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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는 채소? 과일? … 설탕보다는 소금 뿌려 드세요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7-06 09:15:18
  • 수정 2020-09-14 12: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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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코펜, 성호르몬 활성·전립선 건강유지 도움 … 덜 익은 것엔 솔라닌 포함, 위산과다증환자 과다섭취 주의
‘토마토가 빨갛게 익을수록 의사는 얼굴이 퍼렇게 질린다’는 영국속담이 있을 정도로 토마토는 기능성 물질이 풍부한 건강채소로 꼽힌다. 최근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발병으로 면역력을 높여주는 데 좋다고 알려져 매출이 급증하기도 했다.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일까지 토마토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동기 대비 약 85%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토마토의 제철은 여름이지만 비닐하우스를 통해 1년 내내 재배가 가능하다. 파스타의 고향인 이탈리아 요리를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지만 토마토를 요리의 재료로 사용한 것은 오래전 일이 아니다. 남미가 고향인 토마토가 유럽으로 전해진 것은 16세기 초다. 토마토가 처음 소개될 때는 토마토를 우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관상용 등으로만 재배했다. 이는 감자의 싹에 함유된 솔라닌 성분이 토마토에도 들어 있어 동물들이 상한 토마토를 먹고 쓰러지는 모습을 사람들이 보았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인 채소는 겉과 속이 다르지만 토마토는 모두 빨간색이라 성스럽지 못하다고 여겼다. 

1839년 나폴리의 귀족이었던 카발칸티에 의해 토마토는 파스타의 요리 재료로 처음 들어갔다. 이전까지 파스타에는 아무런 소스없이 간단히 치즈가루만 뿌려 먹었다. 천대받던 관상용 토마토가 일부 용기있고 도전적인 사람들에 의해 점차 널리 알려진 것이다.

서양에서 먹기 전부터 이미 중국, 한국 등 동아시아권에서는 토마토를 먹고 있었다. 동양에서는 일년감, 남만시, 오란다나스 등으로 불렀다. 당시 토마토는 감과 비슷한 맛이 나 이같은 이름이 붙어졌다. 조선시대 광해군 시절 이수광이 지은 ‘지봉유설’에 토마토의 이름인 남만시가 기록된 것으로 볼때 국내에는 그 이전에 전래된 것으로 짐작된다.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토마토는 익지 않았을 때 따 유통과정에서 익히는 미숙 품종이 대부분이다. 완전히 익힌 후 수확하는 완숙 품종도 있다. 최근에는 한알 무게가 20g 전후인 방울토마토가 한 입에 먹기 좋아 인기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먹는 방울토마토는 일본에서 개발한 ‘꼬꼬’ 품종이다. 대추 모양으로 길고 과육이 단단하며 당도가 높다. 

토마토 색깔은 노란색, 자주색, 주황색, 흑색 등 다양하다. 붉은 색이 아닌 토마토가 영양적으로 부족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슈와츠 박사팀은 연구를 통해 오렌지색 토마토의 리코펜 체내 흡수율이 붉은 색 토마토보다 약 2.5배 높다고 밝혔다. 붉은색 토마토는 오렌지색에 비해 리코펜이 풍부하지만 오렌지색의 리코펜이 좀 더 인체가 흡수하기 쉬운 성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색깔의 토마토는 유전자 조작이 아닌 품종개량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건강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품종개량은 한 품종에 속하는 식물을 교배해 새로운 형질의 식물을 만드는 방법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몰라 우수한 형질이 나올 때까지 무수히 많은 교배를 통해 잡종을 만들어낸다. 최근에는 유전공학의 발달로 새로운 품종개발이 쉬워졌다. 

유전자조작으로 개발된 토마토는 1994년 미국 칼진이 ‘무르지 않은 토마토’가 최초다. 유전자조작된 대두, 옥수수 등은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지만 토마토는 아직까지는 재배는 물론 유통도 금지돼 있다. 유전자조작으로 어떤 부작용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이유 때문이다. 유해성이 명확히 검증되지 않았으며 전문가 사이에서도 찬반논란이 팽팽하다. 

