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시민모임(회장 김자혜)과 한국환자단체연합회(회장 안기종)는 15일 환자 동의 없이 수술 집도의를 바꿔치기 하는 일명 ‘유령수술’을 예방하기 위한 5가지 행동수칙을 공개했다.
먼저 수술 집도의의 신분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병원 직원에게 의사의 성명, 전문과목, 전문의 여부, 면허번호 등을 명함이나 쪽지에 적어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수술 당일엔 가급적 보호자와 동행하는 게 좋다. 보호자는 수술실 근처에 대기하면서 집도의사의 행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마취주사는 집도의가 수술실에 들어온 뒤 맞겠다고 미리 이야기한다. 마취로 의식을 잃으면 그 이후부터 누가 수술했는지 알 길이 없다.
수술 후 집도의에게 직접 수술 경과를 들어야 한다. 집도의가 아닌 다른 의사나 간호사가 수술 경과에 대해 설명할 경우 이유를 질문한다.
진료기록부를 제대로 작성했는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유령수술을 하는 병원은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않거나 간단히 메모만 하는 경우가 많다.
두 단체는 지난달 9일 ‘유령수술감시운동본부’를 발족하고 공식 홈페이지(http://www.ghostdoctor.org)와 콜센터(1899-2636)를 통해 유령수술 피해신고를 접수받았다. 같은달 17일에는 유령수술 근절을 위한 정부 및 국회 차원의 강력한 조치와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피해사례를 소개했다.
지난 15일까지 총 15개 성형외과에서 35건의 유령수술 피해신고를 접수받았고, 이 중 10여건은 혐의 입증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돼 법적조치를 준비 중이다.
수술실은 철저하게 외부와 차단돼 있고 전신마취제를 이용해 환자가 의식을 잃은 뒤 수술이 이뤄지며, 가담하는 의사나 직원들이 모두 공범이기 때문에 내부 제보나 CCTV(영상정보처리기기)가 없는 한 유령수술 여부를 알 수 없다.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발의한 CCTV 의무설치 관련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 통과까지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그 이전까지는 환자 스스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