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운동기능을 관장하는 대뇌 전두엽 운동중추 부위(중심앞이랑)에 생긴 종양도 신체마비 등 합병증 없이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마취로 환자의 통증을 억제하고 의식은 깨운 상태에서 팔·다리 등 신체의 마비 정도를 상시로 체크했으며, ‘중심앞이랑(precentral gyrus)’에 발생한 종양을 성공적으로 절제했다.
뇌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대뇌는 수많은 신경세포의 집합인 대뇌피질로 덮여있다. 대뇌피질은 감각, 운동, 언어 등 고차원적 기능을 결정하는 중추로 부위에 따라 기능이 다르다.
대뇌피질 중 전두엽과 두정엽 경계에 위치한 중심앞이랑은 신체의 움직임을 결정한다. 이곳에 전기자극을 가하면 반대편 신체에서 특정 운동과 관련된 근육이 수축한다.
중심앞이랑에 종양(병변)이 생기면 반대쪽 팔, 다리, 안면에 마비가 오는 등 운동장애가 생긴다. 이를 제거하려면 수술이 필요하지만 수술 과정에서 중심앞이랑이 손상돼 운동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정 교수팀이 환자를 깨운 상태로 수술하는 ‘각성시 뇌수술’을 33명에게 시행한 결과 10명은 수술 후 합병증이 없었으며, 22명은 마비증세를 보였다.
마비증세 환자 중 17명은 수술 3개월 내 상태가 호전됐으며 5명만이 증상이 지속됐다. 하지만 이들 5명도 경미한 마비와 감각이상에 불과해 일상생활엔 지장이 없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중심앞이랑의 위쪽과 뒤쪽 부위를 절제했을 때 수술 후 마비 발생확률이 유의하게 높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정 교수는 “대뇌 전두엽의 운동중추 부위에 발생한 질환은 운동장애를 일으키는 합병증 때문에 제대로 치료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번 수술은 문제가 되는 부위를 제거하는 동시에 환자의 신경학적 상태를 철저히 검사할 수 있어 합병증을 최소화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던 수술에 성공하고, 각종 합병증 위험을 최초로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