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2가 된 김영석 군(18)은 눈앞에 다가온 고3보다 돌출입 때문에 더 고민이다. 어려서부터 조금씩 입이 튀어나오기 시작해 조금만 웃어도 잇몸이 훤히 보일 정도다. 친구들은 영화 ‘혹성탈출’에 나오는 ‘시저’ 같다며 놀리기 일쑤였다.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 습관도 놀림거리가 됐다. 요즘은 공부보다 돌출입 치료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정보를 찾는 게 가장 큰 일과가 됐다.
서구화된 식습관에 익숙해진 청소년들 사이에서 돌출입 환자가 늘고 있다. 연하고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식사를 하면 잇몸뼈가 제대로 발육되지 않아 치아가 앞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김 군처럼 사춘기인 청소년 때 돌출입으로 고민하게 되면 콤플렉스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조금만 웃어도 잇몸이 훤히 드러나는 거미스마일(gummy smile)이나 무턱이 동반될 경우 외모로 인한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진다.
청소년기에는 성인이 됐을 때보다 치료가 용이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좋다. 하지만 양악수술이나 돌출입수술 등 수술적 방법은 옳지 않다. 얼굴뼈가 계속 성장 중인 청소년기에는 수술을 통해 턱의 구조를 바꾸더라도 이후 뼈가 계속 성장하면서 돌출입이나 주걱턱 등이 다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뼈를 잘라내 재배치하는 양악수술은 전신마취, 출혈, 신경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청소년기의 돌출입 치료법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최근에는 교정기술의 발달로 단순 치아돌출뿐만 아니라 윗턱뼈부터 튀어나온 골격성돌출입까지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의료진이 개발해 세계 학회에서 인정받고 있는 ‘킬본(KILBON)’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치료법은 전신마취와 수술에 대한 부담 없이 치아교정만으로 돌출입, 거미스마일, 무턱을 동시에 해결한다. 단일장치로 이같은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세계 최초다.
앞니 6개와 양쪽 어금니 3개씩을 각각 한 그룹으로 연결해 장치를 장착한다. 설측교정으로 심미적으로 우수하고 치아 이동에 필요한 힘의 중심을 치근에 둘 수 있다. 덕분에 치아는 물론 치근과 윗턱뼈까지 동시에 교정할 수 있어 빠른 시간 안에 돌출입을 해소할 수 있다. 돌출입을 먼저 해결한 뒤 치아배열을 하기 때문에 외모 변화가 빨라 만족도가 높다.
치아와 치근을 별도로 이동시키는 일반교정과 달리 불필요한 치아 이동이 없어 치근이 짧아지거나 치아가 빠지는 등 부작용 위험이 적다.
또 3D CAD·CAM(3차원 컴퓨터지원제조·설계)시스템을 통해 100% 환자 맞춤형치료가 가능하다. 환자의 치아 상태에 따라 전체적인 치료계획을 세우고 장치의 부착위치, 치아 이동방향을 예측할 수 있어 효과가 높다.
송정우 센트럴치과 원장은 “소아 때부터 돌출입 증상이 있을 땐 영구치가 완성되는 12세 전후에 교정치료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환자마다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시기를 결정하려면 치과 정기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한 안면비대칭이나 주걱턱은 수술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전문의에게 정확히 진단받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