한 만큼, 만족도가 높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게 수술 전보다 코가 더 퍼지며 주저앉는 코퍼짐 현상이다. 이같은 현상은 상악절단 시 코를 지지해주는 연골인 비중격연골의 하단부가 절개되므로 코가 주저앉아서다. 이를 놓고 코가 퍼졌다고 말하는 것이다.
양악수술을 진행하는 도중 상악(위턱)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절골하게 되면 주변에 있는 근육 및 골막 등도 함께 올려줘야 한다. 수술하기에 용이하게 상악뼈를 노출시키려면 근육, 골막, 콧구멍, 코바닥, 인대까지 들어올려야 한다. 이 때 콧방울 부위를 포함해 코 전체 길이중 약 3분의 1까지 아래쪽을 들어올리게 된다. 인대는 코를 제자리에 잡아주는 역할을 하므로 양악수술 후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코가 넓어지는 코퍼짐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코퍼짐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들마다 각각 노하우를 갖고 있다. 대부분 콧방울 내부를 실로 봉합, 근육을 움직이지 않게 만든다. 근육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코퍼짐 현상을 예방하는 것이다.
최봉균 지앤지성형외과 원장은 “성형전문의라면 양악수술 후 코퍼짐을 예방하기 위해 제각기 노하우를 갖고 있으므로, 양악수술 전문의에게 수술받는다면 코퍼짐 자체는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다만 코를 모아주는 방법에 따라 돼지코처럼 코가 들려 보이는 등 어딘가 어색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