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높은 선천성 심장기형에 대한 국내 의료진의 우수한 술기가 입증됐다. 김웅한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팀은 1992~2014년 이소성증후군이 동반된 단심실로 수술받은 환자 110명을 장기 추적한 결과 15년 생존율이 73%를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미국(53%), 일본(68%), 프랑스(69%) 등 의료선진국의 생존율보다 높은 수치다.
정상 심장은 각각 2개의 심방과 심실로 구성되고, 심실은 우심실과 좌심실로 나뉜다. 심실은 펌프 작용으로 혈액을 폐(우심실)나 전신(좌심실)에 뿜어낸다.
단심실은 우심실과 좌심실이 정상적으로 분리되지 않거나 심실 일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로, 가장 심한 선천성 심장기형 중 하나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청색증이나 심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
치료법으로 폰탄수술이 많이 알려졌지만 동반되는 여러 선천성 기형으로 치료가 쉽지 않다. 특히 제 위치에 있어야 할 흉·복부 장기가 비정상으로 배열되는 이소성증후군이 동반되면 수술 예후가 상당히 나쁜 편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 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은 환자의 15년 생존율은 73%로 미국 등 다른 의료선진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사망 위험인자도 분석한 결과 기존 유명 센터의 보고에서 사망 위험인자로 알려진 방실판막(심방과 심실 사이에 있는 판막)역류증의 경우 조기에 적극 치료하면 장기 예후가 좋았다.
방실판막역류증은 심실이 혈액을 뿜어 낼 때 방실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심방으로 피가 역류하는 질환이다. 제 때 치료받지 않으면 호흡곤란, 심부전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전체 환자 중 방실판막역류증으로 수술받은 환자 36명의 10년 생존율은 80%로 나타났다. 기존 외국 문헌에 소개된 10년 생존율인 64%보다 우수한 성적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판막성형술이나 판막치환술로 조기에 적극 치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판막성형술은 판막이 잘 닫히게 하고, 판막치환술은 고장난 판막을 떼어낸 뒤 조직판막이나 금속판막을 이식하는 수술이다.
김웅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서울대어린이병원의 다년간 축적된 임상경험, 소아청소년과·소아흉부외과의 활발한 협진, 적극적인 치료 방침 적용 등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고위험군에 속하는 복합선천성심장기형 환자에게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교수팀은 지난달 24~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제51회 미국 흉부심장혈관학회 학술대회(51st Annual Meeting of The Society of Thoracic Surgeons)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구연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