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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백수오 논란’에 휘청거리는 건강기능식품 … 일부선 오히려 해가 된다고 주장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5-26 02:35:47
  • 수정 2021-01-09 21: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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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매출 줄어 … 의약품과 달라 효과에 큰 기대걸면 안돼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약 1조7920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최근 ‘가짜 백수오 논란’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약 20%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대목을 기대했던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업체는 물론 유통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가짜 백하수오 사태의 여파로 시장 전체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여느 때 같으면 가족과 친지에게 보낼 선물용으로 관련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겠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 7일 대형 할인마트 홈플러스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이 가짜 백수오 관련 조사결과를 발표한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5일까지 건기식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건기식 매출이 약 16.4% 감소했다. TV홈쇼핑도 관련 방송 편성을 크게 줄였다. 평년의 경우 배송기간 등을 고려해 4월 말엔 가정의 달 특집전으로 제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했지만 올해는 건기식이 자취를 감췄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발표한 2013년 국내 건기식 시장규모는 약 1조7920억원이었으며 국내 생산액은 약 1억4820억원, 수입액은 약 3854억원이었다. 시장의 약 40%는 홍삼이 점유하고 있고 개별인정형(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헛개나무과병(果柄)추출분말, 당귀혼합추출물, 마테열수추출물)이 약 16%, 비타민·무기질이 약 12%, 프로바이오틱스가 약 5%, 알로에가 약 4% 순이었다.
 
건기식이란 용어는 1980년대 일본에서 처음 등장했다. 가장 먼저 대박을 쳤던 기능성식품은 1988년 오츠카제약이 만든 ‘화이브미니’라는 식이섬유 함유 소프트드링크였다.
 
국내에서는 2002년 8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공포됐으며 2004년부터 본격 시행됐다. 식약처는 건기식에 대해 ‘일반적인 영양기능을 가진 식품과 달리 건강 유지와 증진에 도움이 되는 생체조절기능을 가진 식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건기식 제조업자 및 수입업자는 보건복지부령이 정한 기준에 맞는 시설을 갖추고 식약처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판매업자는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에게 신고해야 한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경우에는 신고의무가 면제된다.

전문가들은 식약처가 정한 기능성 등급 기준과 내용이 엉터리라고 지적한다. 기능성 등급은 4개로 나눠진다. 1등급 기능성 등급의 경우 질병발생 위험감소 기능을 가진 것으로 분류된다. 이는 질병 예방을 의미하는 것으로 의약품으로 오해하기 쉽다. 2등급은 1편의 임상시험만으로 질병 치료에 대한 효능을 보일 경우 주어진다. 3등급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아예 없음을 의미한다. 결국 2~3등급은 과학적으로 제대로된 입증이 되지 않아 분류할 가치가 없는 셈이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대부분의 건기식은 항산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노화 및 질환의 원인이 유해 활성산소라는 이론에 근거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활성산소에 의한 노화이론은 만능이 아니다. 게다가 활성산소가 우리 몸에 해로운 것만이 아니다. 체내 신진대사가 일어나는 한 활성산소는 지속적으로 생성된다. 흡연, 과식, 오염 등은 그 생성을 부추긴다. 방패 격으로 인간은 항산화 효소를 만들어낸다. 이는 채소, 과일 등으로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몇 년전 어느 방송사의 아침방송에 출연한 서울대 왕 모 교수가 자신의 장인, 장모, 아버지 등을 거론하며 비타민C 보충제로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고 이야기했다. 이 인터뷰는 삽시간에 입소문이 나면 비타민C 열풍을 일으켰다. 이 교수는 지금도 성인의 경우 하루 6000mg을 먹어야 한다는 비타민C 고용량 요법을 주장하며 전국을 다니면서 강연하고 있다. 비타민C·E는 활성산소의 해로운 작용을 막아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화학적으로 합성한 비타민C의 경우 효과가 없다는 선을 넘어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고용량 비타민C를 먹는다고 해서 질병에 걸리지 않는 것은 사실 무근이라고 입을 모은다.

건기식은 체질에 따른 선택이 중요하다. 가장 인기가 좋은 홍삼은 심뇌혈관 및 성호르몬 관련 질환이 있거나 열이 많은 사람은 피해야 한다. 불안·초조·불면 증상이 있거나 한약·양약을 복용 중인 사람은 오남용 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섭취 전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 

당뇨병환자는 글루코사민을 먹으면 주성분이 당질인 만큼 섭취 후 혈당이 올라갈 수 있다. 동맥경화로 혈전용해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건기식을 먹으면 안된다. 혈행 개선에 도움을 주는 성분은 혈액 응고를 저해하는 작용을 가져 수술 전후 섭취시 주의해야 한다.

위장 건강 및 여러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프로바이오틱스와 오메가3지방산은 효능을 놓고 꾸준히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오메가3지방산은 여러 연구를 통해 오메가3지방산은 이미 항암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심혈관계질환 예방효과는 논쟁 중이다. 혈류개선에 간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확실하지만 직접적인 효능 규명은 아직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심장학회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일반인은 음식을 통해서 오메가3지방산을 섭취하고 관상동맥질환(coronary heart disease, CHD) 환자는 보충제를 먹는 게 나을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건기식은 반드시 권장량에 맞게 먹어야 한다. 섭취 후 가려움증·호흡곤란·두드러기·발진·어지러움·발한 등의 부작용 증세가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박사는 “건기식의 기능성은 질병의 예방 및 치료와 관련이 없으며 의약품처럼 오해해서는 안된다”며 “종합비타민제에 함유된 베타카로틴, 비타민A·E 등은 건강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사망률을 높일 수 있으며, 비타민C와 셀레늄은 우리 몸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관련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건기식, 의약품, 의약외품 등의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일부 홈쇼핑에서는 이를 이용해 의약외품 등록이라는 사실을 앞세워 마치 의약품에 준하는 효과가 있는 듯 제품을 선전하기도 한다.
 
건기식은 기대효과도 불투명하지만 기대외의 부작용이 어떤 것인지도 알지 못한다. 식품의 부작용은 의약품과 달리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특이체질에 따라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식약처에 보고된 부작용 피해 사례는 5년간 1000여건에 달한다. 구토, 두통, 현기증, 설사, 알레르기, 호흡 이상 등 피해 종류도 다양하다. 건기식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과복용으로 인한 피해 사례 및 부작용에 대한 보고가 늘고 있다.
 
건기식을 선택할 때는 자신의 몸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의료진과 상담하고 제품별 차이점, 용량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홈쇼핑, 케이블방송 등에서 쇼닥터(show doctor, 닥터테이너)들이 효능이 좋다며 선전하거나 적극 권하는 제품도 액면 그대로 믿어선 안 된다. 상당수 제품들이 그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없거나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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