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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피부트러블’, 혹독한 신고식? … 물갈이가 원인일지도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7-06 09:49:17
  • 수정 2015-07-08 19: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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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마다 환경에 적응된 면역체계 달라 익숙치 않은 물 성분과 병원균에 노출시 ‘물갈이’

[이미지1]중국 베이징에서 2년째 유학하고 있는 여대생 심모 씨(25)는 평소 ‘세수하는 물’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그는 “세수하는 물이 바뀌면 얼굴에 고름이 찬 작은 뾰루지가 잡힌다”며 “유학뿐만 아니라 국내서도 집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놀러가면 종종 놀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물에는 석회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는 얘길 들었다”며 “처음에는 머리를 감거나 세수하면 많이 뻑뻑하고 뭔가 푸석한 느낌이 들더니 트러블이 심해졌다”고 덧붙였다.

유학생 중 갑작스러운 ‘피부트러블’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잖다. 아무리 피부가 좋았던 학생이라도 갑자기 피부가 뒤집어졌다며 고민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처음에는 스트레스라고 생각하지만 출국 직후 이같은 일이 생겼다면 ‘물갈이’를 의심해볼 수 있다. 해외에 오래 체류하다보면 한번쯤 겪을 수 있는 일이다. 해외여행객, 유학생 등이 10명 중 7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물갈이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자신이 사는 지역이 아닌 다른 곳의 물이 몸에 맞지 않아 탈이 나는 경우를 맗나다. 보통 설사를 일으키는 복통의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심한 경우 피부도 뒤집어지는 이른바 ‘피부 물갈이’를 겪게 된다 이때 생긴 피부트러블은 모공에 악영향을 미친다.

유학생들은 한국과는 다른 기후, 식생활 등으로 신체의 균형을 잡기가 어렵다. 시차 적응에 따른 생체리듬의 불균형, 바뀐 생활환경, 음식까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처음 유학길에 올라 잦은 식체, 변비는 물론 피부트러블로 고생한 경험을 다들 한번쯤은 가지고 있다. 피부의 대표적인 작용인 호흡작용, 배설작용, 체온작용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예민한 타입일수록 피부트러블은 생기기 마련이다.

이는 비단 유학뿐만 아니라 국내서도 ‘지역’이 바뀌면 일어날 수 있는 문제다. 심 씨는 “여기 유학생들은 대부분 씻는 물은 그냥 쓰고, 먹는 물은 생수를 시켜서 먹는 편”이라며 “수돗물 끓여서 먹으면 된다고 하지만 그래도 찝찝하니까 거의 생수를 사 마신다”고 덧붙였다.

피부가 예민하거나 아토피를 가진 학생 중에는 석회 성분 때문에 연수기를 달아 쓰는 사람도 있다.

필리핀에 어학연수를 다녀온 대학생 백모 씨(24)는 “섬나라일수록 식수에 석회 함유량이 높다는 말을 들었다”며 “실제로 필리핀에서 설거지를 하고 마른 행주로 문질러주지 않으면 그릇에 하얗게 석회 테두리가 낀다”고 말했다. 유럽도 물에 석회질이 포함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갈이는 꼭 해외여행 등 장거리 여행에서 나타나는 게 아니다. 동네 음식점이나 가까운 친척집에서도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균에 노출되면 같은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물은 다 같아 보이지만 미네랄 햠유량이 제각각이다. 이에 따라 체내 밸런스가 망가지면 배탈, 무력감, 피부트러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물갈이는 자신의 장에 익숙하지 않은 성분 및 균이 들어 있는 물을 먹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혹 물갈이 증상은 ‘체질 탓’으로 보는 사람도 있는데 전혀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사람마다 외부 환경에 적응된 면역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이같은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수많은 미생물 중 병원성 미생물은 사람과 접촉하면 인체에 침입해 질병을 만든다. 이때 우리 몸은 이에 대한 면역체계를 동원, 건강을 지키려 애쓴다. 이를 풀이하면 살아가면서 접촉하는  공기, 물, 토양, 음식 등 모든 외부 환경에 적응해 가면서 면역력을 형성한다는 의미다. 해외여행 시 현지인은 마셔도 전혀 탈이 없는 물을 한국 사람이 마시면 탈이 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어느 정도 적응 기간을 거치며 몸이 해당 지역의 환경에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물갈이에 대한 특별한 대책은 없다. 스스로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키며 병원균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게 절대적인 예방법이다. 물은 웬만하면 생수를 사 마시는 게 좋다.

수돗물을 바로 마시지 않더라도 양치질을 하거나 샤워할 때 몸이 흡수하게 되는 물의 양이 상당한 편이므로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어느 정도 적응될 때까지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대도시 수돗물의 위생관리 수준이 매우 높은 편이다. 서울시의 경우 높은 수준의 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어 서울 시민이 다른 지역의 물을 접하면 익숙치 않은 구성분과 미생물로 면역력이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만약 물갈이로 피부발진이 일어났다면 연고를 함부로 바르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게 우선이다. 세안할 때 마지막 헹구기는 생수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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