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양의 계절이다. 사실 이 시기가 아니라도 ‘정력에 좋다’는 음식은 사시사철 인기를 끈다. 흔히 미꾸라지, 장어, 복분자 등을 정력에 좋은 음식으로 꼽는다. 추어탕과 장어에는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이 있어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오줌을 누면 요강을 깬다‘는 복분자나 삼계탕 등도 예로부터 몸이 허한 사람에게 최고의 보양식으로 꼽힌다.
미국의 남성잡지 멘즈헬스 최근호는 이와 관련, 연령대별 ‘스태미너 강화 음식’을 선보였다.
우선 왕성한 20대는 성적으로는 몸과 마음이 가장 왕성하고 힘이 넘치는 시기다. 하지만 힘만으로는 ‘부족한 2%’를 채울 수 없는 법. 철부지 20대 남성은 달걀, 샐러리,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권한다.
계란에는 비타민 B1이 풍부하다. 이들 음식은 ‘내가 잘할 수 있을까’하는 사전 스트레스를 줄이고, 성적 충동을 유지시키는 데 좋다. 조루를 막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샐러리는 입안에서 안드로스테논과 같은 향긋한 냄새 입자를 발산한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엔 근육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게 하고 성욕을 높여주는 칼슘과 인이 풍부하다.
30대는 보통 2세를 만들어야 하는 인간의 본능에 충실해야 하는 시점에 접어든다. 이들에게는 호두, 동물의 간, 복숭아를 추천한다. 흡연, 대기오염, 유독물질 등은 정자에 악영향을 끼쳐 태아기형 발생률을 높인다. 이런 경우 ‘호두’는 돋보이는 식품이다. 정자를 건강하게 하고 유영을 빠르게 해주는 셀레늄의 가장 좋은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또 호두에는 유해산소로부터 정자를 보호하는 항산화물질인 비타민E가 풍부하다.
동물의 간에는 비타민A가 가득하다. 동물실험에서 비타민A의 공급량이 적으면 정자수가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은 또 훌륭한 아연 공급원이기도 하다. 남성이 사정할 때마다 5㎎의 아연을 몸밖으로 배출하는데 이는 하루 아연 요구량의 3분의 1에 달한다. 복숭아는 오렌지와 함께 비타민C의 좋은 공급원이다. 비타민C를 하루 200㎎ 이상 섭취한 사람의 정자수는 덜 먹는 사람에 비해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마늘도 빠질 수 없다. 마늘은 이미 과거부터 여러 국가에서 최음제로 알려져 사랑을 증진시키고 욕망을 일깨운다고 알려져 있다. 콜레스테롤을 줄여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며, 혈관을 깨끗하게 한다. 또 마늘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당뇨병 증상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중년 이후 남성의 발기기능을 지켜주기도 하며 마늘에 함유된 스코르디닌 성분이 음경해면체를 충만하게 해준다. 이집트,중국, 일본, 로마, 그리스 등에서 정력제로 사용돼왔다. 무엇보다 통마늘의 효력이 크다. 만약 마늘의 효능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하루에 적어도 세 쪽 이상의 마늘을 먹고,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어야 효과가 좋다. 익혀 먹을 경우, 10분 이상 익히지 말 것.
‘문제’가 시작될 무렵의 40대에겐 블루베리, 시리얼, 초콜릿 등이 권장됐다. 티아민(비타민B1), 리보플라빈(비타민B2) 등이 첨가된 시리얼은 체내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고 신경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신경계의 고장이 없어야 성관계 도중 성적 자극과 즐거움이 유지된다. 니아신이 첨가된 시리얼도 괜찮다. 이들 비타민은 성적 절정감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초콜릿도 ‘섹스 푸드’로 꼽힌다. 카사노바가 굴 다음으로 즐겨먹었던 음식은 초콜릿이다. 그는 초콜릿이 성적 흥분을 가져온다고 믿었으며 여인들에게 초콜릿을 대접하며 사랑을 속삭였다. 신비의 제국인 아스텍의 황제 목테수마 2세는 하루에 초콜릿을 50컵씩이나 마셨다.
초콜릿은 인간에게 기쁨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엔도르핀 분비를 자극하고, 소량의 카페인이 함유돼 각성 효과를 나타낸다. 또 초콜릿 속 트립토판은 정신적 각성 상태를 만드는 세로토닌을 만들어 사람을 황홀하게 느끼도록 한다. 스페인에서는 과거부터 초콜릿을 ‘위를 따뜻하게 하고, 숨을 향기롭게 하며, 무엇보다 성욕을 자극한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서양 세계는 초콜릿을 강력한 최음제로 여겨왔다는 것을 알수 있다.
