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 후 100일안에 매실도 빼내야 … 과실 상하거나 보관온도 높으면 에틸카바메이트 ↑
매실은 무작정 알이 큰 것보다 단단하고 선명한 색을 가진 것을 골라야 한다. 제조 전 매실의 씨를 제거하고 100일 안에 매실을 빼내야 유해물질인 에틸카바메이트 생성을 막을 수 있다.
6월이 되면 각 가정에서는 매실을 이용한 매실주나 매실청을 담그느라 분주하다. 매실이 소화불량 해소, 피로회복 등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가정상비약으로 두고 먹는 가정이 늘고 있다.
매실(梅實)은 매화나무의 열매로 고향은 중국이다. 3000여년전부터 건강보조식품이나 약재로 사용된 것으로 각종 문헌을 통해 확인됐다. 청매, 황매 등을 주로 사용한다. 청매는 덜 익은 매실로 껍질이 연한 녹색이며 과육이 단단하고 신맛이 강하다. 황매는 완전히 익은 것으로 향이 좋고 빗깔이 노랗다. 국내에서는 전남 순천·광양, 전북, 경남, 경북 등에서 주로 재배하며 일본과 중국에서도 자란다.
매실의 수확철은 5월 말부터 한달간이다. 매실청이나 매실주를 담그려면 이 시기를 놓쳐선 안된다. 최근에는 예년보다 여름이 길고 평균 기온이 높아 매실청이 상하기 쉽다. 요리연구가들은 매실과 설탕의 비율을 1대1.2로 유지하면 부패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1대1의 비율로 매실청을 담근다.
들어가는 설탕은 흰설탕이든 흑설탕이든 모두 괜찮다. 백설탕으로 만든 것은 당도가 높고 색이 옅어 요리에 사용하기 좋다. 흑설탕 매실청은 색이 짙고 당도가 낮아 차나 술로 활용하기 알맞다.
매실을 고를 때는 알이 고르고 단단한 것이 좋다. 무작정 알이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니며 색은 선명해야 한다. 껍질에 흠이 없고 벌레를 먹지 않아야 한다. 잘 익은 매실은 상큼하고 신맛을 내지만 덜 익은 매실은 쓴맛을 낸다. 매실을 반으로 잘랐을 때 과즙이 풍부하고 씨가 깨지지 않아야 좋은 매실이다.
유해물질 걱정이 없는 매실주를 담그려면 제조 전 매실의 씨를 제거하고 100일 안에 매실을 빼내야 한다. 매실주를 담그는 과정에서 매실씨와 알코올이 반응해 유해물질인 에틸카바메이트가 자연적으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이 성분은 알코올 도수가 강하고 매실을 담그는 시간이 길며 매실주의 보관 온도가 높을수록 많이 생성된다. 신선하지 않은 매실이나 직사광선을 받는 곳에 보관하면 성분이 과다 생성될 수 있다.
살구씨에는 시안산이 포함돼 중독 증상이 자주 보고된다. 하지만 시안산은 조금씩 복용할 경우 체내에서 천천히 분해되며 미량의 시안화수소산이 형성된다. 이는 호흡중추의 작용을 진정시켜 기침을 멎게 한다. 독이 약의 효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매실은 가래를 삭여주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이 뚱뚱하면서 기관지, 폐 등이 약해 기침과 가래가 많은 태음인에게 좋다. 태음인의 우황청심원을 만들 때 대추 대신 매실 과육을 넣고 만들기도 한다. 매실은 장의 운동을 억제해 오랫동안 설사를 하거나 이질이 있을 경우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세균성 이질 환자 50명에게 매실 달인 물을 하루 2번씩 아침·저녁으로 먹인 결과 발열, 구토, 복통 등 증상이 1~3일만에 없어졌고 48명의 환자가 2~6일 이내에 완치됐다.
소양인이나 태양인은 먹지 않는 게 좋다. 속에 열을 만들어주는 작용을 해 입이 마르고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일부 술꾼 중 매실주를 먹으면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은 소양인일 가능성이 높다. 소음인은 설사를 할 때 매실을 먹으면 오히려 그 증상이 심해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18일 발표한 매실 수급 모니터링에 따르면 2013년 매실 전국 생산량은 약 4만4883t로 2007년 2만6041t에 비해 6년새 약 72%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약 4만9150t가 생산된 것으로 집계돼 매실이 공급과잉 시대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생산량 증가는 기후 온난화로 인해 강원도 평창까지 재배지가 확대된 것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 생산량 증가로 인해 가격도 큰 폭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최상품 매실은 1㎏당 4000원선으로 거래됐지만 올해는 절반 가격인 2000원에 팔리고 있다. 박스비와 수수료 등 생산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다며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도 속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