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감염병 예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 시 감염병 예방에 있어 주의해야할 사항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확실한 예방법 중의 하나는 여행 전 미리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메르스나 에볼라 등 일부 감염병에 대한 예방 백신은 비록 아직 없지만, 대다수의 감염병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대부분의 해외여행자들이 여행 전 예방 접종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며, 나라별로 반드시 접종해야할 예방접종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다가올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 시즌을 앞두고 해외여행 시 나라별 필요한 예방백신 접종을 비롯해 감염병 예방 및 대처를 위한 안전 건강수칙에 대해 중앙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정진원 교수와 최성호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해외여행 시 일반적으로 필요하거나 가능한 예방 백신 접종에는 A형간염, 장티푸스, 수막알균, 수두, 홍역-풍진-볼거리, 광견병, 황열, 폴리오, 인플루엔자 등이 있다.
이들 예방 백신은 자신이 여행하고자 하는 나라에 맞춰 병원에서 적절한 상담을 통해 사전에 접종이 가능하다.
실제로 중앙대병원을 비롯한 종합병원에서는 ‘여행의학클리닉’을 운영하며, 해외여행객을 위한 진료상담을 통해 예방백신접종을 비롯해 여행 전의 건강검진, 여행 시 필요한 각종 건강정보 제공 및 상비약품 처방, 귀국 후의 후속 진료 등을 통하여 해외여행 시 발생 할 수 있는 건강상의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대처 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행 출발 4~6주 전에 병원에 여행의학클리닉을 미리 예약 방문하시어, 전문의사와의 상담 및 건강검진을 하게 되는데, 건강검진은 단기 여행인 경우 기본적인 검사들이 시행되고, 장기 체류인 경우 정밀종합건강검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진원 교수는 “이후 건강검진의 결과, 여행 목적지, 여행 기간에 따라서 예방 접종, 각종 질환 및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 및 안내서, 여행자 상비약 처방, 영문 진단서(필요한 경우)등을 발급받고, 귀국 후 발열 등 건강 이상 발생 시 후속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 지역을 여행할 때 도시를 벗어나거나 장기 체류할 경우 장티푸스 예방 백신 접종을 하고 여행 전 말라리아 약을 복용해야하며, 이들 지역에서 동물과 접촉이 많을 것이 예상되는 경우나 한 달 이상 장기간의 여행을 하는 경우에는 광견병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홍역이나 수두에 면역이 없는 경우에도 이에 대한 접종 또는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
유럽이나 미국, 사하라 사막 이남의 중부 아프리카 지역이나 중동의 시골지역을 여행 또는 장기 체류하는 경우나 게스트하우스, 유스호스텔 같이 여러 사람이 같이 쓰는 숙소를 이용하는 경우 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
이들 예방 백신은 접종을 하고 3~4주쯤 지나야 병에 대항하는 항체가 최고치에 도달하기 때문에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준비한다면 지금 서둘러 접종을 할 필요가 있다.
같은 병원 최성호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기존 예방 백신이 최근 유행하고 있는 메르스나 에볼라 등 모든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사전에 백신으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질환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외여행 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여행 전 병원 여행의학클리닉을 찾아 건강상담을 통해 적절한 예방접종 및 철저한 사전 예방 준비를 한다면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으로부터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