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부는 날에는 누구나 한 번쯤 손·발 끝이 아리는 듯한 통증을 경험하게 된다. 기온이 내려가면 통증감지세포가 예민해져 날씨가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낮은 기온으로 신경과 혈관이 수축돼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기 때문이다. 찬바람을 피하기 위해 어깨를 웅크리면 근육과 인대가 경직돼 오십견 발병률이 높아진다. 과거 울산은 인구 대비 오십견 환자 비율이 최저 수준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울산시에서 오십견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2009년 8466명에서 2012년 1만1871명으로 4년새 40.22%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증가율인 9.68%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7대 광역시 중에서도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유착성피막염으로도 불리는 오십견은 어깨뼈와 팔뼈 주변의 근육과 근막 등 조직이 유착되면서 통증과 관절운동 제한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옷 갈아입기, 머리 빗기, 숟가락 들기 등 일상생활이 불가능해 삶의 질이 떨어진다.
발병 원인과 치료법을 규명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어깨의 반복 사용, 노화로 인한 염증, 외부충격 등이 원인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어깨를 자주 사용하는 직업군의 경우 오십견이 올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울산시는 2009년 이후 매년 제조업 종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2012년 기준 7대 특별·광역시 중 제조업 종사자 비율이 34%로 가장 많아 산업환경이 오십견 환자 증가와 밀접한 인과관계가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제조업 종사자는 팔, 어깨, 허리 등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어깨조직의 회복과 손상이 반복되고, 결국 오십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또 신체의 한 쪽만 사용하는 작업은 경추와 골반을 틀어지게 하고, 어깨의 긴장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목과 어깨를 연결하는 승모근이 단단하게 굳고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면 오십견 증상이 악화된다.
이밖에 당뇨병 환자는 오십견 발병 위험이 5배, 갑상선질환 환자는 7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다. 이 때문에 오십견을 앓은 경우 다른 전신질환이나 전조 증상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상돈 울산자생한방병원장은 “오십견을 예방하려면 업무를 시작하기 전이나 마무리한 뒤 꼭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며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스트레칭으로 굳어진 어깨를 풀어줘야 업무 중 관절이 받는 부담을 줄이고 오십견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 온욕이나 온찜질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미 오십견이 왔다면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한방에서는 한약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로 어깨근육의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약침·봉침·동작침 등으로 굳어진 어깨와 유착된 조직을 풀어 증상을 완화시킨다. 초기 급성기에 팔을 위로 올리거나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있다고 해서 어깨와 팔의 움직임을 줄이면 관절과 근육이 유착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어깨의 가동 범위를 넓히려면 매일 조금씩 부드럽게 운동해주는 게 좋다. 운동 중 통증이 심하게 느껴질 땐 운동을 줄이거나 중단하기보다는 강도만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 운동의 강도와 방법은 전문의와 상의해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