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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 유방암 막은 ‘분자진단법’ … 유전자분석 질병예측·맞춤치료 시대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2-28 05:37:33
  • 수정 2022-08-05 14: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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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외진단시장, 2020년 670억달러 … 유전체분석, 15년전보다 비용 200만분의 1 수준으로 줄어

DNA는 이중나선 형태를 띠며, 각각의 사슬이 풀어졌다가 다시 붙는 과정에서 연쇄적으로 상보적 DNA가 합성돼 복제와 유전이 일어난다.

할리우드 여배우인 안젤리나 졸리는 2013년 양쪽 유방을 제거하고 재건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미국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 ‘나의 의학적 선택’(My Medical Choice)을 통해 “의사는 내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50%라고 추정했다”며 “유방절제술을 받은 지금은 확률이 5%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녀가 유방재건술이란 선택을 한 이유는 2007년 어머니인 배우 마르셀린 버틀란드가 10년간의 난소암 투병 끝에 사망한 뒤 분자진단을 통해 자신의 유전자 속에 여성암을 유발하는 BRCA 1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BRCA 1 유전자는 변이가 이뤄질 경우 70세까지 유방암 발생률을 최대 80%까지 증가시킨다. 졸리의 수술은 과거 치료중심 의학에서 유전자 정보를 이용한 예방중심 의학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준 단적인 예가 됐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지난 27일 서울시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박창원 마크로젠 수석연구원을 초청해 ‘유전체학과 바이오헬스케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박 연구원은 유전체학을 전반적으로 알아보고, 분자진단법과 이를 이용한 바이오헬스케어에 대해 설명했다.

 

졸리가 BRCA 1을 발견하게 된 것은 유전자를 분석하는 분자진단법이 큰 역할을 했다. 분자진단법을 포함한 체외진단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2010년 약 400억달러였던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6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유전자증폭기술(PCR, Polymerase Chain Reaction, 유전자중합효소연쇄반응)을 이용한 분자진단 시장은 체외진단시장 내에서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며 “2010년 11%에서 2020년 30% 이상으로 확대돼 시장 규모가 약 210억달러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유전은 흔히 부모가 갖고 있는 특성이 자식에게 전해지는 현상이다. 유전자는 유전현상을 일으키는 최소한의 유전정보 단위로 세포 내 염색체에 들어 있다. 유전자를 구성하는 주 물질은 디옥시리보핵산(deoxyribonucleic acid, DNA)이다. DNA는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데 불가결한 효소 등 각종 단백질의 생산을 지령·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이중나선 형태를 띄며 연쇄적으로 합성된다. 이를 바탕으로 유전자가 복제되고 유전정보가 후세에 전달돼 부모를 닮은 자식이 생겨난다.

 

생물의 유전정보는 DNA 서열에 담겨 있다. DNA가 어떻게 배치되느냐에 따라 유전자의 정보가 달라진다. DNA가 단순히 나열되면 유전정보로 의미가 없고 일정 수를 이뤄 의미있는 유전정보로 작용할 때 복제가 이뤄지고 유전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DNA의 구성요소 중 염기 부분은 A(아데닌, Adenine), T(Thymine, 티민), G(Guanine, 구아닌), C(Cytosine, 시토신) 등 네 종류로 분류된다. 염기가 한 줄로 늘어서 있어 서열(Sequence, 시퀀스)이라고 표현한다. DNA 배열에 따라 유전형질이 달라지고, DNA 서열이 아주 많이 바뀌면 종(種)도 바뀌게 된다.인간의 유전정보는 약 30억개 염기서열에 담겨져 있다. 이는 네 종류의 알파벳 염기가 약 30억개 늘어 선 것을 뜻한다. 이 서열을 해독하는 것을 시퀀싱(Sequencing)이라 부른다.


1세대 시퀀싱 기술은 DNA 합성 과정을 이용해 염기서열을 밝히는 생거(Sanger)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 로슈의 ‘GS FLX’와 일루미나의 ‘HiSeq2000’ 등 진단기기가 출시되면서 2세대 NGS(차세대 시퀀싱, Next Generation Sequencing) 방식이 등장했고 대용량 염기서열 분석이 가능해졌다. 이후 업그레이드된 일루미나의 ‘HiSeq X Ten’ 등이 나오면서 인건비를 포함해 약 150만원 이하의 비용으로 3일 동안 약 20명의 유전체 분석이 가능해졌다. 2000년대 초반 한 사람 유전체 분석에 약 3조원이 투여된 것에 비하면 비용이 약 200만분의 1로 절감됐다. 조만간 ‘HiSeq 3000’과 ‘HiSeq 400‘ 등 신제품이 선보이면 더욱 저비용 고효율 분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NGS는 Sanger에 비해 많은 양의 유전체를 분석할 수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NGS 방식 기기가 발전하면서 시장 규모도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약 44억달러였던 시퀀싱 시장은 2018년 약 116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특히 인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아시아의 경우 그 성장세가 뚜렷하다.

 

최근 산부인과 분야에서는 분자진단법을 이용한 새로운 흐름이 불고 있다. 기존에는 태아의 질병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선 산모로부터 양수를 직접 뽑아 분석했다. 하지만 2011년 NGS 기반 비침습 산전 유전자 검사(NIPT)가 도입되면서 산모의 혈액만으로도 분석이 가능해졌다. 중국, 미국 등에서 이를 이용한 검사가 연간 약 100만건 이상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의 고위험 임신이 늘고 있어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질병 위험 예측 시장도 열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형성되기 시작해 2020년엔 약 8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주요 대상은 태아, 신생아, 가족력이 있는 35~75세 성인 등이며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2억명 이상이 검사를 받을 것으로 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국내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와 관련해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이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기술적·제도적·윤리적 문제가 산더미여서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예를 들어 표적항암제의 치료 반응성 여부와 효과 모니터링에 사용되는 동반진단키트(Companion Diagnostics, CDx)의 경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에선 허가조차 받기가 힘들다. 외국 유전자와 국내 유전자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외국산 제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마찬가지로 국내의 대규모 유전자연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내서 시판허가를 얻기 힘들다는 논리다. 
 

지난달 30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일명 ‘오바마 의료계획’을 통해 개인형 맞춤의학에 약 2억1000만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맞춤의학은 게놈(한 생물이 가진 모든 유전 정보, 유전체)을 해독해 질병이 생길 경우 맞춤형 치료 및 치료제를 제공하는 것이다. 제도 시행을 위해 100만개 이상의 유전자 샘플을 연구용으로 수집할 예정이다.
 

영국은 국민건강보험(NHS)을 이용해 환자 10만명의 게놈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중국은 100만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은 마크로젠과 서울대 유전체의학연구소가 공동으로 한국인을 비롯한 동아시아인 1만명 이상의 게놈 데이터 축적을 위한 연구를 실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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