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로봇수술이 복강경수술보다 합병증 발생빈도가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송교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팀은 로봇수술과 복강경수술을 각각 40례 시행한 뒤 예후를 비교 분석한 결과 로봇수술군의 췌장염 발생률은 10%로 복강경수술군의 22.5%보다 낮았다고 1일 밝혔다.
복강경수술과 로봇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통증 및 합병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자주 시행되고 있다. 다만 위암의 경우 로봇수술이 고가인 점을 감안할 때 복강경수술보다 더 우월한지를 두고 논란이 지속됐다.
송 교수팀은 로봇수술이 췌장을 자극하는 횟수가 복강경에 비해 적다는 점에서 췌장염 발생빈도가 더 낮을 것으로 판단하고 임상 경과를 관찰했다. 위암수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 중 가장 흔한 게 췌장염이다. 췌장은 위의 등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수술 중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아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송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빈치로봇의 안전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암 로봇수술의 장점에 대한 객관적인 통계를 산출한 첫 시도”라며 “로봇수술은 암 발생 부위를 완전히 제거해 재발 위험을 낮추고 집도의 입장에선 개복·복강경수술보다 피로도가 낮아 장시간을 요구하는 위암수술에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수술연구저널(Journal of Surgical Research)’ 4월호에 게재됐다.
로봇수술은 복강경수술에서 한단계 진일보한 개념으로 의사가 로봇팔을 원격으로 조종하는 게 특징이다. 로봇수술 장비는 작동 콘솔과 로봇카트 등 두 부분으로 나뉘며 이 중 로봇카트는 높이가 약 2m, 무게는 약 540㎏에 달한다. 본체에는 4개의 팔이 달려 있고 가운데 팔에는 환자의 몸 속을 들여다보는 카메라, 나머지 팔엔 수술용 기구가 장착됐다.
수술용 카메라는 배율이 10~15배 확대되며, 환부를 3차원 고해상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넓은 수술 시야를 확보하고, 집도의의 미세한 손떨림을 막는 데 유용하다.
송 교수는“현재 로봇수술은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아 비용적으로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며 “서울성모병원은 독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복강경기술을 적용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충분한 상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치료법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