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혼연령 증가, 출산연령 노령화, 스트레스 및 유해 환경호르몬 등으로 국내 난임(불임)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 난임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08년 16만2459명에서 2012년 19만1415명으로 2만 8000여명 늘었다. 특히 한창 가임기인 30~40대 진료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난임부부가 상당수는 체외수정 임신을 시도한다. 최근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난임부부 시술 지원사업’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총 2만4448건의 체외수정시술이 정부 지원금을 통해 시행됐으며, 임신 성공률은 31.1%를 기록했다. 최근엔 성공률이 50%까지 높아졌다.
가천대 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난임클리닉)은 다양한 난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성공률이 가장 높은게 동결배아이식을 통한 시험관아기다. 이 방법의 임신성공률은 2013년 42.8%에서 지난해 53.35%로 상승했다.
2013년엔 국내 최초로 배아모니터링시스템인 프리모비전을 도입했다. 기존 배양시스템은 체외수정한 배아를 관찰하기 위해 매일 수회 이상 배양기에서 꺼내야 한다. 하지만 배양실 내 온도와 공기의 농도는 배양기 안과 달라 배아의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와 달리 프리모비전은 수정된 배아의 발달 과정을 배양기 내에서 24시간 관찰하고, 이를 컴퓨터로 분석해 정상적인 배아를 선별할 수 있다.
배양 과정 중 외부와의 접촉이 최소화돼 빛, 진동, 산소 같은 외부자극으로부터 배아를 보호한다. 이렇게 배양된 배아는 대부분 이식이 가능한 ‘포배기’ 상태로 성장해 임신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또 배아와 닿는 산소 농도를 5%로 일정하게 유지해 배양액의 산화를 방지한다. 일반적인 산소 농도는 20%에 달하기 때문에 배양액이 쉽게 산화된다.
박종민 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배아모니터링시스템으로 수정된 배아를 건강하고 이식에 최적화된 상태로 배양 및 선별할 수 있게 됐다”며 “시험관아기 시술에 소요되는 시간, 비용, 노력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체외수정술은 배란 유도 후 초음파를 이용해 난자를 채취한 뒤 현미경으로 건강한 난자를 선별한다. 채취된 난자는 체외 수정된 뒤 배양돼 다시 여성의 신체에 이식된다. 이를 신선배아이식이라고 한다.
하지만 많은 숫자의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 사용하는 과배란 유도제는 여성의 에스트로젠 농도를 자연 배란 주기보다 최대 수십배 높은 상태로 만든다. 이런 경우 배아가 착상되는 자궁내막을 과잉 자극해 착상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이 때문에 신선배아의 임신성공률은 30~40%에 불과하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바람클리닉은 배아를 포배기 상태로 발달시켜 동결보존하고 난소와 자궁와 환경이 정상으로 돌아온 뒤 이식해 임신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박 교수는 “배란 유도 과정에서 사용되는 호르몬주사는 자궁내 이식 환경을 나쁘게 만들어 시험관아기시술의 성공률을 떨어뜨린다”며 “아이바람클리닉은 한번의 난자 채취로 여러 번 이식이 가능해 난임부부가 겪는 고통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