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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방’ 따라 주가 올리는 ‘발사믹 식초’ … 첫맛은 달콤, 끝맛은 새콤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6-23 11:24:31
  • 수정 2016-02-11 18: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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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탈리아 모데나 지방 트레비아노 포도 사용 … 12~25년산 최상품, 정부서 특별 관리

발사믹 식초는 이탈리아 모데나 지방의 특산물로 정부 차원에서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 포도를 건조시켜 단맛을 농축시킨 다음 압착해 주스를 추출하고 주스 속의 당분을 캐러멜화 시키기 위해 졸여 참나무통에서 1년간 숙성시킨 다음 밤나무, 앵두나무, 뽕나무 등으로 된 작은 통으로 다시 옮겨 숙성시킨다.

요리사가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조리법을 알려주는 ‘쿡방’이 예능 방송계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그들이 사용하는 음식재료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식초는 특유의 시큼한 맛 때문에 유럽을 비롯해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요리 양념으로 사용된다. 요리에 향미를 더해줄 뿐만 아니라 살균 효과가 있어 음식의 변질을 막아준다. 이같은 이유로 여름철 입맛이 떨어지고 음식 위생이 걱정 될 때 사용하면 더욱 좋다.

식초의 다양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이탈리아인의 건강 비결 중 하나로 꼽히는 ‘발사믹 식초’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탈리아인은 소화가 잘 되지 않고 피곤하면 약 대용으로 사용할 정도로 애용했다. 발사믹 식초는 이탈리아 모데나 지방에서 재배되는 트레비아노(Trebbiano) 포도 품종만을 사용한다. 다른 식초에 비해 향이 좋고 첫맛은 달콤하며 목 넘김 후에는 신맛이 경쾌하게 남는 게 특징이다. 제조법도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워 쉽게 따라할 수 없다.

발사믹 식초를 만드려면 먼저 포도를 건조시켜 단맛을 농축시킨 다음 압착해 주스를 추출하고 주스 속의 당분을 캐러멜화 시키기 위해 졸인다. 이것을 참나무로 만든 우든배럴(나무통)에 넣어 1년간 숙성시킨 다음 밤나무, 앵두나무, 뽕나무 등으로 된 작은 통으로 다시 옮겨 숙성시킨다. 이 과정을 거쳐 색깔이 검고 진득한 발사믹 식초가 완성된다.

발사믹 식초는 이탈리아 현지에서 ‘aceto Balsamico’(아체토 발사미코)로 불려 발사미코 식초라 읽어야 한다. 하지만 영어식 이름인 ‘balsamic vinegar’를 직역한 발사믹 식초로 더 알려져 있다. 발사믹(balsamic)은 향기가 좋다는 의미로 최고급 포도 식초를 뜻하며 ‘비네거’(vinegar)는 프랑스어인 ‘뱅’(vin, 와인)과 ‘애그르’(aigre, 시다)의 합성어다. ‘신 와인’이라는 뜻의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서양에서 식초는 와인에서 얻어졌다.

와인과 마찬가지로 숙성된 기간이 길면 길수록 향기와 풍미가 좋아진다. 특히 12년 정도 장기간 숙성시키면 강렬하고 농축된 맛을 낸다. 이 중 12~25년산은 ‘전설적인(tradizionale)’ 식초로 대접해준다. 시중에 판매되는 발사믹 식초는 대부분 4~6년산이다. 제조법은 가보처럼 대대로 물려주기도 한다.

발사믹 식초는 크게 레드 발사믹과 화이트 발사믹으로 나뉜다. 레드 발사믹은 발사믹 식초에 레드 와인을 섞은 것으로 떫은 맛이 느껴지지만 깊은 맛을 내 드레싱이나 조림용 소스로 사용한다. 화이트 발사믹은 화이트 와인을 발사믹 식초에 넣은 것으로 산뜻하고 깔끔하며 가벼워 마리네(절임)나 생선 요리에 어울린다. 이 때 첨가되는 와인은 식초에 숙성돼 취기가 나진 않는다.
두 식초 모두 올리브유에 한 방울 떨어 뜨려 빵에 찍어먹어도 맛이 좋다. 발사믹 식초의 신맛이 부담스러우면 졸여서 사용할 수 있다. 졸일 경우 신맛이 날라가고 단맛만 남게 된다.

발사믹 식초는 꼬냑, 샴페인 등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정부 차원에서 엄격하게 원산지 명칭 보호를 받고 있다. 전통 발사믹 식초는 고가품으로 정부나 생산지역의 자체 연합에서 특별 관리한다. 실험실에서 물리적, 화학적, 맛 테스트를 거친 뒤 특별미각시험위원회의 심사를 받은 후 병에 담고 밀봉한다. 이탈리아 모데나 지방에서 생산되는 것에만 ‘Aceto Balsamico Tradizionale di Modena’라는 마크를 붙일 수 있다.

모데나에서는 발사믹 식초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크다. 시청 꼭대기에 식초발효실과 저장실이 있을 정도다. 이것을 팔아 시청 살림과 여러 복지사업에 쓰기도 한다. 모데나 시장이라면 발사믹 제조법은 꽤뚫고 있어야 한다.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는 대기업 생산의 발사믹 식초는 대부분 적포도주 과즙에 캐러멜 색소와 맛을 첨가한 것이다. 포도즙을 가열해 계피, 캐러멜 등 각종 향을 가진 재료와 공기를 넣어 초산발효시켜 3일 만에 제조한다. 구입한 발사믹 식초에 함유된 원료에 와인 식초가 있다면 가짜다. 효능도 거의 없다. 전통 발사믹 식초가 100% 오렌지 주스라면 대량 생산되는 발사믹 식초는 오렌지맛 음료, 병당 수만원짜리 발사믹 식초는 과즙 30% 오렌지 음료로 이해하면 된다.

보관할 때에는 뚜껑을 잘 닫아 냉장고에 넣거나 와인처럼 서늘한 곳에 둬야 한다. 온도가 높은 곳에 보관하면 계속 산화되면서 신맛이 강해진다. 발사믹 식초는 일반 식초와 마찬가지로 산도가 높아 쉽게 부패하지 않는다. 유통기한이 약간 지났다 하더라도 조림용 소스나 글레이즈(Glaze, 생선 등을 냉동해 저장하거나 건조 또는 변질을 막기 위해 칠하는 피막) 등을 만드는 데 활용해도 된다.

식초는 세 번이나 노벨상의 주인공이 될 정도로 영양학적 효능이 뛰어나다. 1945년 핀란드 국적의 바르타네 박사가 식초(초산) 성분이 음식물 소화흡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제1차 노벨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953년에는 영국의 크레브스 박사와 미국의 리프먼 박사가 피로회복과 노화방지의 기능을 밝혀내 이 상을 받았다. 1964년 미국의 브롯호 박사와 독일의 리넨 박사가 초산 성분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부신피질호르몬을 촉진시킨다는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대표적인 식초의 효능은 원기충전이다. 인체는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당을 이용해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이 과정에서 식초의 유기산이 에너지의 활발한 생산을 유도한다. 피로물질인 젖산을 분해해 피로회복에도 좋다. 발사믹 식초는 체내에서 인슐린 반응에 관여하고 포만감을 증폭시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지방이 체내에서 합성되는 것을 억제해 복부비만의 주범인 중성지방이 몸에 쌓이는 것을 방지한다. 고혈압·고지혈증 완화에 좋고, 칼슘의 흡수를 높여줘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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