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산모의 혈액검사만으로 태아의 유전성 근육병인 ‘듀센형 근이영양증’을 예측할 수 있는 검사법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최초로 개발됐다.
듀센형 근이영양증은 X염색체 열성 유전질환이다. 가계에 확진 환자가 있고, 엄마가 보인자(保因者)인 경우 다음에 임신된 남자아이가 이 병을 가질 확률은 50%에 이른다.
기존에는 임신 12~20주에 융모막검사나 양수검사로 질환 유무를 알 수 있었다. 다만 길다란 관을 자궁에 삽입하거나 긴 바늘을 배에 찌르는 검사 방식으로 산모들의 부담이 컸다. 100명당 0.5~1명꼴로 유산의 위험이 있고, 반복시행이 어려운 게 단점이다.
연구팀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을 활용해 산모의 혈액에 섞여있는 극소량의 태아 유전자를 분석했고, 이중 듀센형 근이영양증의 원인 유전자인 디스트로핀 유전자의 이상 유무를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으로 산모 혈액에 존재하는 태아의 유전자를 예측하는 산전진단법은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다.
채종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듀센형 근이영양증과 유사한 유전양식을 보이는 다른 X염색체 열성 유전질환의 산전 진단에까지 확대 적용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관련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화학회지(Clinical Chemistry (IF: 7.768)) 6월호에 게재돼 미국 및 유럽 유전학회에서 연구자들로부터 호평받았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융합형 산학연병 공동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