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연평균 80~100g·해외에선 450g 내외 채취 … 브라질산, 항균물질 더 많고 청정 고원지대로 최상
최근 허니버터칩 열풍으로 식품업계에서 꿀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먹거리부터 화장품까지 꿀이 들어간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벌꿀이 만들어내는 프로폴리스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꿀벌에게 벌집은 생명유지와 종족번식의 원천이다. 따라서 천적이나 미생물이 침입해 오지 못하게 벌집 안쪽에 방어물질인 프로폴리스를 발라놓는다. 이는 수지 (樹脂), 침, 효소 등을 섞어 만든 천연항생물질로 유기물과 미네랄이 함유돼 항염·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용성으로 프로폴리스의 프로는 ‘앞’을 뜻하고 폴리스는 ‘도시’를 지칭하는 말로 ‘도시, 즉 벌집 전체를 지킨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벌이 약 4500년간 지금의 형태로 종족을 유지하는 비밀이 프로폴리스인 것으로 보고 있다.
꿀벌로부터 채취할 수 있는 벌꿀, 로열젤리 등과 달리 채취량이 적고 인위적으로 증량 및 합성할 수 없어 귀하게 여겨진다. 최근 대량 생산을 위해 벌통 안쪽에 판이나 망을 넣어 채집한다. 꿀벌은 이들을 침입자로 인식해 프로폴리스를 발라 놓기 때문이다.
벌의 품종에 따라 프로폴리스 생산량도 달라지며 여러 채집 조건 탓에 봉군 당 생산량을 추정하기 어렵지만 국내에서는 연평균 80~100g, 해외에서는 최대 약 450g 내외로 양이 나온다. 프로폴리스는 암갈색, 황갈색 등 여러 색을 띠며 따뜻할 때는 끈적거리지만 서늘하면 단단해진다. 이같은 성질로 인해 ‘벌풀·꿀벌 아교’로도 불린다.
프로폴리스는 예부터 건강식품으로 각광받았지만 합성의약품 등장으로 한동안 잊혀졌다. 1970년대 이후 약물의 오남용 및 항생제 내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프로폴리스 산업이 일찍 발전한 일본의 경우 관련 시장 규모가 약 697억엔 안팎으로 추산되며, 한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500억원 규모다.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가 활발하지만 아직 국내산보다 뉴질랜드, 브라질, 캐나다 등에서 수입한 제품이 더 많다. 가격 차이는 보통 원재료 값에 따른다. 중국산이 1kg당 5만원, 한국·뉴질랜드·호주산이 15만원, 브라질산이 20만원 정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프로폴리스 속 플라보노이드와 클로레탄계 테르핀 성분은 강력한 항암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암의 확장을 막는 콜라겐을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프로폴리스가 콜라겐을 녹이는 효소인 히알우로니다제의 작용을 억제시키기 때문이다. 또 암세포를 잡아먹는 백혈구와 대식세포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면역력을 높인다. 살균효과도 지녀 외상에 바르면 과산화수소수 못지 않은 효능을 볼 수 있다.
최근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교수팀이 프로폴리스를 섭취한 그룹과 가짜약을 먹은 그룹을 나눠 2주간 항산화 능력을 살핀 결과 프로폴리스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유해산소에 의해 세포막이 깨지는 것을 막는 능력이 약 15~20% 높은 것을 밝혀냈다.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해 피부탄력, 보습, 피부트러블 및 각질 제거, 항균 작용을 갖췄다. 피부의 붉은 기를 진정시켜주며 노화 및 여드름 등으로 인해 생긴 피부트러블을 막는다.
최근 일부 업체에서 프로폴리스가 무좀, 티눈, 암 등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라며 광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대부분 프로폴리스의 효능을 부풀린 허위·과대 광고다. 프로폴리스는 항균 효과가 뛰어나지만 인정받은 부위는 구강 내에 한정된다. 오히려 무좀 등에 잘못 사용할 경우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프로폴리스에는 살리실네이트라는 아스피린 속 성분이 함유돼 아스피린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복용을 금하는 게 좋다.
복용법은 물에 희석시켜 먹는 것이 가장 흔하다. 물 약 150㎖를 기준으로 스포이드로 성인은 10방울, 1~4세는 2방울, 5~12세는 3방울 정도가 적당하다. 뜨거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에 희석시키는 게 좋다. 프로폴리스를 물에 타면 얇은 막이 형성된다. 막이 부담스러우면 숟가락으로 걷어내고 마셔도 상관없다. 우유, 주스, 꿀 등을 입맛에 맞춰 섞어 마시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프로폴리스 산지는 크게 남미지역, 미국 동부 산악지대, 러시아 등 동유럽, 동아시아, 대양주 등으로 나뉜다. 브라질산이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의 식물이 상대적으로 세균·바이러스 등에 더 심하게 시달려 항균물질을 가장 많이 분비하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채취면적이 광대한 데다가 주로 청정한 고원지대로 최상의 프로폴리스가 생산된다.
프로폴리스, 꿀, 로열젤리 등은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물질이다. 꿀은 꽃가루와 함께 일벌의 먹이며, 주로 포도당과 과당으로 이뤄졌다. 로열젤리는 꿀과 꽃가루를 먹은 일벌이 인두선에서 분비하는 영양분으로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산으로 구성됐다. 셋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을 받은 기능성 원료는 프로폴리스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