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의 ‘엘란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갈더마의 ‘레스틸렌’, LG생명과학의 ‘이브아르’, 동국제약의 ‘벨라스트’
히알루론산(HA) 응용 제품인 필러 시장은 작년에 860억원을 기록했고 약 10%씩 고속 성장해 올해는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갈더마코리아의 ‘레스틸렌’은 시장점유율이 35% 정도로 약 300억원 정도를 판매하고 있고, 2위인 LG생명과학의 ‘이브아르’ 140억원, JW중외제약의 ‘엘란쎄’는 110억원, 한국엘러간의 ‘쥬비덤’시리즈 제품이 105억원, 휴온스의 ‘엘라비에’와 독일 멀츠의 ‘래디어스’ 100억원대의 매출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고 대웅제약 계열 디엔컴퍼니의 ‘퍼펙타’는 7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산제품의 품질향상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과거에 잘 나가던 한국엘러간과 멀츠가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갈더마코리아의 레스틸렌은 작년에 전세계 기준으로 2000만례를 돌파했는데 그 기념식을 한국에서 할 정도로 한국시장에 관심이 높다. 이 제품은 1996년 스웨덴에서 개발돼 세계 70여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이 제품은 입자 크기에 따라 레스틸렌 써브큐,레스틸렌 펄레인,레스틸렌(중간크기의 입자),레스틸렌 비탈,레스틸렌 비탈라이트 등으로 나뉜다. 입자가 가장 큰 써브큐는 피부 아래층이나 골막 상단에 주입해 무턱성형이나 함몰부위 교정에 사용한다. 펄레인은 코·입술·안면성형,깊은 주름에 주로 쓰인다. 레스틸렌(중간)은 진피 중간층에 주입해 일반적인 주름제거와 입술확대시술에 쓴다. 레스틸렌 필러는 사람 체내의 HA와 가장 유사한 형태로 가교제(씨줄에 날줄을 엮듯 교차결합시키는 화학물질, BDDE나 DVS 등)를 쓰지 않고 필러를 조직해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거의 없고, 교차결합률이 1%미만이며 입자가 균일한 게 장점이다. 이른바 NASHA(Non-Animal Stabilized Hyaluronic Acid) 특허기술로 제품을 차별화하고 있다.
LG생명과학의 이브아르는 매년 40%의 매출성로을 이뤄 제품판매개수로는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이 제품은 7가지의 다양한 제품 라인업, 브랜드파워, 마케팅 역량으로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다. 제품군은 ‘이브아르 하이드로’, 미간 및 눈가주름 완화에 효과적인 ‘이브아르 클래식’, 코·볼·입술의 볼륨을 높여 깊은 주름을 펴는데 유용한 ‘이브아르 볼륨’ 등이 있다. 고농도 고분자의 히알루론산을 교차결합시켜 다른 제품보다 탄성과 점성이 높아 시술효과가 오래가고 자연스럽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이 회사는 1997년부터 히알루론산 원료를 사용해 연골 주사제와 안과 수술용 보조제 등을 개발·판매해왔다. 히알루론산 관련 기술이 타 회사보다 경험이 높고, 현장 평가는 레스틸렌과 효과가 비슷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 제품은 세계 30여개국과 판매계약을 맺었고 중국에서 매년 300%씩 성장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엘란쎄의 장기지속형과 자가혈세포를 이용한 신제품들을 작년에 출시했다. ‘엘란쎄L’과 ‘엘란쎄E’는 장기지속형으로 엘란쎄L은 필러 최초 주입 후 3년, 엘란쎄E는 4년 동안 효과가 지속되는 제품이다. 복합필러 ’티슈필‘은 고품질 히알루론산을 주성분으로 하는 필러로 환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자가혈세포 등의 성장인자를 혼합해 사용하는 큐오필 시술용 제품이다. 개원가에 따르면 제품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3년 기준 60만원으로 고객선호도가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네덜란드 AQTIS메디컬사가 개발한 제품이다.
한국엘러간의 ‘쥬비덤’은 교차결합비율이 높은 순으로 쥬비덤 울트라플러스(Ultra Plus, 8%), 쥬비덤 울트라(Ultra, 6%), 쥬비덤 리파인(Refine 4%)등으로 나눠지는데 각각 효과가 1년이상,9개월,3개월 가량 지속된다.입술확대술 등 보다 유연함을 요구하는 부위에는 쥬비덤(점성이 높은 단일상)이 의사들에게 선호되고 있다. 키스할 때의 느낌을 고려해서다. 쥬비덤 볼루마는 교차결합비율이 4%인데도 길이가 짧은 HA를 교차결합시켜 길이가 긴 HA를 교차결합시킨 다른 쥬비덤 제품과 달리 점성 및 탄성이 우수하고 효과가 더 오래가며 볼륨을 채우는 데 용이하다.쥬비덤 리파인은 액상에 가장 가깝기 때문에 얕은 주름, 쥬비덤 볼루마는 깊은 주름에 주로 사용한다.