요즘은 50대 남성들도 매우 활발한 성생활을 한다. 옛 전성기의 뜨거운 밤을 이어가려면 기름기가 없는 스테이크, 조개, 굴이 도움이 된다.
붉은 고기는 순간적인 힘을 발휘하는 데 효과적이며 단백질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분비를 증가시켜 성관계 시 민감도를 높여준다. 또 붉은 쇠고기를 즐겨 먹으면 무엇보다도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증가하고 성기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남성의 정력을 감퇴시키는 성호르몬 결합 글로불린(SHBG, sex hormone-binding globulin)의 생산이 억제된다.
양질의 단백질과 아연이 많이 함유된 해산물에는 ‘성생활 미네랄’로 알려진 아연이 풍부해 불타오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세기의 바람둥이인 카사노바도 즐겨먹었다. 굴은 카사노바를 여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매력적인 남성으로 만들어줬다. 그는 ‘굴에는 최음 효과가 있으며 사랑의 전희와 사랑의 유희에 최고의 음식’이라고 극찬했다.
굴에는 다량의 철분과 아연 성분이 함유돼 있다. 불임 남성에게 아연을 공급하면 정자수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굴을 많이 먹으면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된다. 카사노바는 매일저녁마다 굴을 먹어 여성들을 유혹했고, 나폴레옹도 전쟁터에서 굴을 즐겨 먹었으며, 독일의 비스마르크도 잠자리에 들기 전 굴을 먹어치웠다.
문제는 이러한 음식만 먹으면 ‘만사 오케이’라고 맹신하는 것이다. 아무리 몸에 좋다 하더라도 음식은 음식일 뿐, 영양소 덩어리가 아니다. 물론 영양학자와 미디어에서는 식재료 속에 들어 있는 성분을 찾고, 그 성분이 체내에서 내는 효과를 이어 붙여 효능을 정의한다.
하지만 방송 등에서는 누구도 음식을 통해 효능을 얻기 위한 ‘섭취량’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몸에 좋은 성분이 재료에 들어 있다면, 그것을 얼마나 섭취해야 효과를 발휘하는지도 알려줘야 할 것이다. 음식 속에 든 영양소는 대개 미량이며, 미디어나 전문가가 말하는 것만큼의 효과를 내려면 생각보다 많은 양을 섭취해야 한다. 좋은 영양소만으로 구성된 식품은 없다. 좋은 영양소를 섭취하려고 많은 양을 먹다 보면, 몸에 별로 득될 것 없는 다른 요소까지 함께 먹을 수밖에 없다. 이때 함께 섭취하는 수많은 칼로리도 간과할 수 없다.
무엇보다 섭취해야 할 영양소는 절대적인 양보다 상대적인 비율이 중요하다는 것을 빠뜨린다. 이를테면 포화지방산을 줄여 불포화지방산과 섭취 균형을 맞추라는 말보다는 무조건 아보카도, 고등어 등에 든 불포화지방산이 몸에 좋다는 말로 단순화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력을 높이려면 보양식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나쁜 생활습관을 고치는 일이 우선이다. 술을 줄이고 담배를 끊는 것이 첫째요, 규칙적인 유산소운동과 스트레스 해소가 두 번째다.
김남철 365mc병원 대표원장협의회장은 “발기부전은 힘이 모자라 생기는 질병이 아니며 단순히 힘만을 보충하는 음식으로 개선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호르몬을 생성하는 음식을 섭취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며, 심리적인 요인까지 컨트롤할 때 힘있는 남성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녀 공통으로 호르몬이 많이 생성되는 음식을 지속적으로 먹으면 정력이 강해진다”며 “따라서 특별한 음식보다는 식단 자체를 개선해서 꾸준히 매일 섭취하는 게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운동으로 몸을 움직이면 혈행이 촉진되면서 신진대사가 좋아지고 성선자극호르몬도 자연 증가하면서 성욕이 증가한다. 실제로 국내외 많은 성의학자들은 성문제를 혼자서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으로 운동을 권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의 원인이 되는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밤 생활에 문제가 생기기 쉬우므로 평소 컨디션을 관리해야 한다. 성기능장애가 심각하다면 음식에 의존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과식을 삼가야 한다. 식사량이 많으면 성욕이 떨어지고 소화하느라 에너지를 많이 소모해 쉽게 지친다. 평소 소식하는 게 성기능 개선 및 노화 방지에 매우 중요하며 특히 섹스 직전의 과식은 절대 금물이다.
김남철 원장은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줄어들고 지방량이 늘어 생활 비만자가 되기 쉬운 중·장년층은 성기능장애가 오기 쉽다”며 “우선 탄수화물(쌀밥)을 줄이되 단백질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