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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오징어가 사라진다 … 수확량 줄었지만 중국산 수입 늘며 오히려 가격↓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2-10 13:26:17
  • 수정 2020-09-14 13: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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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中 어업협정 탓에 중국어선 싹쓸이 … 타우린·산화트리메틸아민·아연 풍부
동해안 오징어가 韓中 어업협정 탓에 잡히지 않고 있지만 정부는 이 상황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다.한국인만큼 오징어를 즐기는 국민들도 드물다. 해양수산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1년 이후 국내에서 소비되는 수산물 중 1위가 명태, 2위가 오징어였다. 명태는 대부분 게맛살이나 어묵의 재료로 가공되기 때문에, 실질적 소비는 오징어가 더 많다. 

하지만 최근 국내산 동해안 오징어의 개체수가 크게 줄고 있다. 이는 2010년 북한과 중국이 맺은 ‘제2차 북·중 어업협정’의 영향이 크다. 2004년부터 중국어선이 동해안에서 오징어를 잡았지만, 어업협정 이후 본격적으로 그 수가 늘어 2010년엔 642척, 지난해는 1887척까지 늘었다. 북한은 중국어선 선단(5~7척)당 약 5000만원의 입어료를 받고 동해안 조업을 허용하고 있다. 이들은 무자비하게 오징어를 잡아가 국내 어선들의 몫까지 차지했다. 국내 어선은 낚시 바늘로 오징어를 한 마리씩 낚아 올리는 채낚이어업을 하지만 중국 어선은 그물망을 이용해 쌍끌이 어선처럼 오징어를 퍼 올리고 있다. 이에 어민단체 측은 북한에 중국보다 더 많은 입어료를 지급하더라도 어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 측은 북한과 중국과의 어업협정에 관여하기 힘들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2009년 500만4657t 잡혔던 오징어는 2010년 289만8761t으로 급감했고, 2014년엔 203만3129t으로 5년 만에 반 토막 났다. 특히 울릉도 지역에서는 그 상황이 심각하다. 2005년 대비 지난해 오징어 수확량은 약 84% 줄었다. 주민들은 수입이 줄어들자 한국인 선원들을 구하지 못해 외국인 선원을 고용하고 있다. 아예 1인 선장으로 활동하는 이도 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11일까지 한 달 동안 오징어의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6배 이상(504%) 증가했고, 전달과 비교해 125% 판매가 신장했다고 밝혔다. 7~11월 사이가 제철인 것을 감안할 때 수요 급증은 이례적 현상이다. 이는 각종 건강프로그램에서 오징어 효능을 소개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동해안 오징어의 수는 줄었지만 오히려 중국산 오징어가 대량으로 들어와 가격은 20% 하락한 1㎏당 6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오징어는 주광성으로 밝은 빛이 있는 곳으로 모여든다. 오징어잡이배들은 이를 이용해 밤에 밝은 등으로 오징어를 유인해 잡는다. 난류성으로 추운 겨울에는 제주도 남쪽의 바닷가에 머무르면서 알을 낳는다. 알은 1~3월에 부화하며 이때 새끼 오징어는 따뜻한 동한 해류를 타고 동해안으로 올라간다.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지점을 조경수역으로 부르는데, 이 곳은 오징어의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이 아주 풍부하다. 

기상청은 어획량, 해수면 온도, 기상 상태 등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언제 어디에 어장이 형성될 것인가를 예측하는 ‘오징어 어장 예보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오징어는 세계적으로 약 500여종이 살고 있다. 한반도 주변에는 약 8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적어(烏賊魚)로도 불리며 몸길이는 10~16㎝까지 다양하다. 한국, 일본, 중국, 이탈리아 등에서만 식용으로 사용한다. 

오징어는 음기(陰氣)를 보강하고 혈액을 보충해 혈허(血虛)로 인한 무월경, 질염, 외음부염증 등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먹물은 기능성 자궁출혈을 막는데 효과가 있다는 임상보고도 나왔다. 오징어에는 항산화성분인 산화트리메틸아민의 함량이 높다. 오징어의 뼈인 오적골(해표소)은 위 통증, 설사, 구토, 역류성식도염, 위산과다증 등 억제에 효과적이며 남성의 성기능을 강화한다. 소염효과도 지녀 상처가 나거나 종기가 생겼을 때 사용하기도 한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지만 체내 흡수를 억제하는 타우린 덕분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타우린은 마른 오징어 표면에 보이는 하얀 가루로 피로회복에 좋으며 혈압을 내려주는 효과도 가졌다. 마른 오징어에 풍부한 DHA, EPA 등 불포화지방산도 성인병의 원인 유발자인 혈관질환을 예방한다. 생식기관 발달과 호르몬 생산에 필요한 아연도 풍부하다. 아연은 불임 치료에 처방되기도 하며, 정자의 숫자와 활동성을 향상시키고 성 능력을 높이는 데 좋다. 최근 비타민B6와 함께 복용하면 발기부전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국내 성인 남녀의 아연 일평균 필요량은 각각 8.1㎎과 7.0㎎이며, 마른 오징어 100g에는 약 5.4㎎의 아연이 들어있다. 

몸이 차거나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이 오징어를 많이 먹으면 소화력이 떨어지고 팔다리의 힘이 약해질 수 있다. 사상의학에서는 오징어를 태양인과 소양인의 음식으로 분류해 소음인이나 태음인은 과다 복용은 건강에 좋지 않다. 마른 오징어에는 나트륨 함량이 높다. 나트륨은 무기질을 전달하는 필수 요소지만 너무 많을 경우 고혈압, 당뇨병, 뇌·심장질환, 위암, 골다공증 등에 걸릴 가능성을 높인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부신 기능 저하로 인한 기립성 저혈압에는 나트륨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보인다. 

길거리 음식으로 오징어를 이용한 ‘오짱’이 떠오르고 있다. 오짱은 오징어 꼬치에 파우더를 입혀 튀긴 음식으로 유명 관광지, 번화가, 백화점 등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마치 꽃다발과 같은 모양에 바삭바삭한 맛을 지녔다. 양념을 미리 입히고 꼬치에 꽂아져 있어 곧바로 뜯어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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