유럽권에서 토마토는 과일로 분류하지만 미국에서는 법적으로 채소로 취급하고 있다. 이는 수입산 과일에는 관세를 매기지 않는다는 미국 연방법의 영향이 크다. 1800년대 유럽에서 토마토가 대량으로 들어오자 미국 정부는 자국 토마토 농가를 지키고 관세도 받기 위해 토마토를 채소로 구분했다.

1887년 토마토 수입상이었던 닉스 일가는 뉴욕주 세관원이었던 헤든을 대상으로 그동안 토마토를 수입하면서 냈던 세금을 다시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을 제외한 나라에서는 토마토를 과일로 취급하는데, 미국은 세금때문에 억지로 채소로 분류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결결과 ‘토마토는 식사 중 먹으며 후식으로 먹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워 가지, 오이, 호박 등과 함께 토마토를 공식적으로 채소로 정했다. 

한국에서도 토마토는 채소로 분류된다. 국내에서 과일은 목본성 식물의 열매를 가리키며, 토마토 등 초본성 식물의 열매는 채소로 구분한다. 딸기, 수박 등도 공식적으로는 채소지만 익숙함의 문제로 대개 과일로 취급한다. 

토마토는 일반적으로 빛깔이 선명한 것을 고르는 게 좋다. 모양은 둥근 원형에 가깝고 단단하고 묵직하며 꼭지 부분이 짙은 녹색을 띠는 게 싱싱하다. 보관할 때는 통풍이 잘 되는 신선한 곳에 둬야 한다. 덜 익은 토마토를 냉장고에 넣으면 후숙되지 않아 실온에 두고 먹어야 한다.

덜 익은 토마토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물질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 상태를 확인하며 먹어야 한다. 솔라닌은 복통, 설사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흠집난 토마토는 대장균, 살모넬라균 등이 번식하기 쉽다. 토마토는 찬 성질의 채소로 평소 위장이 차 고생하는 사람은 과다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초록빛의 씨앗을 잘못 먹으면 가려움, 천식, 아토피피부염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위산과다증을 않고 있는 사람은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토마토에 함유된 카로티노이드는 항산화 효과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성분 중 토마토의 붉은색을 내는 리코펜은 성호르몬 활성과 전립선 건강유지 등 정력에 관련된 기능에 효과가 좋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은 40~70세 남성 약 4만7000명을 대상으로 6년간 추적조사한 결과 토마토 요리를 일주일에 10번 이상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약 4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술, 담배를 즐겨하는 사람이 토마토를 먹으면 폐암 발생률이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리코펜은 지용성 영양소로 기름에 잘 녹아 나온다. 조리할 때 기름이나 지방을 다량 함유한 식품을 이용하면 흡수율이 높아진다. 토마토를 익히면 세포가 조밀하게 파괴돼 영양분 유출이 많아진다. 즉 삶고 갈아마시면 흡수율이 증가한다. 

토마토에 설탕을 뿌리면 토마토의 비타민B 성분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며 혈당도 높아진다. 반면 소금을 뿌리면 단맛도 나면서 비타민C 산화가 억제되고 세포의 에너지대사 활동이 활발해진다. 토마토에 많이 들어 있는 칼륨은 몸 속 노폐물을 처리하고 뇌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쓰인다. 세포의 기능은 몸속 칼륨과 나트륨의 양이 균형을 이뤄야 원활해진다. 토마토를 먹으면 몸속 칼륨 농도만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나트륨이다. 소량의 소금이 건강식품 토마토의 효능을 높이는 것이다.

토마토 100g의 열량은 14㎉로 같은 양의 밥(148㎉)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적어 다이어트식품으로 적절하다. 식사 전에 토마토 한 개를 먹으면 수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이 생기므로 과식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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