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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연인들이 집에 처음 초대했을 때 대접하는 ‘니쿠자가’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3-30 09:21:38
  • 수정 2020-09-14 13: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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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리 … 집집마다 맛·모양 차이나는 가풍 담긴 ‘요리 스타일’
일본 가정식을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게 ‘니쿠자가’(肉じゃが)다. 우리말로 고기감자조림이다. 일본 가정에서 흔히 내는 반찬 중 하나로, 달큰하고 짭조름한 맛이 일품이다. 국물이 자박하게 졸여 밥을 비벼 먹어도 맛있다. 이 메뉴는 일본 가정식의 기본으로 집집마다 맛과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보통은 소고기를 쓰지만 돼지고기를 사용해도 색다른 맛으로 즐길 수 있다. 곤약을 잘라 간장에 졸여 쫄깃한 맛을 내는 집도 있다.

영화 ‘카모메 식당’에도 등장한다. 이 영화는 일본의 정갈한 가정식 요리를 눈과 마음으로 풍요롭게 맛볼 수 있게 만들어 끝난 뒤 군침이 돌게 만든다. 영화 속 ‘진짜 주인공’인 가정식 요리를 쏟아내며 관객을 유혹한다. 

일본 가정에서는 연인들이 데이트를 하다 처음 집에 초대했을 때 요리 솜씨를 뽐내기 위해 만드는 인기 메뉴다. 흔히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다 만들 줄 아는’ 국민 메뉴로 통한다. 요란한 재료 없이 냉장고에 있는 것만으로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어서다. 

고기감자조림에서 고기와 함께 포실포실한 감자를 으깨 국물을 밥에 비벼먹다보면 소소한 ‘행복감’에 푹 빠진다. 어려워 보이지만 간단히 만들 수 있어 도전해 볼 만하다.

재료 & 조리법(4인분 기준) 

얇게 손질한 소고기 또는 돼지고기 200g, 감자 3개, 당근 반개, 양파 반개, 완두콩 10알, 다시물(가쓰오부시나 다시마를 우린 물) 900㎖, 설탕 3큰술, 미림(맛술) 60㎖, 우스쿠치 간장 30㎖, 코이쿠치 간장 45㎖, 식용유 적당량.

1. 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한입 크기로 썰어 물에 헹군다. 감자칼보다 칼로 깎으면 표면이 매끌해지고 각도가 더 산다. 양파도 손질해 놓는다. 당근은 어슷하게 썬다. 일본에서 완두콩은 죽순·미역과 함께 봄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식재료로 계절감을 살려준다.

2.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고기를 볶는다. 일본 관서지방으로 갈수록 소고기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고기가 하얗게 변하면 감자, 당근, 양파를 넣고 중간불에 볶는다.

3. 재료에 기름이 코팅됐을 즈음 다시물을 붓고 끓인다. 끓으면서 고기에서 나온 거품을 꼼꼼히 걷어낸다. 이를 생략하면 국물이 탁해져 텁텁해지는 등 맛이 떨어진다.

4. 재료가 익으면 설탕과 미림을 넣고 냄비 뚜껑을 덮어 10분간 졸인다. 

5. 국간장과 비슷한 우스쿠치 간장과 진간장과 비슷한 코이쿠치 간장을 더하고 10분간 더 조린다. 일본식 조림 요리를 할 때 양념을 넣는 순서가 중요하다. 설탕, 소금, 식초, 간장, 미소의 순서로 스며들기 힘든 양념부터 넣는 게 원칙이다.

6. 국물이 어느 정도 졸아들면 냄비의 양옆을 잡고 흔들어 재료의 위아래를 뒤집어준다. 주걱을 써서 뒤집을 때보다 재료의 표면이 훨씬 반짝이고 매끄러워진다. 

7. 마지막으로 완두콩을 넣는다. 완두콩은 10알 남짓 사용되지만 색과 모양에 힘을 주는 중요한 재료다. 주름지지 않게 데치려면 물에 소금과 베이킹 소다를 아주 약간 넣으면 된다. 1~2분 정도 데친 뒤 뜨거운 물 위에 찬물을 그대로 흘려주면 된다. 접시에 먹음직스럽게 덜어내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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