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은 성형 사실을 밝힐 때 꼭 “속눈썹이 눈을 찔러 안과에서 쌍꺼풀수술을 받았다”고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괜히 성형수술을 의료 목적에서 받았다고 핑계를 댈 때 안과 이야기를 꺼내며 둘러댄다.
흔히 쌍꺼풀수술은 성형외과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 눈 건강을 생각한다면 안과에서 쌍꺼풀수술을 받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눈이 다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눈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을 갖춘 안과 전문의에게 수술을 받으려는 환자도 증가세다. 미국의 경우 쌍꺼풀수술 등 안수술은 안과 의사가 집도하는 케이스가 적잖다. 안과시술은 물론 눈과 관련된 전문적인 진료가 가능한 게 장점이다.
안성형은 안구 주위의 안와·누도(눈물길)·안검 미용수술, 선천성 기형·기능 개선 수술, 외상 등을 총체적으로 포함한다. 이 중 대표적으로 알려진 게 쌍꺼풀수술이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눈 아래위로 처지고 불룩해진 피부와 지방을 제거해주는 안검성형술도 인기를 얻고 있다.
쌍꺼풀수술은 많은 사람들이 흔하게 시행하는 만큼 가벼운 ‘시술’ 쯤으로 여기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까다로운 수술이다. 예컨대 가장 간단한 쌍꺼풀수술로 여겨지는 매몰법조차 잘못 시술할 경우 각막이 손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실 성형외과나 안과에서 시행하는 쌍꺼풀수술 방법에는 차이가 없다. 어느 곳을 선택하든 의사의 손이 얼마나 정교하고 빠른지, 수술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지, 미적 감각을 갖추고 환자가 원하는 사항과 어떻게 절충하는지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다만 성형외과보다 안과가 유리한 케이스는 분명 존재한다.
가령 △안검하수 △덧눈꺼풀 △안구건조증 환자의 쌍꺼풀수술 △녹내장수술을 받은 환자의 쌍꺼풀수술 △노년기 쌍꺼풀성형 등은 안과에서 받는 게 유리하다.
안검하수는 가벼운 정도라면 성형외과에서 수술하는 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심한 안검하수는 대체로 성형외과에서 수술하는 것을 꺼리기 마련이다. 수술 자체가 어렵고 시간도 길기 때문이다.
김부기 온누리스마일안과 원장은 “선천적 안검하수를 가진 사람은 아예 눈꺼풀을 뜨지도 못하기도 하는데, 이런 케이스는 약시를 유발할 수 있어 시력발달이 저하돼 응급으로 바로 수술해야 한다”며 “심한 안검하수는 보통 대학병원 안과에서 수술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검하수 수술을 받은 사람은 수술 후 세심하게 경과를 관찰해야 하고, 각막을 잘 살펴봐야 하는 만큼 안과에서 받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과에서 쌍수(쌍꺼풀성형의 약어)했다’는 사람은 대개 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덧눈꺼풀’이었던 바람에 의료 목적에서 수술받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속눈썹이 눈을 찔러 눈물을 자주 흘리거나 눈이 충혈돼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
김부기 원장은 “눈꺼풀 피부나 근육의 비정상적 주름에 의해 속눈썹이 눈동자를 찔러 눈동자에 상처와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덧눈꺼풀(부안검)이라고 한다”며 “동양인 영유아에서 흔히 발견되는데, 일부에서는 나이가 들면서 완화되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안구가 손상돼 인해 시력장애가 예상되는 경우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안검으로 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경우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속눈썹을 뽑아주면 되지만, 심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속눈썹 찔림으로 눈이 자극을 받는다면 우선 안과에서 원인을 진단하고 이후 관련 시술은 안과 또는 성형외과에서 받으면 된다.
부안검은 주로 아랫눈꺼풀에 흔하지만 윗눈꺼풀에도 생길 수 있다. 속눈썹 찔림은 주로 코 쪽에 발생한다. 아랫눈꺼풀에 부안검이 생긴 경우 여분의 눈꺼풀과 근육 일부를 절제하고 회전 봉합해 속눈썹이 바깥쪽으로 향하게 만든다.
윗눈꺼풀에 증상이 있다면 쌍꺼풀수술로 속눈썹이 바깥쪽으로 자연스럽게 밖으로 향하도록 만든다. 만약 몽고주름이 심하고 눈꺼풀이 처졌다면 눈앞머리에서 속눈썹이 눈을 찌르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앞트임을 병행하면 속눈썹 찔림이 개선됨과 동시에 전보다 시원한 눈매로 거듭날 수 있다.
덧눈꺼풀은 성형외과에서도 충분히 교정할 수 있지만 시력관리를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안과를 고려해보는 게 좋다. 성형외과는 대개 외적 변화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는 반면 안과는 세극등현미경을 갖춰 찌르는 속눈썹이 제대로 제거됐는지, 각막에 다시 닿지는 않는지 여부를 세세히 따져볼 수 있다. 안과 장비가 없는 성형외과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수술 전후 난시 관리, 안경처방, 관리 등을 따져본다면 성형외과보다 안과에서 교정치료를 받는 게 두 번 움직이지 않아도 돼 유리하다.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웬만하면 안과에서 수술받는 게 좋다. 최근 가장 선호되는 쌍꺼풀수술법인 매몰법은 실을 눈꺼풀로 통과시켜 검판에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라인으로 만든다.
김부기 원장은 “매몰법을 쓰는 경우 안쪽 눈꺼풀 쪽으로 실이 돌출되기도 하는데, 자칫 각막에 상처를 유발할 수 있다”며 “돌출된 실이 묻히기도 하지만 안구건조증이 심한 사람은 각막이 약해 이물감이 느껴지는 등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과에서는 수술 전 현미경검사를 시행하는 만큼 실의 돌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안전하다”며 “더불어 안구건조증 여부를 미리 알면 수술 후 눈꺼풀이 지나치게 뜨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눈이 시리지 않도록 눈꺼풀을 덜 잘라낼 수 있는 등 맞춤성형이 시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녹내장 수술을 받은 사람도 안과를 택하는 게 좋다. 녹내장수술은 결막 쪽으로 방수가 빠질 수 있도록 물주머니를 만들어 놓는다. 그런데 쌍꺼풀수술 중 지방을 빼거나 세게 누르는 과정에서 이 주머니를 건드려 다칠 우려가 있다. 안과수술을 받은 사람은 웬만하면 안과에서 미용성형을 받는 게 유리하다.
최근 동안이 강조되면서 중장년층, 노년층도 성형수술로 외모를 업그레이드하려는 분위기다. 노인의 쌍꺼풀수술은 피부조직을 젊은사람보다 많이 잘라내는 게 특징이다. 이때 흔하지는 않지만 각막을 눌러 난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안과에서는 이같은 가능성을 고려해 수술 정도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부기 원장은 “쌍꺼풀수술은 생각보다 간단한 ‘시술’이 아니며 미용적인 부분과 기능적인 면까지 고려해야 하는 까다로운 수술”이라며 “수술에 앞서 기본적인 시력검사, 눈물량, 안검하수 여부, 지방 및 근육의 양, 눈썹과 피부 처짐 정도 등을 꼼꼼히 파악해 진행해야 만족도 높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