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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파 자극기 찬다고 뱃살 빠질까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6-03 19:08:15
  • 수정 2016-02-12 13: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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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주파만으로 복부지방 분해, 가슴·힙 볼륨 업하는 연구결과 없어 … 노년층 근력향상엔 도움

저주파 자극기를 착용하고 있는 남성의 모습, 영국 헬스케어기기 업체 출처

2007년께 복부에 벨트차듯 착용하기만 하면 뱃살을 모조리 빼준다는 운동기구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이 기기는 저주파를 이용해 근육을 자극, 근력운동효과를 주는 기구다. 더불어 저주파를 활용한 다이어트도 대세에 편승하며 지금의 체형개선 기업이 기반을 닦는 데 큰 도움을 줘 2008년 무렵부터 이를 활용해 살을 빼준다는 기업형 에스테틱 등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계기가 됐다.

한창 인기를 끌자 2012년에는 불법 개조된 저주파 의료기기로 체중을 빼주겠다고 속여 무려 45억원을 챙긴 유명 다이어트 업체 대표가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근육통을 치료하는 의료기기를 체중 감량에 탁월한 것처럼 속여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업체 대표는 저주파 자극기를 신체 특정 부위에 대면 뭉친 지방이 파괴되고, 가슴과 엉덩이에는 탄력이 생긴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크기와 모양만 다른 기계를 배에 대면 살이 빠지고, 가슴에 대면 봉긋 솟을 리가 없다. 이같은 사실을 알 길이 없는 고객 1900여명은 월 130만원 또는 연 600만원을 내놓았다. 당시 업체 대표가 전국 21개 직영점에서 무면허 의료 행위로 받은 돈은 총 45억원이었다.

저주파 자극 패드가 정말 지방을 분해할 수 있을까. 사실 저주파 자극기는 근육통을 줄일 목적으로 만들어진 의료기기로 다이어트에 직접적인 효과는 없다. 이를 잘못 쓰면 근육·인대 조직이 손상될 위험이 있고, 심장질환자에게는 부정맥을 유발하기도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저주파자극기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고 의사의 지도·감독을 받으며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사실 저주파 자극이 추가적인 지방분해를 돕는다는 증거는 부족하다. 저주파 기기를 붙여 지방세포 분해를 활성화하는 방법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는 결과는 없다. 지방를 분해하는 데 운동의 효과는 확실하지만 이와 함께 저주파 자극을 추가한다고 해서 지방이 더 잘 분해된다는 연구결과는 없다.

하지만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나 다이어트숍을 운영하는 원장들은 저주파 관리는 분명 다이어트 효과를 낸다고 주장한다. 사실상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다이어트숍을 운영하면서 쓸 수 있는 기기는 한정돼 있고, 가장 만만한 게 저주파 관리기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다이어트숍을 운영하는 다이어트숍 원장은 “저주파를 썼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분명 체형 차이가 난다”며 “특히 여성은 이를 활용하면 가슴이나 힙의 탄력과 볼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도 “이미 저주파 다이어트 기기는 가정용으로 팔릴 정도로 상용화됐을 정도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그도 저주파만 단독으로 썼을 때라면 효과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주파기기는 운동 도중이나 이후 활용하면 운동 후 장시간에 걸쳐 열량이 소모되는 ‘후연소활동’을 활발히 만들어 더 많은 열량을 태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하지만 효과는 부수적이며, 운동하지 않고 단독으로 저주파기기를 쓰면 감량효과를 기대하기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저주파기기는 다이어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역할은 못 하지만 운동하기 어려운 노인층에게는 저주파를 활용한 근육 자극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예컨대 배가로근(복횡근)은 허리에 자연스러운 복대의 역할을 하는 ‘코르셋 근육’으로 불린다. 병원에서 허리통증을 겪는 환자에게 집중적으로 운동시키는 근육이다. 배가로근이 늘면 복부지방 분해가 촉진돼 허리 둘레가 줄고 허리가 튼튼해진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이미 줄어버린 복부 및 허리 근육으로 제대로 된 운동을 하기 어렵고, 운동에 나서도 부상을 겪기 쉽다. 배가로근은 몸 속 깊은 곳에 위치해 있는 근육인 만큼 노인들이 시행하는 쉬운 운동만으론 단련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런 경우 저주파를 활용한 복부벨트 등이 도움이 된다. S 의료기기 업체는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자체 개발한 복부벨트를 이용해 전기자극을 준 결과 복근이 불어나고, 혈류가 증가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현주 건양대 물리치료학과 교수는 “복부지방은 나이든 사람들에게 대사질환과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주요인”이라며 “올바른 식이요법과 운동만큼 좋은 방법은 없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복부비만을 관리하고 싶거나 복근이 약해지면서 허리 통증에 시달리는 노인층에게는 저주파를 이용한 전기자극을 권유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유수 서울재활의학과의원 원장(대한비만체형학회 교육이사)도 “체지방이 높을수록 저주파기기를 활용한 근육자극효과가 더 높다”며 “다이어트 효과는 크게 기대하기엔 어렵지만 이미 진행된 복부비만 때문에 근력운동을 하기 어려운 노약자 또는 거동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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