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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계의 스테디셀러 ‘족발’ … 부드러운 맛 느끼려면 뒷다리 먹어야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2-01 14:07:19
  • 수정 2020-09-14 13: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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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요리 ‘홍샤오주티(홍소저제)’서 유래 … 남한엔 50년전 장충동서 시작, IMF 이후 폭발적 성장
족발에는 비타민B가 많이 들어 있어 피로회복에 좋으며 교원단백질과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고영양식품이라 탄력 있는 피부를 만들어준다.족발의 원조는 중국이다. 돼지는 예부터 다산과, 풍요, 복의 대명사로 통할 만큼 버릴 것 없이 사용됐다. 중국에서는 생일상에 건강과 장수를 비는 국수와 돼지 발이 오른다. 돼지 족발은 큰 덩치를 지탱하는 작은 발의 막강한 힘을 얻고자 하는 마음에서 상에 올려졌다. 중국은 족발을 ‘주티’라 부르며 다양한 족 요리를 발달시켰다. 현재 국내 족발요리의 원형으로 꼽히는 것은 ‘홍샤오주티(홍소저제)’로 족에 술, 파, 생강, 간장, 계피 등을 넣고 세 시간 정도 끓이는 요리다. 족을 토막 내 삶는 것 빼고 한국 족발 요리와 조리법이 거의 일치한다. 

한국에서는 중국의 영향으로 북쪽 지방에서 주로 먹었다. 특히 함경도 사람들이 즐겼다. 당시 돼지 족을 이용한 요리는 주로 탕으로 끓여먹던 보양식 개념이 강했다. 족발이 전국으로 기세를 넓힌 것은 한국전쟁 이후다.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남한에서도 먹기 시작하면서 그 맛이 알려졌다. 1924년 외국요리가 전해지기 시작하던 때 출판된 조리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지금의 족발과 유사한 요리가 소개됐다. 

족발은 항상 원조 논란에 시달려왔다. 대부분 가게마다 원조 마크를 달고 있어 손님들은 원조가 어디인지 항상 궁금해한다. 족발의 원조는 50여년전 장충동에서 첫 가게를 연 평안도 출신의 전숙렬 할머니로 알려졌다. 테이블 4개짜리 작은 가게에서 시작했지만 부드럽고 단백한 족발로 인기를 얻었다.

1960~70년대 장충동은 지금보다 유동인구가 많았다. 프로레슬링이 열리는 날이나 선거철이 되면 장충체육관 주변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지금도 야구장이나 축구장을 방문할 때 먹거리를 들고 가듯 당시 사람들은 체육관을 갈 때 손에는 족발이 들려졌다. 이런 이유로 장충동은 족발의 ‘메카’가 됐다. 현재 ‘장충동’이 상호명에 포함된 족발집은 전국에 약 40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족발은 다른 음식에 비해 가격도 저렴했고 맛도 좋아 술안주로 이보다 좋은게 없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IMF사태)를 기점으로 자영업에 도전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족발집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동네마다 자리 잡은 배달 족발집의 영향으로 족발은 국민 야식 메뉴로 부상했다. 

아이를 낳고 모유가 부족해 고통을 겪는 초보 엄마에게 족발은 추천된다. 장준복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족발과 통유탕(족발에 감초, 천궁, 통초가 함유된 한약)을 먹은 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유선조직의 혈관 형성이 촉진됐고 유즙 분비 관련 유전자도 발현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장 교수는 “기혈이 부족하고 몸이 허약해 유즙 생성에 장애가 있는 산모는 족발에 한약재를 가미해 달여 먹으면 효과를 본다”고 말했다. 

족발에는 비타민B가 많이 들어 있어 피로회복에 좋다. 교원단백질과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고영양식품이라 탄력 있는 피부를 만들어준다. 불포화지방산은 혈관내 콜레스테롤 축적으로 막아주고 혈류를 왕성하게 한다.

술안주로 적격이지만 콜린 성분 덕분에 간 기능을 회복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양질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글루타치온, 시스테인, 메치오닌 등도 간 해독에 효과적이다. 

탄광 노무자나 납, 농약 등을 다루는 사람들에게는 돼지고기가 제독효과를 준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심각한 공해 속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족발은 권장된다.

돼지는 앞다리에 근육이 많다. 무게 중심을 앞으로 두고 있어 힘이 앞쪽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고기의 씹히는 맛을 즐기려면 앞다리를 먹는게 좋다. 부드러운 맛을 느끼려면 뒷다리를 먹는게 추천된다. 족발을 주문하면 새우젓이 반드시 따라온다. 소스로서 맛도 좋지만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효소가 돼지고기의 단백질을 분해하는 기능을 발휘해 천연 소화제 역할을 한다. 

최근 족발도 새로운 맛으로 소비자를 찾고 있다. 불족발, 냉채족발, 오향족발 등이 새롭게 개발됐다. 불족발은 이름 그대로 강력한 매운 맛을 자랑한다. 족발 조리 중 고춧가루가 들어가면 음식점마다 고유의 재료를 더하기도 한다. 
냉채족발은 여러 채소와 겨자소스가 더해져 상큼한 맛이 난다. 부산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깔끔하고 신선한 맛으로 다른 종류의 족발보다 여성들이 선호한다.
오향족발은 다섯 가지 향이 난다. 산초, 팔각, 회향, 정향, 계피 등을 넣어 만든다. 이 재료들은 중국의 대표적인 혼합 향신료다. 고기의 누린내와 잡냄새를 없애준다. 중국 대표 요리인 ‘오향장육(오향이 돼지고기 속에 베어든 수육)’에도 들어간다. 

족발은 다른 야식과 마찬가지로 다이어트를 하려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이다. 족발 1인분의 칼로리는 768kcal로 치킨 269kcal, 피자 450kcal 등과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하룻밤 족발을 먹으면 런닝머신 위에서 시속 7km로 2시간 뛰어야 하고, 수영은 1시간 20분 정도 해야 섭취한 칼로리를 모두 소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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