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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애플·바나나 지고 망고·아보카도 뜨고 … 열대과일 세대교체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6-30 16:31:05
  • 수정 2016-02-12 13: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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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아세안 FTA 이후 국내 대량 유입, 전년 대비 14% 증가 … 건과일, 소량으로 영양소 보충

망고, 파파야, 망고스틴 등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열대과일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해마다 이색과일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 올해 빙수업계 최대 인기상품은 망고로 5년간 수입량이 약 10배 늘어났다.

2007년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ASEAN, 아세안)의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FTA)이 체결되면서 대형마트 등에선 이전까지 보기 힘들었던 열대과일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대표적인 열대과일이었던 파인애플·바나나 외에 망고스틴, 구아바, 파파야, 망고 등이 수입돼 열대과일 판도를 바꾸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조사한 열대과일 판매량에 따르면 전년 동기대비 약 14.5%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기존 열대과일의 신장률은 저조한 반면 이색과일들의 판매가 급증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희귀과일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높아지면서 수입 열대과일 종류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지난해 여름철 빙수시장에서 곱게 간 얼음에 국내산 팥과 인절미 등의 떡 고물을 올려 달콤하게 즐기는 전통 팥빙수가 강세였다면, 올해 빙수 신메뉴 출시에 가장 핫한 키워드는 바로 열대과일 망고다. 망고를 통째로 올려 달짝지근한 열대과일 본연의 맛을 살린 망고 빙수부터 다른 재료와 결합해 색다른 조합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한 빙수까지 망고를 주재료로 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최근 국내 망고 수입량은 2011년 약 9337t에서 지난해 약 1만9491t로 최근 5년간 수입량이 약 10배 급증했다.

망고는 열대과일 중 생산량 1위를 차지한 열매로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열대과일 중 하나다. 나무 한 그루당 최대 약 2만9000개까지 수확이 가능하다. 아프리카나 인도 등에서는 망고를 먹으며 배고픔을 달랠 정도로 값이 저렴하다. 길쭉한 달걀형으로 품종마다 크기는 차이가 있다. 과육은 노란색이며 즙이 많다. 열매 당 씨는 하나로 약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쉽게 상해 국내로 들어오는 생 망고는 현지에서 먹는 것과 맛도 다르도 가격도 비싸다. 그나마 말린 것이 값이 저렴하고 맛의 차이도 덜하다. 망고를 설탕물에 이틀간 불리면 통조림에서 꺼낸 것처럼 맛과 모양이 변하는데, 현지 망고와 비슷한 맛을 낸다.

최근 망고 품종 중 하나인 애플망고가 국내로 들어와 관심을 끌고 있다. 사과처럼 붉은 빛을 띠며 새콤달콤한 맛을 지녔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점이나 빙수점에 신상품으로 진열돼 판매되고 있다. 검은 빛의 흑망고도 사람 얼굴만한 크기와 달콤한 맛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아직 수입량이 적어 가격이 비싼편이다.