휴온스의 자회사인 휴메딕스의 ‘엘라비에’는 고밀도 망상구조(HDRM, High Density Reticulated Matrix)로 필러 탄성과 점성을 모두 높인다. 높은 점성은 응집력이 강해 뭉개짐이나 피부 조직 내 물질 이동을 줄여주고, 탄성은 외부 힘에 대한 저항성을 증가시켜 입체감 등의 효과가 우수하다는 평가다. 이 구조로 인해 9~12개월 가량 지속되는 효과로 작년에 장영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3일에는 신제품인 ‘엘라비에-밸런스’를 출시했다. 이 회사는 최근 중국 시장 내 필러 수출을 위해 중국 식품의약국에 판매 허가를 신청했으며 중국 내 21개 지점을 운영 중인 오라클피부과와 판매를 위한 MOU를 작년 10월 맺어 20만개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독일 멀츠(Merz)의 래디어스 필러는 히알루론산이 아닌 칼슘하이드록실아파타이트(CaHA) 성분으로 효과가 1년이상 지속됨을 강조한다. CaHA는 뼈의 주성분이지만 피부 층에 주입되면 주변부에 콜라겐 생성을 유도하고 차츰 소멸된다. 시술후 모양 변형이 적은 편이어서 주로 중년의 굵은 주름에 많이 이용되지만 상당수 의사들은 시술이 잘못된 경우 CaHA를 제거,수정하기 어려워서 채택을 꺼려 매출이 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약의 ‘벨라스트’는 작년 4월에 출시해 중국 등 해외 30여개 국에서 계약을 체결해 제품 등록을 완료한 국가에 현재 수출 중이다. 이 회사는 최소량의 가교제를 사용해 화학물질에 의한 독성이 부작용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가교제를 많이 사용할 경우 필러 시술후 환자 피부에 염증이나 부기나 더 오래가게 된다. 동국제약은 파마리서치프로덕트와 ’리쥬란 힐러‘에 대한 공동 판매를 한다. 리쥬란 힐러는 연어에서 분리 정제해 만든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Polynucleotide)가 2% 함유돼 세포간 구성 물질인 세포 외기질(ECM, Extra cellular matrix) 생성을 촉진시킨다. 이 제품은 중국 등 30 여개국과 판매계약을 맺어 수출도 기대된다.
한독의 ‘스컬트라’는 필러는 아니지만 PLLA(Poly-L-lactic acid)성분으로, 식물에서 추출하는 알파 수산화산 계열의 콜라겐 형성 유도제다. 한달 간격으로 3회 정도 시술한 뒤 6개월이 지나면 피부 볼륨이 서서히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필러가 아니라서 즉각적인 효과는 없다. 사람마다 치료반응의 편차가 커서 볼륨업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팔자주름에 많이 쓰이고 몸에 지방이 거의 없어 지방이식하기에 곤란한 사람에 좋다. 이 때문에 미국의 경우 에이즈환자의 꺼진 볼 교정용으로 허가받았다.
HA가 주로 겔 형태로만 존재하는 것을 형태를 단일상(mono phasic), 겔과 입자 형태로 혼재하는 것을 이중상(bi phasic)이라 한다. 단일상 제품은 HA의 교차결합비율로, 이중상 제품은 입자의 크기로 물성을 조절한다. 단일상은 점성이 높은 대신 탄성이 낮고, 이중상은 탄성이 높은 대신 점성이 떨어진다. 탄성이 높으면 콧대 성형 등에, 점성이 높으면 입술 성형 등에 주로 쓰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교차결합비율이 높을수록, 입자크기가 클수록 분해효소의 공격을 덜 받아 필러가 오래 피부조직 속에 남게 되고 필러성형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
입자가 균일하면 피부 깊은 층은 입자가 큰 것을, 피부 중간층은 입자크기가 중간인 것을, 피부 바깥층은 입자 크기가 작은 것을 넣으면 피부생리에 맞아 효과적이다. 입자가 불균일하면 입자간 사이공간(공극)을 상대적으로 작은 입자가 메워주는 부수적인 장점이 있으나 시술결과의 예측 가능성을 놓고 볼 때 전자가 유리하다는 게 대체적인 의사들의 시각이다.
국내 허가된 성형용 필러 제품은 조직수복용 생체재료(혈관, 심장, 격막, 근막, 피부 등 인체 조직 및 기관의 대체·수복·재건에 사용되는 생체 유래 재료) 31개사 85개 품목, 조직수복용 재료(혈관, 심장, 격막, 근막, 피부 등 인체 조직의 대체·수복·재건에 사용되는 재료로 생체 유래 재료로 만든 것은 제외) 10개사 20개 품목 등 총 105개 품목이다.
히알루론산 시장은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시행하는 임상시험 승인건수는 2013년 12건에서 작년 1건으로 줄어 당분간 신제품이 출시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국내 제조업체들이 성형용 필러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연구개발 소요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