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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도비만도 ‘정석 다이어트’로 체중감량 성공할 수 있다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6-24 19:30:24
  • 수정 2015-07-03 13: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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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만수술은 ‘최후의 보루’ … 조그만 변화만으로 초기감량 폭 커 꾸준히 유지하면 좋은 결과

개그맨 이승윤이 또 해냈다. 최근 개그맨 김수영이 개그콘서트 ‘라스트 헬스보이’ 코너에서 이승윤 씨의 트레이닝으로 12주 만에 59㎏을 감량한 것이다. 이 씨는 2011년에도 ‘헬스걸’을 진두지휘하며 화제에 선 인물이다. 개그맨이 아니라 트레이너를 해도 손색 없을 정도의 결과를 이끌어낸 것. 당시 헬스걸로 맹활약했던 개그우먼 권미진은 103㎏에서 51.5㎏으로 몸무게의 절반을 덜어내며 현재는 다이어트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고도비만은 미국에서나 볼 수 있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고도비만은 국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국내 20세 이상 인구 중 고도비만이 140만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20대~30대의 초고도비만 증가율은 4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BMI(체질량지수)가 35 이상인 초고도비만은 단순한 과체중과 다르다. 이런 경우 다른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을 겪고 있거나 겪을 확률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특히 20대~30대 젊은 초고도비만 환자는 대부분 청소년기 비만을 겪다 방치해 초고도비만이 됐을 확률이 높다.

미국에서 추적조사한 결과 과체중(BMI 27)인 사람 중 50%가 10년 뒤 BMI 30으로 비만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체중을 초기에 잡지 못하면 점점 더 심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문제는 이미 체중이 많이 나가는 초고도비만인에게 다이어트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고도비만은 ‘질병인 만큼 수술이 답’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다. 마음을 조급하게 먹지 않으면 일반 사람과 같은 방법으로도 감량할 수 있다. 다이어트에는 왕도가 없다.

이번에 공개된 김수영의 다이어트 식단은 ‘비법’이랄 것도 없었다. 현미밥과 저칼로리 음식 위주로 구성돼 누구나 알고 있는 식단일 뿐이었다. 운동도 격하게 하지 않았다. 하루에 두 번 30분씩 걸었을 뿐이다. 초고도비만인은 무리하게 다이어트하거나 의학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식단조절과 함께 생활 속에서 조금씩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으로 충분히 다이어트를 시작할 수 있다.

이승윤 씨는 “다들 특별한 비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정말 운동과 식이요법 외에는 비결이 없다”며 “헬스걸을 시행하던 당시 운동은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시행하고, 오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또 유산소운동에 나서며 하루에 딱 3시간씩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연예인처럼 옆에서 관리해줄 사람이 없는 일반인의 경우 3시간씩 운동하는 것조차 무리가 될 수 있다. 빨리 살을 빼고 싶고 조급하더라도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오랜 기간 쪄온 살을 한두달 단기간에 뺀다는 게 오히려 어불성설이다.

혼자 단기간에 체중 감량을 목표로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 실패하기 쉽다. 이런 경우 영양 불균형이 초래될 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살이 빠지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요요현상을 겪기 쉽다.

다이어트 후 4년째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는 권미진 씨는 “유명한 헬스 트레이너가 직접 전화해서 하는 말이 자신이 지금까지 약 1500명의 다이어트를 지도했는데 그 중 8명만 빼고 전부 요요가 왔다고 하더라”며 “그나마 8명도 헬스트레이너로 직업을 전환한 덕분에 요요를 피할 수 있었던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다이어트 일지를 봤더니 하루에 운동을 8시간 이상 하고 식사량도 너무 적었다”며 “나는 이를 막기 위해 처음부터 ‘평생 할 수 있는 다이어트를 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사실 다이어트 자체가 그렇게 힘이 들진 않았다”며 “밤 10시에 운동이 끝나도 고구마 하나와 달걀은 무조건 먹으며 칼로리를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또 초고도비만 환자는 겨울철 아침운동을 피해야 한다. 고도비만 환자는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등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일교차가 심하고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는 날씨에는 갑작스런 혈관 수축으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심혈관질환, 뇌졸중, 심장마비의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

게다가 무리한 다이어트로 체중감량과 요요현상이 반복되면 비만체질이 굳어져 주의해야 한다. 흔히 살이 빠지면 지방과 근육이 동시에 빠지는데, 요요현상으로 인해 다시 살이 찌면서 근육이 있던 자리에 지방이 채워진다. 즉 같은 몸무게로 돌아오더라도 근육량은 줄고 지방량은 늘어난 셈이다. 이같은 변화는 체중이 쉽게 늘어나는 체질로 변하게 만들어 상황을 악화시킨다.