망고스틴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사랑한 과일이라 알려져 ‘과일의 여왕’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망고와는 이름만 비슷할 뿐 모양과 맛이 완전히 다르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원산지이며 현지에서는 망기스라 부른다. 태국에서는 망쿳으로 통한다. 동남아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자라지 않으며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나무를 심고 최소한 6~8년은 기다려야 돼 재배하기 매우 까다로운 과일 중 하나다. 한 그루당 생산량이 다른 열대과일보다 상대적으로 많아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외형은 보라색에 가까운 자주빛의 단단한 껍질에 둘러싸여 있다. 맛은 적당히 달면서도 시원한 청량감을 갖고 있어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거부감없이 쉽게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수입되는 냉동 망고스틴은 현지에서 팔리는 것보다 맛이 현저히 떨어진다. 과육이 갈변하고, 맛도 변형돼 단맛과 청량감은 사라지고 신맛만 남는다. 국내에서 팔리는 망고스틴을 먹은 사람들은 이게 왜 과일의 여왕이냐며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보존기술이 점차 발달해 본래의 맛을 가진 망고스틴도 점차 늘고 있지만 아직도 현지의 것과 비교할 때 부족하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대형마트에서 냉장 망고스틴을 판매하고 있다. 한 박스(15개입) 당 2만원 중반대의 가격을 달고 팔려 개당 약 1500원 정도이다. 6~8월이 제철이며 다른 계절엔 망고스틴을 구하기 힘들다. 망고스틴 즙은 착색력이 강해 옷이나 수건 등에 묻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망고스틴이 과일의 여왕이라면 두리안은 ‘과일의 왕’이라고 불린다. 동남아 전역이 원산지이며 특유의 향 때문에 ‘천상의 맛, 악마의 냄새’를 가진 과일로 평가받기도 한다. 냄새가 워낙 고약해 동남아시아의 일부 호텔, 지하철, 공항 등에서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1856년 두리안을 맛본 영국의 자연학자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는 “아몬드로 향을 낸 진한 커스터드라고 표현하는 게 맞지만 크림치즈, 양파 소스, 셰리와인 등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음식물을 떠올리게 만드는 향이 간혹 나서 진미라 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껍질은 작고 단단한 돌기로 뒤덮혀 망치 등을 이용해 깨뜨려야 한다. 열매 안은 만지면 문드러질 정도로 부드럽다. 속살은 노르스름한 흰색에서 붉은색에 이르기까지 종에 따라 다양하다. 씨도 삶거나 튀겨 먹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인은 식사 후 반드시 파파야를 먹는다. 다른 나라로 건너와 생활하는 인도네시아인은 한동안 파파야를 먹지 못해 금단증상을 겪을 정도다. 파파야에는 파파인, 키모파파인 등 소화효소가 풍부하다. 이들은 육류연화제, 소화제 등으로 사용된다. 파파야는 아삭하거나 상큼한 다른 과일과 달리 부드럽고 느끼한 맛이 난다. 일반적으로 반으로 잘라 씨를 제거한 다음 숟가락 등으로 긁어 먹는다. 태국에서는 파파야를 이용해 쏨땀이라는 샐러드를 즐겨먹는다. 달콤한 과일 샐러드고 착각하기 쉽지만 야채무침에 가깝다. 태국인에게는 고향을 떠오르게 하는 음식 중 하나로 향신료도 거의 들어가지 않아 외국인도 어렵잖게 먹을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파파야잎에 항암성분이 함유됐다고 밝혀졌지만 명확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아보카도는 과일 중 영양소가 가장 풍부해 ‘숲의 버터’, ‘숲의 햄’ 등으로 불린다. 미국 영양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아보카드에는 섬유질, 비타민E·K, 마그네슘, 칼륨 등이 풍부해 음식량을 줄이지 않고도 체중을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성분은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감소시키는 효능을 갖고 있다. 다른 과일과 비교해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아 달콤한 맛보다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질감은 멜론이나 바나나와 비슷하다. 너무 익어버리거나 오래 보관할 경우 쓴맛이 나 구입시 곧바로 먹는 게 좋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아보카도는 약 487만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약 57.5% 늘었다. 주로 미국과 뉴질랜드에서 수입되는 아보카도는 각종 소스, 샐러드 재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말린 열대과일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건과일은 소화흡수가 잘 되지 않거나 영양섭취가 불균형한 사람이 먹으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두뇌를 많이 사용하는 수험생, 성장기 청소년, 몸이 약한 노인 등이 꾸준히 먹으면 비교적 적은 양으로도 충분히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 건과일은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건조시켜야 한다. 자외선은 영양소를 파괴할 수 있어 직사광선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 과일은 공기 중에 보관할 경우 수분을 쉽게 흡수해 빈병이나 통에 밀폐시켜야 한다.

건과일에는 비셀룰로오스 섬유질이 과다 함유돼 끈끈한 캔디처럼 치아에 당분을 끌어 모은다. 따라서 건가일을 먹은 뒤에는 양치질을 하거나 치실을 이용해 입안 이물질을 깨끗히 제거하는 게 좋다. 건과일은 수분이 없어 같은 양의 생과일보다 많은 열량을 갖고 있다. 포도의 경우 신선한 포도보다 열량이 약 8배 높다. 하지만 과일에 설탕을 더하지 않은 말린 베리류라면 당분 함량을 걱정하지 않고 먹어도 된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이 지난달 생과일을 말린 ‘과일 칩’ 판매량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시간의 약 6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칩 형태는 아니더라도 말린 과일도 약 2배 이상 많이 팔렸다. 얼린 과일도 지난해 동기 대비 약 20%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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