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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딩 나갔다 ‘뚝’ … 골프치다 부상입기 쉬운 손목·아킬레스건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5-04 10:33:11
  • 수정 2016-02-12 1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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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성보다 근력 약한 여성, 손목 부상 잦아 … 스윙 시 순간적으로 아킬레스건 무리하기도

골프 성적을 높이고 싶다면 주 3회 근육운동, 매일 30분 빠르게 걷기, 주 2~3회 공치기 연습, 주 1회 야외골프를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골프는 격렬한 움직임이 없어 ‘다칠 건덕지(건더기)나 있을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미국스포츠의학회 조사 결과 각종 레포츠의 부상빈도를 따졌을 때 골프는 사이클링, 스케이팅보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전체 골퍼의 약 30%가 손목, 허리, 팔꿈치, 갈비뼈 힘줄 등 근·골격계 손상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대한골프의학회는 골프로 인한 신체 손상 부위는 허리, 팔꿈치, 손목, 어깨, 무릎 순이라고 설명한다.

통증을 느끼면서도 ‘한 열 번쯤 금이 갔다가 붙어야 진정한 골퍼지’하는 선배들의 호기를 믿고 방치하면 나만 고생한다. 통증은 몸이 보내는 경고인 만큼 이를 무시하지 말고 즉시 전문가에게 문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골프 부상의 원인은 대략 △과도한 연습과 무리한 라운딩으로 인한 척추, 인대, 근육, 관절 손상 △부정확한 자세나 골반의 불균형 △근력과 유연성 부족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골프 부상은 성별에 따라 부상입기 쉬운 부위가 달라진다. 남성은 골프 중 발생하는 부상 대부분이 허리와 오른쪽 어깨 부위에서 일어나지만, 여성은 왼쪽 손목과 팔꿈치에서 발생 비율이 높다는 통계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흔히 골프부상 하면 ‘허리’부터 떠올리지만 골프 스윙의 역학적인 면을 고려해보면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받는 부위가 손과 손목이다. 이들 부위는 타구 순간 충격과 힘을 고스란히 받게 된다. 손목은 연골과 힘줄이 파열되기 쉬운 부위로 통증이 생기면 순간적으로 힘이 풀릴 수 있다. 물건을 잡고 있다 떨어뜨리기도 하고,  문고리를 돌리기조차 힘들다. 골프클럽을 휘두르다 갑자기 놓쳐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최근 타이거우즈도 이 부위의 통증을 호소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1오버파를 적어내며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17위에 머물렀다. 전날 공동 5위에서 17위로 12계단 미끄러진 원인으로 ‘손목 통증’이 지목됐다.

골프는 공을 ‘얼마나 정확하고 멀리 표적 방향으로 보내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타구의 비거리와 연관된 부위는 몸통, 오른쪽 어깨, 오른발 대둔근 등이다. 방향성을 결정짓는 근육은 왼손이다.

조성연 하늘병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은 “강하고 정교한 아이언샷을 구사하려면 손목 부위 근육강화가 필수”라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력이 약해 골프 시 왼손에 부상을 입기 쉽다”고 강조했다. 

특별한 운동기구 없이도 집에서 간단하게 손목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우선 수건을 한 장 준비한 뒤 반으로 접는다. 양손으로 수건 끝을 잡고 물을 짜듯이 말아준다. 수건이 완전히 말리면 7~10초 정도 머문다. 이 같은 수건짜기 동작을 하루 20 회씩 매일 시행하면 손목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만약 손목에 통증을 입었다면 온찜질을 하고, 이것만으로 부족할 땐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생각보다 부상 빈도가 잦지만 간과되는 게 ‘아킬레스건 부상’이다. 아킬레스건은 발목 뒤의 굵은 힘줄로 하체의 힘을 많이 이용하는 골프의 특성상 아킬레스건 파열도 종종 발생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는 대개 스윙할 때 순간적으로 아킬레스건에 강한 힘이 가해지며 발생한다.

아킬레스건 부상 중 약 25%는 단순 염좌로 오진할 만큼 혼돈하기 쉽다. 골프는 라운딩 중 많이 걷게 되고, 더욱이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의 연속이어서 무리하면 아킬레스건 부위에 염증이 생길 확률이 높다. 또 스윙 시 발의 무게중심이 앞쪽에서 뒤쪽, 다시 앞쪽으로 역동적으로 이동하므로 발목관절에 힘이 가해지고 이 때 아킬레스건이 부상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면 발목 뒤를 누군가 차는 듯한 느낌과 동시에 ‘퍽’ 소리가 나며 극심한 통증이 온다. 통증은 어느 순간 사라지지만 발끝으로 설 수 없게 된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정상 보행이 어려워지는 게 특징이다.
골프 후 발 뒤꿈치 부분에 통증이 있고 까치발을 하기 어렵다면 아킬레스건 파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아킬레스건이 파열된 후 발등을 위로 젖히는 것은 증세를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료 예후가 나빠지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아킬레스건 파열로 진단되면 수술적 치료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수술적 치료는 재파열이 적고 근육 위축이 작으므로 활동량이 많은 사람이나 젊은 사람에게 추천된다. 재발했거나 발끝으로 서기 어렵다면 아킬레스건 재건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아킬레스건 손상을 방지하고 이 부위를 강화시키려면 평소 뒤꿈치를 올리고 내리는 스트레칭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운동 후 붓거나 통증이 느껴지면 얼음찜질을 하고,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 아킬레스건 파열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어떤 부위든 부상을 막으려면 서두르지 말고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게 기본이다. 스윙은 몸을 한쪽 방향으로만 움직이게 만드므로 항상 양쪽이 대칭으로 움직이도록 신경쓴다. 적어도 연습스윙 5번에 한번쯤은 반대방향으로 클럽을 휘둘러 보는 식이다.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으로 근육을 이완시키지 않은 채 무작정 클럽만 휘두르면 부상 위험이 더 높아진다. 부정확한 자세도 문제가 된다. 골프 스윙 때 자세는 평소에 비해 척추 등에 주는 부담이 2배 이상이다. 제대로 자세를 잡지 않은 채 스윙하면 골반이 불균형해져 부상 위험이 커진다. 목을 너무 숙이고 스윙하는 것도 지양한다.

운동부족으로 근력과 유연성의 부족, 몸에 맞지 않는 장비도 부상의 원인이다. 평소 척추와 관절을 보호하는 근육을 단련하는 게 좋다. 골프를 잘 치려면 부상입기 쉬운 허리, 손목, 허벅지, 엉덩이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이후 정확도가 높아지고 비거리도 늘어난다. 어떤 자양강장제보다도 좋은 게 웨이트트레이닝이다.

평소 골프 연습은 어느 정도 하는 게 좋을까. 서경묵 대한골프의학회 회장(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은 “골프를 잘 치려면 매일 연습장에서 공을 치는 연습에 매진하기보다 근육 단련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 3회 근육운동에 주 2~3회 공치기 연습, 주 1회 야외골프가 이상적”이라며 “여기에 30분 정도 빠르게 걷는 운동을 추가하면 더욱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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