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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에 입으로 넣는 달콤한 눈꽃 ‘빙수’ … 여름철 디저트 대세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6-10 13:54:33
  • 수정 2016-02-25 19: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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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C 3000년 중국서 등장, 마르코 폴로가 유럽으로 전파 … 과도한 섭취, 소화기능저하·충치

빙수는 기원전 3000년경부터 인류가 즐겨먹던 디저트로 한여름 별미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비위생적인 조리나 과도한 섭취는 여름철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 될 수 있다.

6월 초순인 데도 한낮 최고온도가 3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식품업계는 여름 준비가 한창이다. 커피전문점에서는 늘어나는 소비자의 수요에 발맞춰 시원한 탄산음료를 선보이고 있고,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었던 빙과업체들은 절치부심 적극적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경쟁구도에 하나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게 2000년대 초반부터 활발히 성장하고 있는 카페형 빙수다. 여름 디저트시장의 다크호스로 매년 매출이 올라 지난해 약 1500억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했다.

1999년 생과일전문점으로 문을 연 캔모아는 과일빙수 열풍의 일으킨 원조다. 얼음 위에 딸기, 바나나, 오렌지, 키위, 사과, 수박, 파인애플 등을 놓고 아이스크림과 시럽을 얹어내는 과일빙수는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생과일 전문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선보이던 빙수는 커피전문점의 등장으로 종류가 더욱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한 입 먹으면 순식간에 부드럽게 녹는 ‘눈꽃빙수’가 가장 이슈다. 눈꽃빙수는 본래 빙수 얼음보다 더 곱게 갈아 만든 것으로 스키장에서 인공 눈을 만드는 제설기와 비슷한 원리의 제빙기에서 만들어진다. 정수한 물을 작은 입자로 분사시킨 뒤 급랭시켜 얼음을 만든다. 곱게 간 얼음의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한 입 맛을 보면 순식간에 녹아버린다. 이들 제빙기는 값이 200만~500만원으로 가정용으로 사용하기엔 다소 비싸다.

대표적인 빙수전문점인 설빙은 눈꽃빙수를 통해 국내 최고의 디저트카페로 성장했다. 부산에서 탄생한 설빙은 사업 시작 1년 반만에 전국에 426호점의 점포망을 구축했다. 인절미, 망고유자, 블루베리 빙수까지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이 회사는 최근 중국 서남지역 식품브랜드 대리권을 소유한 서안명주식품유한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오는 8월 중국 산시성 서안1호점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60개 매장을 중국에 열 계획이다.

이밖에 각자의 특색 있는 메뉴를 갖춘 빙수전문점 브랜드 20여개가 등장했다. 전통가마솥 방식으로 팥을 끓여 팥빙수를 판매하는 옥루몽이나 대학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가온길 등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빙수시장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우유 얼음에 각종 열대과일 얹은 제품이 인기를 끌 예정이다. 빙수전문점을 비롯한 디저트전문점들은 벌써부터 과일, 요구르트, 커피, 팥 등을 올린 빙수를 선보이고 있다.

빙수의 유래는 기원전 3000년경 중국에서 눈이나 얼음에 꿀과 과일즙을 섞어 먹은 것에 기인한다. 1292년 이탈리아의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즐겨 먹었던 프로즌 밀크(frozen milk)의 제조법을 베네치아로 가져왔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서양에서는 기원전 300년경 마케도니아 왕국의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제국을 점령할 때 더위로 피로에 지친 병사에게 눈에 꿀과 과일즙을 넣어 먹였다고 알려져 있다. 또 로마의 정치가이자 장군이 카이사르가 알프스에서 가져온 얼음과 눈으로 술과 우유를 차게 해 마셨다.
16세기 초 이탈리아에서 얼음에 소금과 초석(질산칼륨)을 섞어 냉동 냉각시키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아이스크림 시대가 시작됐다. 이어 1800년대 중반 미국에 아이스크림 공장이 등장하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자 아이스크림의 산업화가 이뤄졌다.

국내에서는 조선시대 서빙고(西氷庫)의 얼음을 관원에게 나눠주자 이들이 잘게 부숴 화채 등을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고전적인 빙수는 간 얼음에 단팥을 얹어 우유, 연유, 과일 등을 곁들어 먹던 팥빙수다. 1876년 조선수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김기수가 팥빙수를 처음 맛본 한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기행서 ‘일동기유’(日東記游)에 일본왕을 접견한 후 외무대신 등과 식사를 하며 빙수 종류의 디저트를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식 팥빙수인 ‘카키고오리(欠き氷)’가 국내로 들어오면서 한국식으로 변형돼 지금까지 발전했다.

일부에서는 빙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기가 치솟는 만큼 가격도 오르고 있다. 지난해 빙수전문점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빙수는 2~3인용으로 평균 9000원대였다. 올해는 이보다 높은 1만원대의 제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은 볼멘소리를 낸다. 지난해 7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조사한 빙수 가격 및 원가분석 자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빙수 가격은 직장인 평균 점심값의 약 1.5배 수준에 달했다. 빙수의 원재료비가 약 2500원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빙수 총 원가는 판매가의 약 27.7% 수준이다.

가격 외에도 위생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눈꽃빙수의 경우 지난해 모 방송에서 보도되며 관련 업계가 곤란을 겪었다. 여름철에는 빙수기 내부에 잔여물이 남아 있으면 세균 번식이 더욱 쉬워 식중독 등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지나치게 찬 음식을 자주 먹을 경우 남녀노소 누구나 건강에 해롭다. 인간의 체온은 약 37도로 이를 기준으로 몸 속으로 들어오는 음식이 지나치게 차거나 뜨거우면 몸에 악영향이 간다. 찬 음식을 먹을 경우 위벽의 모세혈관이 좁아지고 대장 점막은 차가워져 소화기능이 떨어진다. 위와 대장의 자율신경도 수축돼 혈류 흐림이 차단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찬 음식을 급작스럽게 먹으면 두통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체내에 들어온 찬 음식은 머리의 혈관과 피부를 수축시켜 관련 근육과 신경을 자극해 두뇌 혈류를 방해한다. 이때 뇌로 공급되는 산소가 일시적으로 부족해져 두통이 일어난다.

찬 음식을 먹을 때 말초 부위에 해당하는 손·발의 체온이 다른 부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다. 이는 손과 발의 말초혈관이 작아 차가운 것에 금방 반응하기 때문이다. 찬 음식은 단기간 체온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지만 금세 다시 돌아오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인간은 정온동물로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향상성을 가진다. 이같은 특징으로 체온이 내려가면 자체적으로 열을 내 더욱 덥게 느껴진다.

한의학적으로 태음인은 찬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호흡기와 장이 약해 과다섭취할 경우 건강에 이상이 오기 쉽다.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은 “태음인은 음식에 민감해 익히지 않거나 차가운 음식을 먹고나서 탈이 잘 난다”며 “빙수 등 차가운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먹거나 자주 섭취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빙수 등으로 인해 충치도 발생하기 쉽다. 당도가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입안이 말라 건강을 취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구강내 ‘뮤탄스균’(Streptoccus mutans)은 입안의 당분을 먹고 소화시킨 후 산(酸)을 배설해 치아를 망가뜨리는 주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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