반면 오히려 고도비만이라서 다이어트에 유리한 점도 있다. 일반인에 비해 ‘빼야 할 것’이 많은 만큼 조그만 변화로도 감량되는 수치가 크다. 권 씨는 “다이어트 전에 워낙 많이 먹었던지라 보통 사람만큼만 먹어도 살이 빠지더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초절식을 하지 않아도 체중 감량의 폭이 크다. 하지만 지방세포의 변성이 일어난 만큼 좀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지방세포는 한 번 커지면 정상 크기로 되돌아가려 들지 않고 계속 지방을 축적하려는 성질을 보인다. 초고도비만인 사람들이 날씬한 사람과 비슷하게 먹어도, 아니 적게 먹어도 체중이 계속 늘어나는 원인은 이런 지방세포의 성질 때문이다.

이승윤 씨는 “딱히 정해진 식단은 없었다”며 “인터넷에 보면 ‘소녀시대(걸그룹) 식단’ 등이 올라와 있던데 매일 똑같은 것만 먹으면 물려서 오래 버티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양하게 먹되 단백질, 탄수화물, 섬유질을 골고루 섭취하는 원칙만 지키면 된다”며 “예컨대 아침에 닭가슴살을 먹었다면 점심에는 두유와 계란을 먹고, 탄수화물 섭취 차원에서 삶은 고구마나 현미밥을 곁들이는 식”이라고 조언했다.

가끔 초고도비만인들을 볼 때 ‘유전 문제가 있나보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 않다. 권미진 씨는 “소아비만은 아니었고, 가족 중에 덩치가 제일 컸다”며 “스무 살 때 68㎏ 이었는데 대학 입학과 함께 자취생활을 하면서 식습관이 불규칙해지고 야식과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다보니 4년 동안 40㎏가 쪘다. 관리를 못한 내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전문가도 초고도비만은 꼭 소아비만인 게 아니라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질병으로 보기도 한다. 당뇨병이 단순히 단 것을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인슐린 부족 같은 병리현상으로 생기는 질병인 것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비만, 즉 초고도비만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비만 관련 호르몬을 지배하는 지방세포로 인한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저런 다이어트에도 계속 실패한다면 최후의 보루로 비만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위밴드술, 위절제술, 위우회술 등 비만수술은 가장 마지막에 선택하는 비만 치료법이다. 수술 도중 숨질 확률이 평균 0.3∼0.5%이기 때문이다. 대신 가장 확실한 체중감량 효과를 안겨 준다. 비만과 관련된 사망률이 18.2%에 달하므로 고도비만 환자에겐 수술이 ‘남는 장사’일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위밴드수술이다. 적용 대상은 BMI가 35 이상이거나, BMI는 30~35이지만 비만으로 인해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관절염 등이 동반된 경우다. 이들보다 체중·BMI가 더 높은 사람에겐 위우회술이 추천된다. 위를 15~20㎖ 정도로 조그맣게 만들어 나머지 위와 분리시킨뒤 작아진 위와 소장을 연결시키는 수술법이다. 이후 섭취한 음식 대부분이 위와 십이지장을 거치지 않고 소장으로 바로 내려간다. 하지만 위를 최대 99%까지 잘라내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위축소술(소매절제술)은 위의 불룩하게 나온 부분을 아래위로 길게 잘라 위를 원통 모양으로 만들어 주는 수술법이다. 이 수술을 받으면 위의 크기가 거의 10분의 1로 줄어든다. 초고도비만 환자들이 비만수술을 받으면 한 끼 먹는 양이 밥과 반찬 모두 합쳐도 종이컵 하나를 넘지 못한다.

그렇다고 수술받았다고 만사 OK는 아니다. 수술 후에는 매주 1㎏ 정도 감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식사량을 평소의 3분의 1 이하로 줄여야 한다. 수술받기 전처럼 과식을 일삼는다면 식도확장증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들이고 고지방·고열량 음식의 섭취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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